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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로봇 최강자' 인튜이티브서지컬, 연중 최고가 경신하나 [글로벌 종목탐구]
주가 한 달 새 20% 올라
4분기 실적 호조 기대감
타사 대비 높은 PER 발목


세계 수술 로봇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인튜이티브서지컬(종목명 ISRG)의 주가가 한 달 새 20% 급상승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사실상 서비스용 로봇 중 의료 로봇에서는 독과점 기업이다 보니 성장 가능성이 보장된다는 기대감에서다. 일각에서는 인튜이티브서지컬이 매출에 비해 주가가 너무 비싸졌다는 고평가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 반사이익…10월 말부터 주가 반등

뉴욕증시에서 인튜이티브서지컬 주가는 28일(현지시간) 310.95달러로 연초 대비 17% 올랐다. 특히 최근 한 달 새 이 회사의 주가는 20.29% 상승했다. 넉 달 전 기록한 52주 최고가(7월19일)인 358.07달러보다 47달러가량 낮은 수준이다.

인튜이티브서지컬 주가는 10월 중순 발표된 3분기 실적 실망감에 급락했다가 저가 매수 수요가 몰리면서 한 달 전부터 다시 반등하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 뉴욕증시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인 것도 주가 상승을 부추겼다.
사진=인튜이티브서지컬
사진=인튜이티브서지컬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지난달 19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주당순이익(EPS)이 1.46달러로 시장 추정치인 1.4달러를 소폭 웃돌았다. 하지만 같은 기간 매출은 17억4000만달러로, 시장 추정치인 17억7000만 달러를 하회했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의 3분기 매출이 예상을 밑돌긴 했지만,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는 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7억4069만달러로 전년 대비 68% 급증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14%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52% 성장할 전망이다. 마진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주가 상승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니콜라우스 시스마니스 트루이스트파이낸셜 애널리스트는 "인튜이티브서지컬 주가가 더 낮아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무의미할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의 주식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지만 투자자들은 로봇 수술 시장 선두 주자인 인튜이티브서지컬에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향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 회사는 시장에서 혁신을 거듭하고 있어 성장 모멘텀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1995년 설립된 이후 5년 만에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수술 로봇을 상용화하고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까지 받았다. 수술 로봇 시장 태동기이던 2000년대 초반 발 빠르게 제품을 상용화한 덕분에 시장을 선점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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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튜이티브서지컬은 최소 침습 수술 로봇 ‘다빈치’를 앞세워 수술용 로봇 시장을 장악해왔다. 수술 시 개복 과정에서 절제 부위를 최소화하는 기술력으로, 의료진의 피로도를 낮추고 있다. 유사 수술 로봇 개발에 따른 경쟁 우려가 있었으나 코로나19 발생 이후 경쟁사들의 제품 개발 일정이 미뤄지면서 오히려 반사이익도 누렸다.

특히 리오프닝 이후 중국에서 의료 수요가 회복되면서 수혜를 누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은 한 번 로봇을 판매하면 부품 및 액세서리, 애프터서비스(AS) 등에서 지속해서 현금을 만들어내는 수익 구조를 갖고 있다.

◆높은 PER·비만약 인기도 걸림돌

월가에서 보는 인튜이티브서지컬 주가 전망은 엇갈린다. 미국 증권사 스티펠 니콜라스는 지난 17일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목표주가를 315달러에서 35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레이몬드 제임스는 지난달 20일 목표주가를 368달러에서 310달러로 낮춰잡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인튜이티브서지컬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32명이 제시한 목표주가 평균은 316.28달러다. 상승 여력은 2%에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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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널리스트 가운데 매수 투자의견을 낸 비중은 59.4%로 높은 편이다. 씨티은행은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목표주가를 400달러에서 390달러로 하향 조정하면서도 투자 의견은 '매수'로 유지했다.

인튜이티브서지컬 주가에 부정적인 전망을 한 전문가들은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고 보고 있다. 미국에서 비만치료제가 인기를 얻으면서 비만 치료 수술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인튜이티브서지컬의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다.

미국 투자자문사 잭스에퀴티리서치는 "인튜이티브서지컬은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검색하는 종목 중 하나"라며 "하지만 이미 동종 업계에 비해 프리미엄을 받고 거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83.77배에 달한다. 동종업계 PER인 35.25배를 크게 웃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