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두배 뛴 HD현대일렉트릭 "아직도 살 만한하다는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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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성 비용 소멸과 산업 호황기 진입 따른 실적 성장
에너지 전환에서 비롯된 전력기기 호황…“과거보다 길고 강할 것” 변압기를 비롯한 전력기기를 만드는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들어 2배 넘게 올랐습니다. 세계적인 전력기기 수요 증가로 ‘슈퍼 사이클’의 초입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업황이 좋기 때문입니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은 전력기기 수요 증가를 주도하는 미국에 생산설비를 보유한 데다, 증설도 계획하고 있어 실적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조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17년 인적분할 이후 높은 중동 의존도로 인한 매출 하락,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 HD현대그룹의 통상임금 소송 등 일회성 비용 항목이 많았지만, 이후 자산 매각 및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 개선을 이뤘다”고 평가합니다.
에너지 전환 바람이 전력기기 수요를 폭발시킨 결과입니다. 특히 에너지 전환이 전 세계적인 트렌드라는 점에서 과거 전력기기 호황기보다 수요가 더 강하고 길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조연주 연구원은 “2013~2015년의 호황 사이클에는 중동 지역의 인프라 투자 증가가 기폭제 역할을 했지만, 이번 사이클은 △에너지 소비의 전기화로 인한 전력 수요 증대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신규 발전원에 따른 전력망 확충 기조 등이 특징”이라며 “전력기기 산업이 ‘슈퍼 사이클’ 초입에 접어든 데 따라 HD현대일렉트릭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리레이팅)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번 호황이 슈퍼사이클이라는 이유는 전력기기 수요가 늘어나는 지역이 다양하다는 데 있습니다. 우선 미국에서는 재생에너지 관련 신규 수요와 노후 전력기기 교체 수요가 함께 발생하고 있습니다. 중동 지역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도시에 필요한 에너지를 모두 재생에너지로 충당할 계획인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요. 유럽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재생에너지 투자가 이어지는 중이고요.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력설비는 공급자 우위의 시장이 계속되고 있다”며 “판가 인상 효과로 내년에도 신규 수주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미국 현지 생산 방식으로 전환한 덕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직접 수혜를 받은 유틸리티기업들로부터의 수주는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입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18년 HD현대(당시 현대중공업)로부터 미국 앨라배마 법인의 지분을 모두 인수하고 증설에 나서 현재 연간 110대 규모의 대형 변압기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판매를 위한 애틀랜타 법인도 신설했고요. 최근에는 앨라배마 법인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증설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원재료 확보 측면에서 HD현대일렉트릭은 글로벌 경쟁기업들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조연주 연구원은 “변압기의 핵심 소재인 전기강판을 제작할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적으로 제한적으로, 특히 미국은 자국 내에서 전기강판을 거의 생산하지 않아 공급망 차질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HD현대일렉트릭은 전기강판을 포스코로부터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이 매출처 다변화에 나서면서 중동지역의 경우 매출 비중이 줄었지만, 여전히 해외 매출의 17%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우디의 네옴시티 건설에 투입될 고압차단기와 변압기를 670억원 규모로 수주해 2025년 2월까지 공급할 예정입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
일회성 비용 소멸과 산업 호황기 진입 따른 실적 성장
에너지 전환에서 비롯된 전력기기 호황…“과거보다 길고 강할 것” 변압기를 비롯한 전력기기를 만드는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들어 2배 넘게 올랐습니다. 세계적인 전력기기 수요 증가로 ‘슈퍼 사이클’의 초입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업황이 좋기 때문입니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은 전력기기 수요 증가를 주도하는 미국에 생산설비를 보유한 데다, 증설도 계획하고 있어 실적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일회성 비용 소멸로 폭발적 이익 증가…주가도 ‘훨훨’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8일 HD현대일렉트릭은 1.05% 하락한 8만51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최근 들어 주가가 주춤하고 있지만, 지난달 종가(7만5000원)와 비교하면 13.47% 오른 수준입니다. 코스피지수가 7.59% 하락할 정도로 증시 분위기가 암울했던 10월에도 HD현대일렉트릭은 12.61%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연초와 비교하면 100.24% 오른 수준입니다.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주가 상승의 배경은 실적 성장입니다. 지난달 25일 발표된 HD현대일렉트릭의 3분기 영업이익은 8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33% 증가했습니다. 2021년에는 연간 영업이익이 97억원에 불과했지만, 작년엔 1330억원으로 회복했고 올해는 두 배 이상 늘어난 2760억원을 기록할 것이란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가 형성돼 있습니다.조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2017년 인적분할 이후 높은 중동 의존도로 인한 매출 하락,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 HD현대그룹의 통상임금 소송 등 일회성 비용 항목이 많았지만, 이후 자산 매각 및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 개선을 이뤘다”고 평가합니다.
“전력기기 산업 ‘슈퍼 사이클’ 초입…재평가 본격화될 것”
큰 폭의 수익성 향상이 모두 일회성 비용 소멸의 효과에서 비롯된 건 아닙니다. 업황도 실적 성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습니다. 매출액 추이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1년에는 연간 매출이 전년 대비 0.29% 감소했지만, 작년에는 16.53% 증가했고 올해는 28.18%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에너지 전환 바람이 전력기기 수요를 폭발시킨 결과입니다. 특히 에너지 전환이 전 세계적인 트렌드라는 점에서 과거 전력기기 호황기보다 수요가 더 강하고 길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조연주 연구원은 “2013~2015년의 호황 사이클에는 중동 지역의 인프라 투자 증가가 기폭제 역할을 했지만, 이번 사이클은 △에너지 소비의 전기화로 인한 전력 수요 증대 △신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신규 발전원에 따른 전력망 확충 기조 등이 특징”이라며 “전력기기 산업이 ‘슈퍼 사이클’ 초입에 접어든 데 따라 HD현대일렉트릭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리레이팅)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번 호황이 슈퍼사이클이라는 이유는 전력기기 수요가 늘어나는 지역이 다양하다는 데 있습니다. 우선 미국에서는 재생에너지 관련 신규 수요와 노후 전력기기 교체 수요가 함께 발생하고 있습니다. 중동 지역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도시에 필요한 에너지를 모두 재생에너지로 충당할 계획인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요. 유럽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재생에너지 투자가 이어지는 중이고요.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력설비는 공급자 우위의 시장이 계속되고 있다”며 “판가 인상 효과로 내년에도 신규 수주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미국 현지 생산으로 IRA 간접 수혜…원재료 확보 우위도
HD현대일렉트릭은 미국과 중동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이 주목됩니다. 올해 1월 미국 최대 유틸리티기업 AEP로부터 배전용 변압기 3500대를 수주했습니다. 계약금액은 1062억원으로, 배전 변압기를 공급하는 단일 계약 기준으로는 최대 규모였습니다.미국 현지 생산 방식으로 전환한 덕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직접 수혜를 받은 유틸리티기업들로부터의 수주는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입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18년 HD현대(당시 현대중공업)로부터 미국 앨라배마 법인의 지분을 모두 인수하고 증설에 나서 현재 연간 110대 규모의 대형 변압기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판매를 위한 애틀랜타 법인도 신설했고요. 최근에는 앨라배마 법인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증설을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원재료 확보 측면에서 HD현대일렉트릭은 글로벌 경쟁기업들 대비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조연주 연구원은 “변압기의 핵심 소재인 전기강판을 제작할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적으로 제한적으로, 특히 미국은 자국 내에서 전기강판을 거의 생산하지 않아 공급망 차질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HD현대일렉트릭은 전기강판을 포스코로부터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이 매출처 다변화에 나서면서 중동지역의 경우 매출 비중이 줄었지만, 여전히 해외 매출의 17%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우디의 네옴시티 건설에 투입될 고압차단기와 변압기를 670억원 규모로 수주해 2025년 2월까지 공급할 예정입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