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샵 등을 개발한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가 클라우드 기반 디자인 플랫폼 업체인 피그마를 인수하려는 시도에 제동이 걸렸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이어 영국 시장경쟁청(CMA)도 “영국의 디지털 디자인 부문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잠정 결론지었기 때문이다.

CMA는 28일(현지시간) “어도비가 피그마를 인수할 경우 영국 디지털 디자이너 대다수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혁신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입장을 냈다. 어도비가 경쟁사인 피그마를 200억달러(약 26조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뒤 CMA는 심층 조사를 해왔다. 그 결과 CMA는 “이 거래가 성사될 경우 피그마가 어도비의 주력 제품인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의 경쟁자 자리에서 내려오게 된다”며 “그러면 이 시장에서의 경쟁이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CMA의 최종 결정은 내년 2월 25일 전에 나올 예정이다.

지난 8월 EU 집행위원회에 이어 CMA도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음에 따라 어도비의 피그마 인수가 불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U 집행위는 1단계인 예비조사 결과 “어도비의 피그마 인수가 글로벌 디지털 디자인 서비스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 EU 집행위는 심층 조사를 진행 중이며 최종 결정은 다음달 나올 예정이다.

2012년 설립된 피그마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협업에 강점을 지닌 디자인 소프트웨어 업체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