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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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샵을 운영하는 어도비가 추진 중인 200억달러(약 26조원) 규모의 클라우드 기반 디자인 플랫폼 업체 ‘피그마’ 인수에 제동이 걸렸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이어 영국 CMA(경쟁시장당국)도 이번 인수에 대해 “영국의 디지털 디자인 부분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간) CNBC 등에 따르면 CMA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어도비가 피그마를 인수할 경우 영국 디지털 디자이너 대다수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혁신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밝혔다. CMA는 지난 7월부터 이번 인수 건에 대한 심층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CMA는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피그마가 어도비의 주력 제품인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의 경쟁자 자리에서 내려오게 된다”며 “이로 인해 이 부문의 경쟁이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CMA, 어도비 26조원 규모 '피그마' 인수에 제동
CMA는 다음 달 19일까지 어도비와 피그마 측의 답변을 요구했다. 최종 결정은 내년 2월 25일 전에 내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어도비는 “임시 조사 결과를 검토하고 있으며, 사건의 사실과 장점에 대해 CMA와 다시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피그마는 “어도비와의 결합이 소비자에게 이득이기 때문에 승인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시장 지배적 기업이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거나, 초기 경쟁자로 여겨지는 스타트업을 사들이는 빅테크 의 인수방식에 대해 유럽을 중심으로 규제 조사가 강화하는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지난 8월 EU 집행위원회에 이어 CMA도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음에 따라 어도비와 피그마의 인수가 불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U 집행위는 1단계인 예비조사 결과 “어도비의 피그마 인수가 글로벌 디지털 디자인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 현재 EU 집행위는 심층 조사를 진행 중이며 최종 결정은 다음 달 나올 예정이다.

2012년 설립된 피그마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협업 기능에 강점을 가진 디자인 소프트웨어다. 어도비와 달리 프로그램 설치 없이 인터넷 브라우저 화면에서 바로 실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어디서든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고, 자동저장 기능도 있어 사용이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성장해왔다. 어도비는 작년 9월 피그마 인수를 발표했다.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어도비 주가는 전날보다 0.65% 상승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