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서비스 '전국 최저', 세 부담 '전국 최고' 도시 전락
강원연구원 '日 유바리시 파산 경험이 강원도에 주는 교훈'

투자 실패는 지자체가 했는데…피해 감당은 지역주민
국내 대표 탄광지역인 강원 태백시에 있는 마지막 탄광의 폐광을 앞두고 일본 대표 탄광도시 홋카이도 유바리시에 대한 연구보고서가 나와 관심이다.

지경배·조성배·김범수 강원연구원 연구진이 올해 9월 유바리시를 직접 방문해 작성한 연구보고서인 정책톡톡 '일본 유바리시 파산 경험이 강원도에 주는 교훈'이다.

30일 연구보고서를 보면 석탄산업 전성기인 1965년 인구 11만7천명이던 유바리시는 1970∼80년대 에너지 효율화 정책에 따른 폐광으로 급속히 쇠퇴하기 시작했다.

유바리시는 도시의 쇠퇴를 막고자 석탄박물관, 세계동물관, 로봇 대과학관, 스키장 등 총 176억원을 투입해 대규모 관광시설을 조성했다.

그러나 1991년 231만명을 절정으로 관광객이 급감했고, 이는 부채를 상환 못 할 정도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석탄산업 몰락과 관광산업 실패로 인구도 급감했다.

인구 급감은 세입 급감으로 이어졌지만, 유바리시는 세입 감소에 따른 세출 삭감을 하지 않았다.

투자 실패는 지자체가 했는데…피해 감당은 지역주민
◇ 1965년 11만7천명에서 2023년 6천500명으로 급감
결국 유바리시는 2006년 파산했다.

'공공행정은 망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깨뜨린 당시 유바리시의 파산은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파산 전인 2005년 유바리시의 주민 1인당 지방채 부담액은 유사 규모 지방자치단체의 3배에 달했다.

인구는 전성기였던 1965년 11만7천명의 11% 수준인 1만3천명으로 줄었다.

파산 후유증은 컸다.

유바리시 공무원은 1/3, 시의원은 1/2로 각각 줄였다.

40개이던 초·중·고등학교는 각각 1개교씩 3개 학교만 남았다.

지방세 등의 인상으로 유바리시는 세금 부담이 가장 큰 도시가 됐다.

행정 서비스는 전국 최저, 세 부담은 전국 최고인 도시가 되자 주민들도 잇따라 떠났다.

유바리시의 2023년 인구는 6천500명이다.

투자 실패는 지자체가 했는데…피해 감당은 지역주민
◇ 유바리처럼 관광산업 투자 태백시 인구도 감소 중
연구보고서는 "파산 후유증은 온전히 지역주민에게 전가돼 삶의 질 저하와 지역소멸로 이어진다"며 "유바리시 파산을 교훈 삼아 탄광지역의 미래를 고민하는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 전인 1988년 46개에 이르던 태백지역 탄광은 현재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 한 곳을 제외하고 모두 문을 닫았다.

장성광업소도 2024년 폐광 예정이다.

태백시는 유바리시를 성공모델로 1990년대 초부터 관광산업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했다.

그러나 1988년 말 11만5천175명에 이르던 인구는 계속 줄어 2023년 10월 현재 3만8천720명만 남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