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제품 가격인상 돌연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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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물가압박에 부담 느낀 듯
케첩, 카레 등의 가공식품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던 오뚜기가 결국 가격 결정을 철회했다. 정부가 물가를 ‘밀착관리’하고 있는 시기에 제품 가격을 올리는 것에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오뚜기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대표 제품 24종의 가격 인상 결정을 전격 취소한다고 27일 밝혔다. 오뚜기는 편의점 채널에 다음달 1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릴 예정이라고 공문까지 보냈다가 이를 거둬들인 것이다.
그동안 오뚜기는 원재료와 물류비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유통업체들과 가격 조정을 협의해왔다. 가정간편식(HMR)인 ‘3분 카레’와 ‘3분 쇠고기카레·짜장’(200g) 등은 2000원에서 2200원으로 10.0%, 대표 소스 제품인 ‘토마토 케챂’(300g)은 2650원에서 3000원으로 13.2% 올려 받기로 하는 등 가격을 4.8~17.9%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오뚜기는 가격 인상 결정을 번복했다. 오뚜기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 속에 민생 안정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물가 관리를 위해 빵, 우유, 과자 등 28개 품목의 가격을 매일 점검할 정도로 인상 자제를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어 해당 기조에 따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부 압박에 가격 인상 방침을 철회한 사례는 오뚜기뿐만이 아니다. 지난 3월 CJ제일제당은 가공식품과 장류 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결정하며 유통업체에 가격 인상 철회 공문을 보냈다. 풀무원도 2월 ‘풀무원샘물’ 출고가를 5% 올릴 예정이었다가 계획을 취소했다. 한나절만에 입장 바꾼 오뚜기 "정부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
편의점 채널 제품 가격을 올리기로 했던 오뚜기는 27일 가격 인상 보도가 이어지자 가격을 올리지 않는 쪽으로 당일 방향을 틀었다.
업계 관계자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장·차관 주재로 간담회를 열며 식품업계에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는 와중에 오뚜기가 가격을 올리겠다고 나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며 “오뚜기도 파장을 우려해 가격 인상을 철회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강력한 물가 관리 정책이 이어지자 식품 기업이 자발적으로 제품 가격을 동결하거나 인상 조치를 철회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풀무원이 ‘풀무원샘물’ ‘풀무원샘물 워터루틴’ 등의 편의점 출고가를 평균 5.0% 인상할 예정이었지만 5일 만에 이를 철회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의 가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지만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CJ제일제당도 3월 1일부터 조미료와 장류 가격을 최대 11.6% 올릴 계획이었다가 가격 인상 하루 전날 편의점 업체들에 인상 취소 공문을 전달했다.
하지만 정부의 압박에 따른 식품업체의 결정이 ‘임시 조치’에 머무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하이트진로는 2월 말 ‘당분간 소주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공개했다가 지난달 말 대표 제품인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의 출고가를 6.95% 올렸다.
한 식품회사 관계자는 “정부의 강력한 물가 안정 방침에도 일부 식품업체가 가격을 인상하는 건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드는 것”이라며 “원부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른 상태라 상당수 식품 기업이 적정 수준의 수익성을 지킬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5.53%에서 올해 4.49%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오뚜기(7.05%), 농심(6.69%), 풀무원(1.88%) 등도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오뚜기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대표 제품 24종의 가격 인상 결정을 전격 취소한다고 27일 밝혔다. 오뚜기는 편의점 채널에 다음달 1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올릴 예정이라고 공문까지 보냈다가 이를 거둬들인 것이다.
그동안 오뚜기는 원재료와 물류비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유통업체들과 가격 조정을 협의해왔다. 가정간편식(HMR)인 ‘3분 카레’와 ‘3분 쇠고기카레·짜장’(200g) 등은 2000원에서 2200원으로 10.0%, 대표 소스 제품인 ‘토마토 케챂’(300g)은 2650원에서 3000원으로 13.2% 올려 받기로 하는 등 가격을 4.8~17.9%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오뚜기는 가격 인상 결정을 번복했다. 오뚜기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 속에 민생 안정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물가 관리를 위해 빵, 우유, 과자 등 28개 품목의 가격을 매일 점검할 정도로 인상 자제를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어 해당 기조에 따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부 압박에 가격 인상 방침을 철회한 사례는 오뚜기뿐만이 아니다. 지난 3월 CJ제일제당은 가공식품과 장류 가격을 올리지 않기로 결정하며 유통업체에 가격 인상 철회 공문을 보냈다. 풀무원도 2월 ‘풀무원샘물’ 출고가를 5% 올릴 예정이었다가 계획을 취소했다.
한나절만에 입장 바꾼 오뚜기 "정부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
케첩 등 24종 인상 없던 일로
편의점 채널 제품 가격을 올리기로 했던 오뚜기는 27일 가격 인상 보도가 이어지자 가격을 올리지 않는 쪽으로 당일 방향을 틀었다.업계 관계자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장·차관 주재로 간담회를 열며 식품업계에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는 와중에 오뚜기가 가격을 올리겠다고 나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며 “오뚜기도 파장을 우려해 가격 인상을 철회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강력한 물가 관리 정책이 이어지자 식품 기업이 자발적으로 제품 가격을 동결하거나 인상 조치를 철회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풀무원이 ‘풀무원샘물’ ‘풀무원샘물 워터루틴’ 등의 편의점 출고가를 평균 5.0% 인상할 예정이었지만 5일 만에 이를 철회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들의 가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지만 정부의 가격 인상 자제 요청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CJ제일제당도 3월 1일부터 조미료와 장류 가격을 최대 11.6% 올릴 계획이었다가 가격 인상 하루 전날 편의점 업체들에 인상 취소 공문을 전달했다.
하지만 정부의 압박에 따른 식품업체의 결정이 ‘임시 조치’에 머무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하이트진로는 2월 말 ‘당분간 소주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공개했다가 지난달 말 대표 제품인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의 출고가를 6.95% 올렸다.
한 식품회사 관계자는 “정부의 강력한 물가 안정 방침에도 일부 식품업체가 가격을 인상하는 건 최후의 카드를 꺼내 드는 것”이라며 “원부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른 상태라 상당수 식품 기업이 적정 수준의 수익성을 지킬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5.53%에서 올해 4.49%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오뚜기(7.05%), 농심(6.69%), 풀무원(1.88%) 등도 한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