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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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은 30일 티빙과 웨이브가 합병하면 국내 드라마·예능 장르에서 압도적 사업자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두 기업은 현재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합병 후 투자 금액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면 흑자 달성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증권사 최용현 연구원은 "재무 우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점유율 확대, 콘텐츠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으로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양사는 국내 드라마, 예능 중심으로 콘텐츠를 제공하기에 합병하면 해당 장르에서 압도적인 사업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빙과 웨이브의 대주주인 CJ ENMSK스퀘어는 합병을 포함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CJ ENM과 SK스퀘어의 OTT 합병 관련 양해각서(MOU)는 내달 초 체결될 것으로 알려졌다.

최 연구원은 합병 후 재무 효과를 가늠하려면 이용자 증가세, 콘텐츠 비용 축소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OTT 시장에서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수(MAU) 기준 티빙과 웨이브는 각각 3위와 4위에 올랐다"며 "합병을 통해 가입자 이탈이 없다면 시장 점유율은 넷플릭스와 비슷해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티빙과 웨이브의 영업비용 가운데 70%는 콘텐츠 투자 비용이 차지했다"며 "합병 후 콘텐츠 투자 규모를 줄이면 영업익 흑자 달성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콘텐츠 비용 절감이 실적에 반영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 연구원은 합병 비율도 주목했다. 그는 "티빙의 이용자 수가 웨이브보다 많고, 투자 유치 시 인정받은 기업 가치를 고려할 때, 티빙의 기업 가치가 웨이브보다 높게 형성될 것"이라며 "단순 합병 시 예상되는 CJ ENM의 지분율은 20%대로 추정되는데,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비상장 자회사를 40% 이상 보유해야 하므로 추가 지분 매입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짚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