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가 꽂혔다"…요즘 올리브영 매장 장악한 제품들 [박동휘의 컨슈머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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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프로젝트'에 '올인'하는 CJ올리브영
헬스케어 유통 '맹주' 노린다
헬스케어 유통 '맹주' 노린다
‘H 프로젝트’. 화장품 등 ‘뷰티’ 전문점인 CJ올리브영에서 요즘 가장 많이 언급되는 말이라고 한다. 헬스케어의 영문 앞 글자인 ‘H’를 따서 간단히 짓긴 했지만, CJ올리브영이 들이는 공은 상당하다. 가장 인기 있는 뷰티 상품이 진열되던 CJ올리브영 매장 중심은 건강기능식품 매대로 바뀌었다.
CJ올리브영이 6조원대 규모로 성장한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화장품에 이어 헬스케어로 영역을 넓힘으로써 향후 기업공개(IPO) 시 몸값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020 세대의 ‘참새 방앗간’ 역할을 하고 있는 CJ올리브영이 5060세대 중심인 헬스케어 시장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건강기능식품 업계 관계자는 “CJ올리브영이 건기식의 대표 업체들 20여 곳과 함께 작년부터 H프로젝트를 준비했다”며 “전국 매장의 핵심 매대를 건기식으로 채울 만큼 상당한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올리브영 매장마다 입구로부터 가장 눈에 띄는 매대에 ‘뉴칸’, ‘아임비타’, ‘프레스샷’, ‘마그랩’ 등 건기식을 배치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이 헬스케어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가장 큰 이유는 건기식의 소비 연령대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건기식 업계 관계자는 “홍삼 아니면 루테인 등 몇몇 개별 인정형 제품이 건기식 시장을 지배하던 데서 최근엔 수험생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제품 등 특정한 상황, 연령, 성별 등에 따라 건기식 종류가 세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대, 20대들이 스킨 케어를 사듯이 헬스케어 제품을 구매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CJ올리브영이 판매 중인 프레스샷이 대표적인 사례다. 비타민과 아미노산 등을 적절히 배합해 수험생을 위한 피로 회복제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용기 상단의 버튼을 힘껏 누르면 각 성분이 고루 섞이면서 용액이 핑크빛으로 변하는 등 재미와 시각적 효과까지 잡으면서 10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캐즐’이라는 서비스를 선보이며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는 롯데헬스케어 역시 1020세대를 겨냥해 내년 3월 체중 관리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들을 플랫폼으로 유입시키려는 전략이다.
홈쇼핑의 위력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홈쇼핑 업체들은 공중파 방송과의 협업을 통해 루테인 등 개별 인정형 건기식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데 집중해왔다. 개별 인정 원료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한 <건강기능식품공전>에 등재되지 않은 것으로, 식약처장이 개별적으로 효능을 인정한 원료를 말한다.
제약사를 비롯해 노바렉스, 서흥 등 건강기능식품 개발·제조사들은 수십억 원의 R&D(연구·개발) 비용을 투자해 새로운 건강기능식품을 시장에 내놓음으로써 시쳇말로 ‘대박’을 노린다. 유명 연예인을 활용해 TV 광고를 찍는 등 밑천이 많이 들기 때문에 홈쇼핑 등 매스 마케팅이 가능한 채널을 주로 활용해왔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여에스더 유산균 등으로 유명한 에스더포뮬러가 홈쇼핑 마케팅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라며 “방송인인 여에스더 대표가 건강 정보를 제공하는 방송에 출연하고 이와 연계해 홈쇼핑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덕분에 2021년 857억원이었던 에스더포뮬러의 매출은 지난해 2016억원으로 급증했다. 영업이익도 123억원에서 445억원으로 뛰었다.
이랬던 에스더포뮬러가 올 들어선 ‘홈쇼핑 탈출’을 선언하고 자사몰 판매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기식 업계 관계자는 “작년까지 광고선전비로 500억원가량을 쏟아부었는데 올해는 자사몰 강화로 전략을 변경하면서 영업이익이 폭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에스더포뮬러는 대표가 워낙 유명인이어서 예외 사례라고도 할 수 있지만 홈쇼핑을 통한 판매가 비용 대비 효과가 적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CJ올리브영은 향후 CJ그룹의 미래와 관련해 핵심 기업으로 꼽힌다. CJ그룹은 오랫동안 콘텐츠에 투자해왔고, 한류의 세계화를 이끈 주역 중 하나다. 하지만 K콘텐츠를 어떻게 돈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에 관해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K뷰티에 이어 K헬스케어를 한류와 연결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CJ올리브영의 가치는 지금보다 몇 배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10대가 건기식에 꽂혔다"....CJ올리브영의 승부수
CJ올리브영은 ‘헬시어터’라는 컨셉트로 ‘입소문 마케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올리브영과 CJ CGV의 일종의 콜라보 마케팅이다. 영화관에서뿐만 아니라 올리브영 매장 벽면도 ‘건강 루틴 절찬 상영 중’이라는 문구와 함께 헬시어터로 뒤덮였다.건강기능식품 업계 관계자는 “CJ올리브영이 건기식의 대표 업체들 20여 곳과 함께 작년부터 H프로젝트를 준비했다”며 “전국 매장의 핵심 매대를 건기식으로 채울 만큼 상당한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올리브영 매장마다 입구로부터 가장 눈에 띄는 매대에 ‘뉴칸’, ‘아임비타’, ‘프레스샷’, ‘마그랩’ 등 건기식을 배치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이 헬스케어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가장 큰 이유는 건기식의 소비 연령대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건기식 업계 관계자는 “홍삼 아니면 루테인 등 몇몇 개별 인정형 제품이 건기식 시장을 지배하던 데서 최근엔 수험생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제품 등 특정한 상황, 연령, 성별 등에 따라 건기식 종류가 세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대, 20대들이 스킨 케어를 사듯이 헬스케어 제품을 구매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CJ올리브영이 판매 중인 프레스샷이 대표적인 사례다. 비타민과 아미노산 등을 적절히 배합해 수험생을 위한 피로 회복제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용기 상단의 버튼을 힘껏 누르면 각 성분이 고루 섞이면서 용액이 핑크빛으로 변하는 등 재미와 시각적 효과까지 잡으면서 10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캐즐’이라는 서비스를 선보이며 헬스케어 플랫폼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는 롯데헬스케어 역시 1020세대를 겨냥해 내년 3월 체중 관리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들을 플랫폼으로 유입시키려는 전략이다.
연매출 2000억 에스더포뮬러의 홈쇼핑 탈출…헬스케어 유통 시장의 변화
CJ올리브영이 헬스케어 시장에 먼저 깃발을 꽂으려는 또 다른 동인도 있다. 헬스케어 유통 시장이 뚜렷한 1등이 없는 무주공산 상태라는 것이다. 건기식 등 헬스케어 리테일 시장은 홈쇼핑, 방문판매, 자사몰(온오프라인 자사 매장) 등 3개 채널이 주축이었다. 이 가운데 방판 채널은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코로나 3년이 결정타였다. 건기식 방판 유통의 강자인 한국암웨이만 해도 지난해 매출이 7808억원에 불과했다. 2018년 매출은 7735억원이었다.홈쇼핑의 위력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홈쇼핑 업체들은 공중파 방송과의 협업을 통해 루테인 등 개별 인정형 건기식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데 집중해왔다. 개별 인정 원료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한 <건강기능식품공전>에 등재되지 않은 것으로, 식약처장이 개별적으로 효능을 인정한 원료를 말한다.
제약사를 비롯해 노바렉스, 서흥 등 건강기능식품 개발·제조사들은 수십억 원의 R&D(연구·개발) 비용을 투자해 새로운 건강기능식품을 시장에 내놓음으로써 시쳇말로 ‘대박’을 노린다. 유명 연예인을 활용해 TV 광고를 찍는 등 밑천이 많이 들기 때문에 홈쇼핑 등 매스 마케팅이 가능한 채널을 주로 활용해왔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여에스더 유산균 등으로 유명한 에스더포뮬러가 홈쇼핑 마케팅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라며 “방송인인 여에스더 대표가 건강 정보를 제공하는 방송에 출연하고 이와 연계해 홈쇼핑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식”이라고 말했다. 덕분에 2021년 857억원이었던 에스더포뮬러의 매출은 지난해 2016억원으로 급증했다. 영업이익도 123억원에서 445억원으로 뛰었다.
이랬던 에스더포뮬러가 올 들어선 ‘홈쇼핑 탈출’을 선언하고 자사몰 판매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기식 업계 관계자는 “작년까지 광고선전비로 500억원가량을 쏟아부었는데 올해는 자사몰 강화로 전략을 변경하면서 영업이익이 폭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에스더포뮬러는 대표가 워낙 유명인이어서 예외 사례라고도 할 수 있지만 홈쇼핑을 통한 판매가 비용 대비 효과가 적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건강기능식품에도 한류의 날개를 달 수 있다면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에 1289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젊은 MD들이 글로벌 뷰티 시장을 탐방하며 최근 트렌드와 스토리를 담은 상품들을 매대에 올려놓음으로써 올리브영을 ‘1020세대의 안방’으로 만들었다. CJ올리브영은 이 같은 방식이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도 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십억원의 연구비가 들어가는 개별 인정형 제품 외에 해외에서 유행하는 건기식을 스토리를 입혀서 빠르게 국내에 들여오는 방식이 앞으로 시장의 대세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CJ올리브영은 향후 CJ그룹의 미래와 관련해 핵심 기업으로 꼽힌다. CJ그룹은 오랫동안 콘텐츠에 투자해왔고, 한류의 세계화를 이끈 주역 중 하나다. 하지만 K콘텐츠를 어떻게 돈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에 관해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K뷰티에 이어 K헬스케어를 한류와 연결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CJ올리브영의 가치는 지금보다 몇 배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