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주 MBC 유튜브 캡처
사진=전주 MBC 유튜브 캡처
윤석열 정부를 향해 "암컷들이 설친다"고 발언했다가 당원자격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최강욱 전 의원이 문제의 발언이 있기 바로 전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북콘서트에서도 '암컷'을 거론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최 전 의원은 지난 18일 전주에서 열린 조 전 장관의 책 '디케의 눈물' 북콘서트에서 윤석열 대통령 및 윤석열 정부를 향해 '침팬지 집단'이라고 비하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발언을 놓고 조 전 장관과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조 전 장관은 "유시민 작가가 윤석열 개인 또는 윤석열 정부를 보고 침팬지 집단이라고 했는데,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침팬지들은 기존 왕을 죽이고 권력을 뺏는데, 그다음 또 자기들끼리 격렬하게 싸운다. 싸워서 자기들이 내세운 사람을 음모를 꾸며 몰아낸다. 그 모습을 보면 최근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라는 그룹이 쫓겨나고 있지 않나. 특정 시기에 이용하고 버리는 걸 수시로 하는 게 침팬지"라고 말했다.
최강욱 전 의원의 '암컷' 발언 이후 크게 웃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 사진=전주 MBC 유튜브
최강욱 전 의원의 '암컷' 발언 이후 크게 웃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 사진=전주 MBC 유튜브
'암컷' 발언은 최 전 의원이 조 전 장관의 이 말에 대답하면서 나왔다. 최 전 의원은 "희한하다. 윤핵관들 보면 유인원 비스름하게 생긴 사람들이 나오지 않나. 참 신기하다"며 "저는 유시민 선배의 견해에 대해 반론이 있다. 조 전 장관님은 동의한다고 하셨는데, 유시민 선배가 그거 하나 놓친 것 같다. 적어도 침팬지 사회에서는 암컷이 1등으로 올라가는 경우는 없다"고 언급했다. 최 전 의원의 발언에 조 전 장관은 "흐흐흐" 크게 소리를 내며 5초 넘게 웃었다.

문제의 발언이 담긴 이 영상은 공영방송인 전주 MBC 유튜브 채널에 그대로 남아있다. 특히 전주 MBC 측은 조 전 장관의 북콘서트를 1시간 51분간 생중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MBC 노동조합(3노조)은 28일 "기획과 연출 모두를 특정 정치세력이 한 방송을 공영방송 채널에 올려준 것"이라며 "특정인의 북콘서트를 MBC가 대놓고 생중계해준 적이 있었냐"고 지적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북콘서트를 생중계하고 유튜브 채널에 올려둔 전주 MBC. / 사진=전주 MBC 유튜브 캡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북콘서트를 생중계하고 유튜브 채널에 올려둔 전주 MBC. / 사진=전주 MBC 유튜브 캡처
앞서 최 전 의원은 조 전 장관 북콘서트 다음 날인 지난 19일 광주에서 열린 민형배 의원의 책 '탈당의 정치' 북콘서트에서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면서 '암컷' 발언을 했다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그는 당시 "동물농장에도 보면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 그걸 능가하는 데에서 공화국이라는 거를(말을) 그렇게 (쓰면 안 된다)"라며 "제가 암컷을 비하하는 말씀은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이라고 발언했다. 이때도 최 전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던 김용민 의원과 민 의원은 함께 웃었다.

여성 비하 표현이라는 지적이 거세지자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22일 최 전 의원에 대해 당원자격 6개월 정지 '비상 징계'를 의결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까지 나서 당내 설화(舌禍)에 '관용 없는 엄정 대처'를 강조하며 입단속에 나섰지만, "그 말을 왜 못하는가"(남영희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암컷) 표현의 맥락은 대통령 부인 김건희를 지목한 비유였다"(양문석 전 통영·고성 지역위원장), "동물농장' 안에서는 그 말(암컷)이 문제가 안 된다"(민형배 의원) 등 잡음이 이어졌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