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UN기후협정…바이든 불참·UAE는 '석유 세일즈'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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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엘리뇨에 기상 이변 속 총체적 난국
190개국 28번째 회의...'동상이몽'
미국 함구, 중국은 개도국 행세하며 '적반하장'
190개국 28번째 회의...'동상이몽'
미국 함구, 중국은 개도국 행세하며 '적반하장'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28차 당사국 총회(COP28)를 앞두고 국가 간 갈등이 조고되고 있다. 기후변화협약에 서명한 190여개국은 선진국, 신흥국, 산유국 등 그룹으로 나뉘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심한 엘리뇨 현상으로 올들어 기상 이변이 속출한 가운데 오는 30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에선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 후 처음으로 규범 이행 상황을 점검한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정상은 자리를 피하는 가운데, 신흥국들은 선진국을 상대로 기후변화로 인한 손실 보상 방안을 마련하는 등 약속을 이행하라고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자리를 피한 것은 총회에서 파리협정 이행 점검 결과 망신을 당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유가를 낮추기 위해 자국에서 석유 증산 드라이브를 걸어 2년 연속 전 세계에서 가장많은 석유와 가스를 생산했다. 알래스카 노스슬로프의 윌로우 유전 등 신규 프로젝트도 승인했다. 휘발유와 경유값이 뛰면서 지지율이 급락한 탓이다. 환경단체 생물다양성센터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승인한 새 석유 프로젝트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그의 모든 친환경 정책 배출 감소량 합계를 넘어설 것”이라고 비판했다.
2015년 파리 정상회담에서 각국은 지구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섭씨 2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석탄, 석유, 가스 연소로 인한 배출량을 줄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지구 온도는 이미 평균 섭씨 1.2도 가량 상승했다. UNFCCC는 '모든 분야에서 파리협정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한 평가 결과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아직 참석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으나, 회의에 불참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날 회의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등 신흥국 정상들도 대거 참석한다. 이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신흥국의 손실 선진국이 보상하는 ‘손실과 피해’기금의 구체적 운영방안을 마련하고, 본격 가동할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현재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은 시진핑 주석 대신 당쉐샹 부총리가 참석한다. 중국도 신흥국에 편승해 미국 등 선진국들이 앞장서 기후 변화 대응에 힘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임에도 불구하고 기후회담에서 개발도상국 행세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개최국 UAE는 한편 이번 회의 기간 동안 외국 정부와 원유 판매를 논의하기로 계획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비판을 받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비영리단체 기후보고센터와 공동 입수한 유출 문서를 토대로 UAE가 중국, 브라질, 독일, 이집트 등 15개국과 원유 거래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올해 COP28 의장인 UAE의 술탄 알 자베르는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ADNOC)의 최고경영자(CEO)다. 문서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앤 해리슨 국제앰네스티 기후 고문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자베르가 COP28 회의를 기회로 자신의 사업적 이익을 증진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현일/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선진국의 위선 '도마위'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COP28회의에 불참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영국 글래스고, 지난해 이집트에서 열린 회의에 연속으로 참여해 친환경 산업에 3700억달러(약 480조원)의 보조금을 쏟아붓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자랑했다. 미국 백악관은 그러나 올해는 “이스라엘 전쟁에서 하마스와의 인질 석방 협상에 주력해야한다”는 이유를 들어 불참을 선언했다. 카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도 COP28에 가지 않을 계획이다.바이든 대통령이 자리를 피한 것은 총회에서 파리협정 이행 점검 결과 망신을 당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유가를 낮추기 위해 자국에서 석유 증산 드라이브를 걸어 2년 연속 전 세계에서 가장많은 석유와 가스를 생산했다. 알래스카 노스슬로프의 윌로우 유전 등 신규 프로젝트도 승인했다. 휘발유와 경유값이 뛰면서 지지율이 급락한 탓이다. 환경단체 생물다양성센터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승인한 새 석유 프로젝트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그의 모든 친환경 정책 배출 감소량 합계를 넘어설 것”이라고 비판했다.
2015년 파리 정상회담에서 각국은 지구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섭씨 2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석탄, 석유, 가스 연소로 인한 배출량을 줄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지구 온도는 이미 평균 섭씨 1.2도 가량 상승했다. UNFCCC는 '모든 분야에서 파리협정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한 문장으로 요약한 평가 결과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아직 참석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으나, 회의에 불참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곳곳에서 고개드는 '기후악당'
두바이에는 프란치스코 교황, 찰스 3세 역국 국왕을 비롯해 리시 수낵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친환경 모범국 정상들이 대거 참석할 전망이다. 이들은 협정서의 ‘석탄 연료 감축’이란 문구를 ‘화석연료 사용 중단’으로 강화하는 등 기후변화 방지 정책 강화를 주장할 전망이다. 그러나 회의에선 신흥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신흥국들이 “20세기에 화석 연료를 사용해 경제 성장을 이룬 선진국들의 탈(脫)화석연료 주장은 이율배반적”이라고 비판하면서다.이날 회의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등 신흥국 정상들도 대거 참석한다. 이들은 기후변화로 인한 신흥국의 손실 선진국이 보상하는 ‘손실과 피해’기금의 구체적 운영방안을 마련하고, 본격 가동할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현재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은 시진핑 주석 대신 당쉐샹 부총리가 참석한다. 중국도 신흥국에 편승해 미국 등 선진국들이 앞장서 기후 변화 대응에 힘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임에도 불구하고 기후회담에서 개발도상국 행세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개최국 UAE는 한편 이번 회의 기간 동안 외국 정부와 원유 판매를 논의하기로 계획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비판을 받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은 비영리단체 기후보고센터와 공동 입수한 유출 문서를 토대로 UAE가 중국, 브라질, 독일, 이집트 등 15개국과 원유 거래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올해 COP28 의장인 UAE의 술탄 알 자베르는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ADNOC)의 최고경영자(CEO)다. 문서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앤 해리슨 국제앰네스티 기후 고문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자베르가 COP28 회의를 기회로 자신의 사업적 이익을 증진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퇴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현일/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