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처럼 쇼핑하라"…블프도 휩쓴 중국 쇼핑몰 [나수지의 미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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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온라인 패션 사이트로 설립한 쉬인은 2년 전 본사를 중국 난징에서 싱가포르로 옮겼습니다. 미국 무역분쟁이 본격화하면서 '유탄'을 피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입니다. 쉬인은 마지막 투자 유치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660억달러로 평가받았습니다. IPO에서는 900억달러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되면 2021년 디디추싱 상장(당시 기업가치 684억달러) 이후 가장 큰 중국업체의 미국 증시 IPO 사례로 남을 전망입니다.
쉬인은 글로벌 패스트패션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매출은 230억달러로 H&M, COS, 앤아더스토리 등을 보유한 스웨덴의 H&M 그룹(지난해 매출 210억달러), 자라를 보유한 스페인의 인디텍스(238억달러)와 맞먹는 수준입니다.
쉬인이 이렇게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초저가 전략 때문입니다. 쉬인에서 원피스는 대체로 10달러(약 1만3000원), 티셔츠나 바지는 5달러에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다른 브랜드보다 조금 싼 게 아니라 10분의 1 수준의 '초저가' 수준입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쉬인의 미국 패스트패션 시장점유율은 40%에 달합니다. H&M(16%)과 자라(13%) 등을 압도하는 수준입니다.
다만 미국 의회를 중심으로 쉬인의 의류 제조방식에 대한 비판이 강한 건 상장 걸림돌입니다. 쉬인은 3년 전에도 상장을 추진했지만 중국 신장 위구르족 탄압 논란과 공장내 저임금노동, 강제노동 문제에 부딪습니다. 미국은 2021년부터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을 제정해 위구르지역에서 제조된 상품은 미국으로 반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쉬인은 위구르에 공장이 없다고 반박했지만, 값싼 제품을 어떤 방식으로 제조하고있는지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발을 넓히고 있는 업체는 쉬인 뿐이 아닙니다. 전자상거래 기업 '테무'의 모회사인 핀둬둬는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94% 늘어난 688억위안,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47% 늘어난 155억위안을 기록했습니다.이 날 미국증시 오전장에서 핀둬둬 주가는 장중한 때 18%가까이 상승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핀둬둬 실적 발표 후 보고서에서 "소매분야에서 테무의 침투력이 파괴적인 속도"라고 평가했습니다. 검색기록을 기반으로 소비자 관심도를 측정했을 때 H&M보다 10배, 자라보다 15배 성장속도가 빠르다는겁니다. 테무는 2022년 9월 출시이후 47개국으로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지난달 기준 앱 다운로드 건수만 2억 3000만건, 월간 활성사용자 수는 1억 2000만명에 달합니다. 가입자 가운데 43%가 미국에서 이뤄졌습니다. 마켓워치는 "테무의 파괴적인 성장으로 달러트리 파이브빌로우 등 미국내 저가형 소매업체들이 위협받고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욕 = 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