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로고.  /사진=로이터
오픈AI 로고. /사진=로이터
신성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의 ETF 심층해부
MSFT 글로벌 시가총액 1위 목전
KODEX 미국S&P500테크 23% 비중

샘 올트먼이 CEO(최고경영자)로 복귀하면서 오픈AI 쿠데타가 5일 천하로 끝났다. 이번 사태를 보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Q 스타’로 알려진 고도화된 AI가 발견되며 급진파 올트먼을 축출하고자 한 이사회의 윤리적 판단이 첫 번째다. 두 번째는 비영리법인 오픈AI 500명의 직원이 마이크로소프트로의 이적을 빌미로 샘 올트먼의 복귀를 지지한 점이다. 영리를 추구하고자 하는 인간의 속성을 엿볼 수 있다.

최대 수혜자는 마이크로소프트였다. 마이크로소프트(MSFT)는 오픈AI의 주요주주로 알려져 있다. 샘 올트먼은 오픈AI 복귀 코멘트로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공고한 협력 관계를 언급했다. 주가는 최고치를 넘어서며 글로벌 시가총액 1위 애플과의 차이를 4%포인트까지 좁히고 있다. ‘Chat GPT’를 포함한 오픈AI의 인공지능 기술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서비스를 통한 상업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되고 있다.

인공지능 생태계는 승자독식의 속성이 있다. 대규모 언어모델(LLM)로 지난해 말 세상에 알려진 Chat GPT의 사용자 수는 약 16억명이다. 먼저 인공지능 기술을 발전시켰음에도 후발주자로 참전한 구글의 BARD는 1.3억명에 불과하다. 이 밖의 다른 생성 AI 서비스들은 이름도 생소하다.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인공지능 모델은 어떤 대답이 사용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지 스스로 학습하게 된다. 또 그 과정에서 다양한 데이터가 정리된다. 특히 전문가들의 프롬프트(Prompt), 질문과 요청은 전문 분야의 성능을 향상 시켜준다. 승자독식의 속성을 지니게 된다는 의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클라우드 Azure, MS오피스의 지능형 서비스 Copilot 그리고 개인 부분의 윈도우 등으로 디지털 가치사슬에서 주도권을 갖고 있다. 포천 500대 기업의 95%가 Azure를 사용 중이며, 40%가 Copilot 프리뷰에 참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인공지능 생태계에서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다. 최근에는 AI 가속기 칩셋인 Maia 100과 CPU 반도체 Cobalt 100을 공개했다. 인공지능 반도체까지 진입하면서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까지 전후방 산업의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어 자본시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국내 상장된 ETF 중 마이크로소프트를 포함하고 있는 상품은 54개가 있다. 그 중 ‘KODEX미국S&P500테크놀로지’가 23%로 가장 큰 비중으로 투자하고 있다. 동 ETF는 8월 1일에 상장하였고 1개월 수익률은 9.8%이다. 다음으로는 ‘ARIRANG 미국테크10 iSelect’와 ‘TIGER미국테크TOP10 INDXX’가 각각 21.6%, 21.45%를 담고 있다.
AI 종목 담은 ETF
AI 종목 담은 ETF
인공지능 분야에서 또 다른 독점적 지배력을 보유한 기업은 GPU 반도체 80% 점유율의 NVIDIA다. 지난주 전년동기 대비 206%의 매출 증가율을 발표하고도 중국 매출 우려로 하락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기업들이 엔비디아의 슈퍼컴퓨팅 ‘DGX 클라우드’를 활용한 인공지능 학습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여전히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콘텐츠, 이미지의 제작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ADOBE도 있다. 텍스트를 이미지로 생성해주는 Firefly는 이미지 분야의 ‘Chat GPT’를 보는 듯하다. 최근에는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등 주요 콘텐츠 제작 소프트웨어를 통합한 Creative Cloud 서비스의 가격을 10% 인상하며 실적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시작된 빅테크들의 독주에도 결국 소프트웨어 앱(App) 서비스에서 차기 주도주가 탄생할 것이라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그러나 OPEN AI 개발자 대회 이후 수십 개의 스타트업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언론 보도는 의미심장하다. 승자독식 구조를 가진 인공지능의 속성이다.

증기기관의 등장과 포드 자동차의 컨베이어 벨트가 산업혁명을 주도했다. 90년대 인터넷의 보급과 2000년대 스마트폰의 등장이 디지털 시대를 열었다면 인공지능은 또 다른 시대로의 문을 열고 있다는 평가가 지지를 얻고 있다. 새로운 스타트업 서비스가 탄생할 수도 있겠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 어도비 등 생성형 AI와 반도체 그리고 소프트웨어 서비스에서 독보적 지배력을 보유한 기업 중심으로 인공지능이 가져올 변화를 해지(Hedge)해 보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신성호 연구위원 s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