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현숙 한국투자증권 목동PB센터 팀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
진현숙 한국투자증권 목동PB센터 팀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
연말을 앞두고 소비 증가로 인해 주가가 오른다는 '산타랠리'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증시를 억눌러왔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다는 점이 국내 증시에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동시에 내년 글로벌 경기 연착륙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과도하게 선반영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진현숙 한국투자증권 목동PB센터 팀장은 연말 산타랠리가 가능하다는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회복이 이뤄지고 있고 공매도 금지를 통한 제도 개선, 대주주 기준이 상향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그는 "증시에 불리한 고금리 환경이나 국내외 굵직한 선거 일정 등이 있어 시장 불확실성 요소도 있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감이 많이 완화됐고 기업들의 실적이 견조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연말까지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증시, 상반기 상승·하반기 횡보세 예상"


진 팀장은 PB로 25년가량 경력을 쌓은 투자 전문가다. 그는 1991년 말에 한국투자신탁증권(현 한국투자증권)에 입사해 본사를 거쳐 지금까지 PB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목동PB센터에서 근무 중이다.

내년 코스피는 상반기는 상승, 하반기는 횡보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진 팀장의 예측이다. 코스피 예상 밴드는 2200~2650선을 제시했다.

그는 "상반기는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게 유리하고 하반기는 지수가 횡보할 것으로 예상돼 개별종목 중심의 트레이딩이 요구된다"며 "정책 효과 약화와 정치 불확실성으로 전체 시장에 집중하는 것보다 미시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장기적으로는 비만 치료제를 추천했다. 내년에 반도체 시장이 세계적으로 20% 정도 성장해 주도주로 부상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비만 치료제 시장의 경우 연평균 30% 성장해 2030년까지 1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진 팀장의 분석이다.

그는 "디램(DRAM)의 미세화와 고대역폭메모리(HBM)3 관련 밸류체인의 실적 반등이 내년 1분기부터 여타 밸류체인보다 빠르게 확인될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유진테크를 추천한다"며 "비만 치료제와 관련해서는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일동제약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식 외 투자 대안으로는 국채 투자와 환테크를 추천했다. 내년 6월 기준금리 하락이 예상되고 있어 자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 팀장은 "미국 국채의 경우 현재 수익률이 7% 정도 나오고 있어 가장 많이 추천하고 있고 우리나라 국채는 표면이자율이 낮고 자본 차익이 기대돼 4% 정도의 예상수익률을 볼 수 있다"며 "브라질 국채의 경우 투자 유의 종목이긴 하지만 10%대 예상 수익률과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진현숙 한국투자증권 목동PB센터 팀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
진현숙 한국투자증권 목동PB센터 팀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

"투자 환경 갈수록 복잡…예측보다 대응하는 투자해야"

그는 최근 고객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내년에 대거 만기 상환을 앞두고 있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내용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해당 ELS는 손실상환될 가능성이 높아 투자자들의 걱정이 큰 상황이다.

진 팀장은 "내년 1월부터 만기가 돌아오는데 고객 대부분 이런 상황을 인지하고 있긴 하지만 원금 회복방안을 마련해 드려야 하기 때문에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손실이 평균 30~40% 정도 돼 손절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객들에게 내년까지 조금 지켜보자고 조언하는 중이고 적극적인 투자자들의 경우 추가로 저가 매수해 매입 단가를 낮춰 엑싯(투자금 회수)하자고 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진 팀장은 자신에게 1억원의 투자금이 주어진다면 미국 국채와 브라질 국채에 각각 30%를 투자하고 미국의 대형기술주와 엔화에 각각 20%씩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안정적인 투자자다보니 분산투자해야 할 것 같고 주식의 경우 '매그니피센트7(애플, MS, 아마존, 알파벳,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투자 환경이 갈수록 점점 복잡해지고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에게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대비하는 투자 습관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그는 "자산관리 업계에 근무하는 저로서도 시장 벤치마크 대비 우수한 성적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유튜브에 난무하는 잘못된 정보에 너무 의존하기보다 자기만의 투자 원칙을 가지고 투자에 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