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ETF 순유입액 72조원 넘어 사상 최다
"바닥 칠 때 기다리자"…중국 투자자들 'ETF 붐'
중국 투자자들이 증시의 바닥 탈출 신호를 기다리며 자금을 상장지수펀드(ETF)로 빠른 속도로 옮기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최대 자산운용사 화샤기금(ChinaAMC)에 따르면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방어적 성격의 상장지수펀드(ETF) 순유입액은 올해 들어 4천억위안(약 72조4천억원)을 넘어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화샤기금의 쉬멍 퀀트 투자 총괄책임자는 "하락장일 때 투자자들은 ETF를 이용해 바닥에 베팅한다"고 말했다.

반면에 한층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액티브 주식 펀드와 할당형 펀드의 순유출액은 3천600억위안에 달했다.

모닝스타의 앤디 황 수석 애널리스트는 "ETF에서 더 나은 가치를 찾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CSI액티브주식펀드지수는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경제가 반등에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올해 들어 약 12% 하락했지만, 상하이종합지수는 같은 기간 1.9% 내려가는 데 그쳤다.

또 펀드 자문사 지벤자문에 의하면 중국 주식 ETF의 총 위탁관리자산은 올해 1~9월 33% 급증한 1조4천800억위안을 기록했지만, 액티브 주식 펀드의 관리자산은 13% 줄어든 3조9천억위안을 나타냈다.

"바닥 칠 때 기다리자"…중국 투자자들 'ETF 붐'
액티브 주식 펀드 매니저들의 실적 부진에 환멸을 느낀 개인투자자 사이먼 장 씨는 "액티브펀드에서 점차 빠져나와 ETF로 갈아타고 있다"고 말했다.

ETF가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은 지난 10월 말부터다.

당시 중국 국부펀드인 중앙후이진투자가 흔들리는 증시를 안정시키기 위해 우량 ETF 매수에 나섰다.

싱가포르국립대 경영대학원의 벤 차로엔웡 금융학 조교수는 "생존을 위한 핵심 자본이 박탈될 수 있는 소규모 혁신 기업에 자금을 넣기 위해 중국이 ETF를 이용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E펀드운용과 화타이파인브릿지투자 등 50여개 ETF 관련 운용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성장 여지가 남아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쉬 책임자는 "시장을 넘어서는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 중국에서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최소 향후 3~5년간은 방어적인 투자가 공격적 투자를 앞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