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억 아파트가 4개월 만에…뒤늦게 오르던 '노·도·강'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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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를 땐 막차였는데 내릴 땐 첫차"…'노·도·강' 어쩌나
노·도·강 주요 단지, 올해 신고가 찍고 하락 거래
"고금리 여전·정책 대출 상품 종료에 발길 끊겨"
노·도·강 주요 단지, 올해 신고가 찍고 하락 거래
"고금리 여전·정책 대출 상품 종료에 발길 끊겨"
대표적인 서민 주거 지역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집값이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올해 상반기 서울 집값이 반등할 때 뒤늦게 상승 흐름을 탔던 이들 지역은 침체 분위기 속에서 가장 먼저 반응하는 모습이다. 대출 의존도가 높은 지역인데 최근 높은 수준의 금리가 유지되고 있고 이를 우회할 정부 정책 상품마저 종료되면서 발길이 뚝 끊겼다는 설명이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북구 미아동에 있는 'SK북한산시티'의 전용 면적 84㎡는 지난 2일 6억33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4월 5억9900만원까지 내렸지만 지난 7월 7억500만원까지 다시 오르면서 회복하는가 싶더니 고점 대비 7000만원가량 하락했다.
바로 옆에 있는 '두산위브트레지움' 전용면적 59㎡도 지난 7일 6억원에 직거래 됐다. 지난 7월 6억5000만원까지 올랐던 면적대다. 직거래는 통상 부동산 시장에서 정상 거래로 보지는 않지만, 하락하는 추세를 짐작할 수 있는 거래다.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상계주공7' 전용 49㎡는 지난 3일 6억3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8월 6억4500만원까지 올라 올해 신고가를 기록했는데 3개월 만에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중계동에 있는 '중계무지개' 전용 49㎡는 지난 7일 5억2000만원에 팔렸는데 전고점인 5억3400만원(8월)보다 1400만원 낮아진 수준이다. 도봉구 창동에 있는 '북한산아이파크5차' 전용 84㎡도 지난 10월 8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7월 8억7500만원으로 올해 신고가를 기록하고 2500만원 내렸다. 이달 들어선 아직 한 건의 거래도 신고되지 않았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창동역 인근에 있는 '창동주공3단지' 전용 49㎡도 지난 8일 5억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같은 면적대가 6억원에 팔렸지만 한 달 만에 1억원 하락했다.
강북구 미아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대표는 "올해 추석을 지나고부터는 분위기가 많이 조용해진 게 사실"이라면서 "집값이 오를 땐 다른 지역보다 늦게 오르고 내릴 땐 더 빨리 내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도·강 집값이 다시 하락 전환한 것은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어서다.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최근 3.82~6.22%로 집계됐다. 변동금리는 4.63~7.13%로 나타났다. 금리 하단은 3%대로 내려왔지만, 상단은 7%를 넘어가는 등 여전히 높다. 집을 사기엔 이자 부담이 크단 얘기다.
금리가 높은 가운데 이를 우회할 수 있었던 정부의 정책 상품 판매도 줄줄이 판매가 종료됐다. 정부는 지난 9월 말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판매를 종료하고 우대형 상품만 판매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잇달아 내놨던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도 최근 들어 판매를 중단했다.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노원구나 도봉구, 강북구 등은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들이 대출 없이는 집을 사기 어려운 지역"이라면서 "올해 초 특례보금자리론이나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 등이 나오면서 거래가 있었지만, 현재는 판매가 종료되다 보니 거래도 끊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집값이 빠르게 오른 데 따른 피로감과 매도인과 매수인이 원하는 가격 눈높이가 달라진 점도 노·도·강 집값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창동에 있는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올해 초 집값이 오르면서 집주인들은 낮은 가격엔 내놓지 않으려 한다. 반대로 언제나 그렇듯 사려는 수요자들은 조금이라도 낮은 가격에 사려고 한다"며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의 가격 차이가 커 거래가 안 되는 와중에 일부 급한 집주인들이 낮은 가격에 내놓은 집이 거래되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20일) 기준 노원구는 0.04% 하락해 벌써 3주째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강북구도 0.03% 내려 마찬가지 3주 연속 내림세다. 이번 주엔 도봉구가 0.01% 떨어지면서 하락 전환했다. 노·도·강 모두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강남권 외곽지역인 구로구도 0.02% 하락해 2주 연속 약세다.
노·도·강 아파트 매매 심리도 부진하다. 노원, 도봉, 강북구가 있는 동북권 매매수급지수는 이달 셋째 주 기준 83.2로 전주(83.4)보다 더 낮아졌다. 지난 7월 마지막 주(31일) 기준 88.7까지 오르면서 연초(63.2)보다 크게 올랐지만, 다시 하락하는 추세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워질수록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보다 집을 팔려는 집주인이 많단 뜻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북구 미아동에 있는 'SK북한산시티'의 전용 면적 84㎡는 지난 2일 6억33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4월 5억9900만원까지 내렸지만 지난 7월 7억500만원까지 다시 오르면서 회복하는가 싶더니 고점 대비 7000만원가량 하락했다.
바로 옆에 있는 '두산위브트레지움' 전용면적 59㎡도 지난 7일 6억원에 직거래 됐다. 지난 7월 6억5000만원까지 올랐던 면적대다. 직거래는 통상 부동산 시장에서 정상 거래로 보지는 않지만, 하락하는 추세를 짐작할 수 있는 거래다.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상계주공7' 전용 49㎡는 지난 3일 6억3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8월 6억4500만원까지 올라 올해 신고가를 기록했는데 3개월 만에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중계동에 있는 '중계무지개' 전용 49㎡는 지난 7일 5억2000만원에 팔렸는데 전고점인 5억3400만원(8월)보다 1400만원 낮아진 수준이다. 도봉구 창동에 있는 '북한산아이파크5차' 전용 84㎡도 지난 10월 8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7월 8억7500만원으로 올해 신고가를 기록하고 2500만원 내렸다. 이달 들어선 아직 한 건의 거래도 신고되지 않았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창동역 인근에 있는 '창동주공3단지' 전용 49㎡도 지난 8일 5억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같은 면적대가 6억원에 팔렸지만 한 달 만에 1억원 하락했다.
강북구 미아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대표는 "올해 추석을 지나고부터는 분위기가 많이 조용해진 게 사실"이라면서 "집값이 오를 땐 다른 지역보다 늦게 오르고 내릴 땐 더 빨리 내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도·강 집값이 다시 하락 전환한 것은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어서다.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최근 3.82~6.22%로 집계됐다. 변동금리는 4.63~7.13%로 나타났다. 금리 하단은 3%대로 내려왔지만, 상단은 7%를 넘어가는 등 여전히 높다. 집을 사기엔 이자 부담이 크단 얘기다.
금리가 높은 가운데 이를 우회할 수 있었던 정부의 정책 상품 판매도 줄줄이 판매가 종료됐다. 정부는 지난 9월 말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판매를 종료하고 우대형 상품만 판매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잇달아 내놨던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도 최근 들어 판매를 중단했다.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노원구나 도봉구, 강북구 등은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들이 대출 없이는 집을 사기 어려운 지역"이라면서 "올해 초 특례보금자리론이나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 등이 나오면서 거래가 있었지만, 현재는 판매가 종료되다 보니 거래도 끊긴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집값이 빠르게 오른 데 따른 피로감과 매도인과 매수인이 원하는 가격 눈높이가 달라진 점도 노·도·강 집값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창동에 있는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올해 초 집값이 오르면서 집주인들은 낮은 가격엔 내놓지 않으려 한다. 반대로 언제나 그렇듯 사려는 수요자들은 조금이라도 낮은 가격에 사려고 한다"며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의 가격 차이가 커 거래가 안 되는 와중에 일부 급한 집주인들이 낮은 가격에 내놓은 집이 거래되면서 가격이 하락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20일) 기준 노원구는 0.04% 하락해 벌써 3주째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강북구도 0.03% 내려 마찬가지 3주 연속 내림세다. 이번 주엔 도봉구가 0.01% 떨어지면서 하락 전환했다. 노·도·강 모두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강남권 외곽지역인 구로구도 0.02% 하락해 2주 연속 약세다.
노·도·강 아파트 매매 심리도 부진하다. 노원, 도봉, 강북구가 있는 동북권 매매수급지수는 이달 셋째 주 기준 83.2로 전주(83.4)보다 더 낮아졌다. 지난 7월 마지막 주(31일) 기준 88.7까지 오르면서 연초(63.2)보다 크게 올랐지만, 다시 하락하는 추세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워질수록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보다 집을 팔려는 집주인이 많단 뜻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