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후보 밀어주기?…건설협회장, 선거개입 의혹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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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수 협회장 긴급 간담회
내달 15일 차기 협회장 선거
일각 "사업 파트너 후보 지원"
김 회장 "대의원 이름도 몰라"
김상수 협회장 긴급 간담회
내달 15일 차기 협회장 선거
일각 "사업 파트너 후보 지원"
김 회장 "대의원 이름도 몰라"
“저는 대의원 이름도 모르고, (대의원이) 지나가면 누군지 모를 정도입니다. 곧 퇴임하는데 선거에 개입할 입장도 아니에요.”
2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상수 대한건설협회장은 “협회장 선거와 관련해 과열된 선거 분위기로 잡음과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김 회장이 다음달 15일 열리는 차기 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다급하게 마련됐다. 2020년 3월 취임한 그는 최근 3년간 간담회를 열지 않았다. 그동안 건설노조, 원자재 가격 인상, 중대재해처벌법 등 건설업계 현안은 많았지만, 취임 직후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기회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갑작스럽게 간담회를 연 건 다름 아닌 선거 잡음 때문이다. 보름가량 앞둔 협회장 선거는 한승구 계룡건설산업 대표, 나기선 고덕종합건설 대표, 윤현우 삼양건설 대표 등 세 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이 중 김 회장이 특정 후보를 밀어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협회 안팎이 뒤숭숭하다. 나 대표와 윤 대표는 “김 회장의 선거 개입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는 내용의 공동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김 회장이 대의원에게 압력을 행사해 추천서를 받지 못하도록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협회장은 전국 157명의 대의원이 간접선거를 통해 뽑는다. 이 중 20%에 해당하는 31명(최소 6개 지역)에게 추천서를 받아야 입후보할 수 있다. 김 회장이 각 시·도회장을 압박해 입후보 자체가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처음부터 한 대표를 밀려고 준비한 정황이 많다”며 “한 대표와는 공동도급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한림건설과 계룡건설산업은 대전 소재 민간 공동 주거환경개선사업(1조원), 강릉~제진 단선 전철 제1공구 건설산업(2838억원) 등 최근 네 건의 공동도급을 맡았다.
이런 의혹에 대해 김 회장은 “작년 6월 16개 시·도회장을 새로 뽑았고, 대의원은 각 시·도회장이 임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앙회장에겐 아무 권한이 없다”고 했다. 그는 “임명장 줄 때 한번 본 사람에게 어떻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느냐”며 “선거 전에는 개인적으로 누가 됐으면 좋겠다고 얘기했지만, 선거가 본격 시작된 10월 26일 이후엔 오해를 살 만한 일정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공동 입찰과 관련해선 “1년에 한 건 정도 공동도급한 건데 다른 대기업과는 1년에 다섯 건씩 한다”고 발언했다. 김 회장은 “협회장 추천은 하라 마라 할 자격도 없고, (설사 한다고 해도) 내 말을 듣지 않는다”며 “퇴임을 앞두고 흠집을 내려는 것 같아 답답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데 자리싸움이 볼썽사납다”고 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2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상수 대한건설협회장은 “협회장 선거와 관련해 과열된 선거 분위기로 잡음과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김 회장이 다음달 15일 열리는 차기 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다급하게 마련됐다. 2020년 3월 취임한 그는 최근 3년간 간담회를 열지 않았다. 그동안 건설노조, 원자재 가격 인상, 중대재해처벌법 등 건설업계 현안은 많았지만, 취임 직후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기회가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갑작스럽게 간담회를 연 건 다름 아닌 선거 잡음 때문이다. 보름가량 앞둔 협회장 선거는 한승구 계룡건설산업 대표, 나기선 고덕종합건설 대표, 윤현우 삼양건설 대표 등 세 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이 중 김 회장이 특정 후보를 밀어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협회 안팎이 뒤숭숭하다. 나 대표와 윤 대표는 “김 회장의 선거 개입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는 내용의 공동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김 회장이 대의원에게 압력을 행사해 추천서를 받지 못하도록 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협회장은 전국 157명의 대의원이 간접선거를 통해 뽑는다. 이 중 20%에 해당하는 31명(최소 6개 지역)에게 추천서를 받아야 입후보할 수 있다. 김 회장이 각 시·도회장을 압박해 입후보 자체가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이 처음부터 한 대표를 밀려고 준비한 정황이 많다”며 “한 대표와는 공동도급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한림건설과 계룡건설산업은 대전 소재 민간 공동 주거환경개선사업(1조원), 강릉~제진 단선 전철 제1공구 건설산업(2838억원) 등 최근 네 건의 공동도급을 맡았다.
이런 의혹에 대해 김 회장은 “작년 6월 16개 시·도회장을 새로 뽑았고, 대의원은 각 시·도회장이 임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앙회장에겐 아무 권한이 없다”고 했다. 그는 “임명장 줄 때 한번 본 사람에게 어떻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느냐”며 “선거 전에는 개인적으로 누가 됐으면 좋겠다고 얘기했지만, 선거가 본격 시작된 10월 26일 이후엔 오해를 살 만한 일정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공동 입찰과 관련해선 “1년에 한 건 정도 공동도급한 건데 다른 대기업과는 1년에 다섯 건씩 한다”고 발언했다. 김 회장은 “협회장 추천은 하라 마라 할 자격도 없고, (설사 한다고 해도) 내 말을 듣지 않는다”며 “퇴임을 앞두고 흠집을 내려는 것 같아 답답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데 자리싸움이 볼썽사납다”고 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