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기열 기자
사진=서기열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4월 말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발생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입주 예정자의 요구를 받아들여 보상금금 지급을 최대한 당겨 연내 이뤄지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시공사인 GS건설은 전면 재시공 과정에서 '안전하고 튼튼한 명품 단지'로 짓겠다고 밝혔다.

원희룡 장관·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허윤홍 GS건설 최고경영자(CEO)는 28일 인천 원당동 LH 검단사업단에서 열린 '검단AA13 입주예정자 현장간담회'를 열고 입주예정자협의회 임원진에게 이같은 내용을 약속했다.

입주예정자협의회 관계자는 이날 LH와 GS건설이 제시한 보상안에 대한 합의문에 서명했다. 앞서 LH와 GS건설은 입주예정자 1666가구에 입주 지연 보상금 5000만원을 주거 지원비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선지급하고, 나머지 4100만원은 잔금에서 공제해 주기로 했다. 새로 이사할 곳을 구하는 데 쓸 수 있도록 현금 1억4000만원을 무이자로 빌려주고, 이사비도 500만원 지원하기로 했다. 아파트 브랜드도 기존 '안단테'에서 '자이'로 변경키로 했다.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지난 24일 이같은 보상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이날 입주예정자들은 보상금 지급이 연내 이뤄질 수 있도록 시일을 당겨달라고 요청했다. 당초 LH는 11~20일까지 열흘 동안 보상금 지급 신청을 받고, 일정 절차를 거쳐 순차적으로 지급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입주예정자는 입주 예정일이 연말이었던 만큼 연내 지급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 사장은 "LH와 입주 예정자 사이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지급일을 최대한 당겨보겠다"며 "단 며칠이라도 일찍 지급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허윤홍 GS건설 최고경영자(CEO, 오른쪽)가 28일 인천 서구 인천 원당동 LH 검단사업단에서 입주예정자들에게 사과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서기열 기자
허윤홍 GS건설 최고경영자(CEO, 오른쪽)가 28일 인천 서구 인천 원당동 LH 검단사업단에서 입주예정자들에게 사과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서기열 기자
입주 예정자는 '자이' 브랜드에 걸맞는 단지로 만들어 달라고 GS건설에 요청했다. 이에 허 CEO는 "시공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책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시간이 걸렸다"며 "늦었지만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진 만큼 LH와 하나가 돼 안전하고 튼튼한 명품 단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GS건설이 재시공 과정에서 '자이' 아파트로 짓기 위해서는 자이에 걸맞는 고급 자재를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려야 한다. 이 단지는 LH가 공급하는 공공주택으로서 중소기업이 생산한 관급 자재만 사용해야 한다. 이에 국토부는 이 아파트의 전면 재시공 단계에서 관급 자재 사용의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관련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정희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은 "현재 중기부와 협의가 진행중이며 예외를 인정받는대로 GS건설이 민간 자재로 재시공을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GS건설의 수장으로 선임된 허 CEO는 이날 공식 행사에 데뷔하는 자리에서 입주예정자에게 사과를 하면서 향후 경영 방향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영업정지 8개월 말고도 직면한 문제가 많다"며 "국토부, LH, 서울시와 소통을 하면서 해결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회사 경영에 대해서는 자신감도 드러냈다. 허 CEO는 "이번 사고로 위상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며 "국민도 신뢰하고 직원도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회사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