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 손실에 36만원 배상?"…테슬라, 中 '시위 판결' 항소

모터쇼 시위자에 승소에도 판결 불복…"경제적 타격 훨씬 커"

테슬라가 세계 최대 규모 자동차 전시회인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서 '차량 결함'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인 테슬라 차주와 소송에서 승소했지만, 배상액이 턱없이 적다며 항소하기로 했다.

28일 중국신문주간 보도에 따르면 테슬라는 브레이크 결함을 주장하며 2년 전 상하이 모터쇼에서 시위를 벌인 테슬라 차주 리모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중국 법원 판결에 불복,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법원은 최근 이 소송에서 리모 씨가 테슬라의 명예를 훼손한 점이 인정된다며 테슬라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의 의뢰를 받아 리씨 소유 테슬라 모델3의 브레이크 결함 여부를 조사한 감정기관은 "브레이크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등 고장이 없었다"는 감정 결과를 법원에 제출했다.

법원은 "리 씨가 테슬라에 공개사과하고, 경제적 손실비 2천 위안(약 36만원)과 차량 감정 비용 2만여 위안(36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테슬라 측은 "리 씨의 행위로 명예가 훼손되고, 영업에 큰 타격을 받아 손실액이 수억 위안(수백억원)에 달한다"며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결백을 밝히기 위해 리씨가 다른 사람에게 판매한 테슬라를 사들여 차량 감정을 받는 데만 수십만 위안(수천만원)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테슬라는 2021년 4월 상하이 모터쇼에서 시위를 벌인 리씨와 장모 씨 등 두 명을 상대로 각각 500만 위안(약 9억500만원)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리씨와 장씨는 상하이 모터쇼에서 "테슬라의 브레이크 결함으로 중대한 사고가 날뻔했다"며 현수막을 펼치고, 테슬라 차량 지붕에 올라가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고조한 가운데 벌어진 이 시위는 사회적 이슈가 됐고, 중국 관영 매체들은 테슬라가 과거에도 차주들과 빈번하게 갈등을 벌였다며 대대적인 '테슬라 때리기'에 나섰다.

테슬라가 사고 차량의 데이터를 공개하며 결백을 주장했지만, 일부 누리꾼들은 불매 운동을 선동했고 그달 테슬라의 중국 판매가 전달보다 27% 급감했다.

이런 가운데 이들의 시위가 테슬라의 경쟁 업체인 중국의 모 전기차 업체가 기획했다는 배후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면 승부를 택한 테슬라는 시위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리 씨를 상대로 1심에서 승소했고, 장 씨에 대한 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다.

또 시위 직후 테슬라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장씨가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은 장씨 패소 판결을 했다.

장씨가 이에 불복해 항소하면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한편 지난 25일에는 쓰촨성 청두에서 테슬라 차량이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 여러 대를 들이받았다며 차량 결함 의혹을 제기하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와 주목받았다.

그러나 현지 매체들은 최근 수년 동안 중국에서 여러 차례 테슬라 차량 사고와 관련해 브레이크 결함 의혹이 제기됐으나 감정 결과 모두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며 2년 전 모터쇼 시위 당시와는 다른 논조를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