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 프로축구 2부리그에서 '노리치시티' 소속으로 뛰고 있는 황의조는 지난 26일(현지시간) 퀸스파크 레인저스와의 홈경기에서 전반 21분 팀의 1-0 승리를 이끄는 결승 골을 넣었다. 이때 황씨는 곧장 관중석 쪽으로 향해 달려가 입을 손가락에 갖다 대는 이른바 '쉿' 세리머니를 했다.
이 세리머니는 보통 축구 선수들이 상대 팀 팬의 도발에 응수하거나, 부진하다는 지적을 받았을 때 통상 취하는 포즈로 알려져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황의조가 불법 촬영 혐의로 국내에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자신을 향한 비판에 불만을 내비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편, 황의조의 불법 촬영 혐의를 수사하는 경찰은 현재 해외에 있는 그의 신병 확보 차원에서 필요시 출석을 요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27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현재 황의조 소유의 휴대폰 4대, 노트북 1대를 디지털포렌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황의조는 지난 27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축구 팬들에게 사생활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부덕함을 돌아보며 자성하겠다"는 심경을 밝혔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황의조의 국가대표 자격 박탈 등 제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사회적 공인으로서 도덕적 물의를 넘어서, 동의받지 않은 불법 촬영물이 유포되도록 함으로써 명백한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시민단체인 체육시민연대도 지난 24일 성명서를 내고 "불법 촬영으로 피의자가 된 축구선수가 대한민국을 대표해 경기에 뛸 자격이 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