[한경에세이] 일상을 지키는 투자, 하고 계십니까?
A씨의 출근길 문자. “OO방 입장 바람, 테마주 레버리지 투자로 30% 수익 보장” 대학생 B씨의 점심 대화. “우리 과 누구, OO코인으로 대박 났다던데?”

투자나 자산 가격 상승에 동참하지 못한 불안감을 뜻하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투자는 이제 우리 일상의 일부가 됐다. 40대 이상 직장인이라면 2000년대 초반 ‘적립식 펀드’ 열풍을 기억할 것이다. ‘10년 3억 만들기’ 등을 목표로 월급의 일부를 매월 꾸준히 투자하는 방식이다. 그랬던 펀드투자 열기가 근래에는 조금 시들해진 것이 사실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수익률이 즉각적이지 않아서, 만족할 만한 고수익을 얻지 못해서 등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과거에 비해 개별주식 투자가 쉬워지고, 투자 수단과 정보가 다양해진 것도 원인이다. 그렇다면 펀드는 이제 올드하고 의미 없는 투자수단이 된 것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절대 그렇지 않다.

펀드 투자는 즉각적인 수익률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물론 가능은 하지만). 통상 벤치마크(KOSPI 등)를 꾸준히 이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어떤 펀드에 10년을 투자했더니 700%의 수익을 얻었다는 기사처럼 장기간 꾸준히 투자했을 때 효과가 극대화된다. 물론 시장수익률을 몇 년 넘게 지속적으로 밑도는 펀드라면 과감한 정리도 필요하다. 투자정보가 넘쳐나면서 사람들은 “내가 펀드매니저보다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오산일 가능성이 크다. 투자를 오래 해 본 사람일수록, 장기간 꾸준히 변동성을 줄여가며 투자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안다.

상품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펀드산업은 진화해 왔다. 존 보글의 투자철학에서 시작된 인덱스 펀드의 출현과 최근 각광받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와 액티브 ETF, 구조화펀드에 이르기까지 시대 변화와 투자자 수요를 반영하며 발전해 왔다. 최근에는 글로벌 분산투자를 위한 해외펀드, 고금리 상황을 이겨내기 위한 채권형펀드, 원화·외화 머니마켓펀드(MMF) 등도 인기를 얻고 있다.

주식시장 전체에서도 펀드는 여러 역할을 한다. 기업의 성장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산업 성장과 주식시장 발전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연계선상에서, 정부는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

어떤 투자가 더 낫다는 우열 논쟁을 하자는 것은 아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자신의 본업, 재무 상황, 투자 체질에 맞지 않는 투자를 지속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투자 때문에 업무나 일상이 흔들린다면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가 더 적합할 수 있다. 당신의 돈과 일상은 너무나 소중하다. 양자를 다 지킬 수 있는 투자, 펀드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