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뤄진 당무감사를 27일 마무리지었다. 각 지역 당원협의회의 활동을 평가하는 이번 감사에서 현역 의원 1위는 배현진 의원(서울 송파을), 원외 당협위원장 1위는 나경원 전 원내대표(서울 동작을)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위 평가자는 내년 총선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번 당무감사가 ‘공천 물갈이’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지난달 중순부터 이어진 당무감사를 끝냈다. 신의진 당무감사위원장은 이날 회의 전 기자들과 만나 “총선에서 이기는 공천이 되려면 어떻게 돼야 할 것인가 염두에 두고 당무감사를 했다”고 밝혔다.

이번 당무감사는 전국 253개 당원협의회 중 사고 당협을 제외한 204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뤄진 마지막 당무감사인 만큼 당 안팎의 관심이 집중됐다. 당무감사 결과가 내년 총선 공천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각 지역 당협위원장은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공천 1순위로 꼽히는 자리다.

가장 큰 관심은 누가 하위 평가를 받았는지에 쏠려있다. 당내에선 현역의원 하위 20~30%가 공천 배제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혁신위원회는 ‘현역 의원 하위 20% 공천 배제 원칙’을 지도부에 권고했으며, 당 총선기획단 역시 ‘하위 20%+α’를 컷오프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이르면 다음달 발족할 공천관리위원회는 당무감사 결과 등을 종합해 공천 탈락자를 정할 예정이다.

하위 평가자 명단은 이날 발표에서 공개되지 않았다. 민감성이 높은 만큼 해당 내용은 밀봉된 채 공관위로 전달된다. 하지만 당내에선 영남권 초·재선 의원이 상당수 포함됐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번 당무감사 결과가 ‘영남권 물갈이’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 재선 의원은 “컷오프 비율을 숫자로 정해서 기계적으로 자르는 것보다 어떤 인물을 영입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영남권 한 의원은 “혁신위 권고뿐 아니라 지난여름부터 ‘영남권 물갈이’ 주장이 당내에서 계속 언급돼 다들 불안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신 당무감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당협위원장들은 그만큼 공천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현역 의원 1위를 차지한 배 의원은 2020년 당무감사에서도 초선 의원 중 평가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