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는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실패에도 그 과정에서 경제·문화적으로 발전된 한국의 저력을 세계에 알린 것은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민관은 전방위 유치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남아메리카, 카리브, 태평양 도서국에 이르기까지 그간 교류가 적었던 여러 나라와 소통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9일 “국민들의 단합된 유치 노력은 한국의 국가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을 뿐 아니라 한국 산업의 글로벌 지평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각 나라는 소비재부터 첨단 기술, 미래 에너지 솔루션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한국과 파트너십을 희망했다”며 “기업들은 글로벌 인지도 강화, 신시장 개척, 공급망 다변화, 새로운 사업 기회 등 의미 있는 성과도 얻었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세계 다양한 국가와의 교류 역시 향후 한국 경제의 신시장 개척에 교두보가 되고, 엑스포 유치를 위한 노력과 경험은 앞으로 한국이 아시아의 리더를 넘어 글로벌 리딩 국가로 나아가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이번 유치 활동은 경제·문화적으로 발전된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을 뿐 아니라 세계 각국 많은 정상과의 만남을 통해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국가의 위상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엑스포 준비 경험이 수출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세계를 누비며 유치에 공을 들였던 재계 총수들도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그러나 전 세계에 기업을 알리고 네트워크를 다진 데 의미를 부여했다.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까지 ‘1인 3역’을 하며 세계 주요 인사를 대상으로 활발하게 유치 활동을 펼쳤다. SK그룹은 이번에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는 등 부수 효과가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일본으로 이동해 글로벌 경영을 이어갔다.

파리에 남아 투표 결과를 끝까지 지켜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투표가 끝난 뒤 임직원들에게 고생했다며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번 파리 출장 동안 임직원들에게 “국가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다양한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진정성 있는 네트워킹 형성 등의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일규/김재후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