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총회서 대책 마련 요구, 교육청 관계자와 질의응답도

제주의 한 고등학교 화장실에서 있었던 불법촬영 사건으로 학생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학부모들이 임시총회를 개최하는 등 행동에 나섰다.

'교내 화장실 불법촬영' 학생·학부모 커지는 불안감
제주도교육청과 A고교 학부모회 등에 따르면 최근 A고 교내 화장실 불법촬영 사안과 관련해 29일 오후 6시 30분 학부모회 임시총회가 열렸다.

이 고교에서는 지난달 18일 체육관 여자 화장실에서 교사가 바닥에 놓인 갑티슈 안에 불법촬영 기기가 들어있는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으며, 수사가 시작되자 재학생 B군이 자수했다.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교내 화장실 3곳에서 불법 촬영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피해자가 다수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건으로 학생들이 학교 화장실 이용을 불안해하는 등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과 우려가 커진 상태다.

불법촬영 기기를 최초 발견한 교사와 교감 지시로 B군 가정방문을 다녀온 여교사가 병가를 내는 등 교사들도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다.

B군은 교권보호위원회 결정에 따라 퇴학 조치됐다.

이날 학부모 임시총회에서는 불법촬영 사건 개요에 대한 설명, 피해자 확인 방법 안내와 대책 마련 요구, 도교육청 교육국장과의 질의응답 등이 이뤄졌다.

이 사건과 관련해 학부모회는 학생들의 심리적 어려움에 대한 전문적인 상담과 치료비 지원, 피해 학생 등교 거부 시 온라인 수업 지원과 학업일수 인정 등 실효성 있는 지원과 함께 사안 처리 미흡에 대한 교장·교장 징계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회는 전날 학교 앞에서 '피해 학생들을 위한 지원은 무엇인가', '교육청은 불법촬영 문제 책임지고 해결해라'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서서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학부모회 관계자는 "사안의 심각성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학부모 분들께 사안을 알리기 위해 피켓도 들었고, 총회도 열게 됐다"며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모아 교육당국에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경규 교육청 교육국장은 "우선 학부모님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현재 교육청에서 심리 상담 등 지원을 하고 있지만 부족한 점이 없는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서 추가로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청은 A고교에 대해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불법촬영 기기 특별 정밀점검을 하루 2회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 27∼28일 학생 응급심리지원 특별상담실을 운영하고 피해 교사에 대해 심리 상담과 치료비 지원을 하는 등 지원에 나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