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세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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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이 최근 개편한 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전략실에 강력 쇄신 주문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두 번째로 경영전략실 전략회의를 주재한 정 부회장은 대대적인 인사시스템 개편을 주문했다.

30일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 28일 경영전략실 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그룹 미래 성장을 위해 "철저하게 성과 기반의 인사·보상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경영전략실의 역할 중 인재 확보를 포함한 '인사'는 각 계열사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더욱 신중하면서도 정확한 인사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그룹 전체의 현행 인사 제도를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개선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모든 인사와 보상은 철저하게 성과에 기반해야 한다"며 "성과에 대한 평가 지표도 구성원 모두가 수긍하고 예측할 수 있도록 객관적이고 명확한 핵심성과지표(KPI)를 수립해달라"고 설명했다.

특히 KPI의 수립부터 집행까지 전 과정이 정교하게 구성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부회장은 "단순히 전년과 비교해 성장했는지 감소했는지를 따지는 수준을 넘어 거시경제적 추세와 해당 산업군의 업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매출이 5% 신장했지만, 해당 산업군 내 경쟁사들이 평균 20% 신장했다면 과연 잘했다고 평가해야 하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마찬가지로 역성장을 했더라도 전반적인 경기 부진과 업계 침체 속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면 성과를 인정해주는 방향으로 평가 시스템을 정교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성과를 냈으면 확실한 보상을 뒷받침해주고, 그렇지 못하면 반드시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우수 인재를 육성 또는 영입할 수 있고, 이러한 우수 인재 확보가 그룹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 부회장이 지난 20일 첫 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조직·시스템·업무처리 방식까지 다 바꿀 것을 지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인사 시스템을 정조준한 것. 경영전략실은 앞으로 KPI 마련과 이에 따른 성과와 보상 역시 예측 가능하도록 그룹 전반의 인사 시스템을 정교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17일 계열사별 사업을 조정·지원·통합해 그룹의 미래 성장을 이끌 컨트롤타워를 강화하기 위해 기존 전략실을 경영전략실로, 전략실 산하 지원본부와 재무본부를 각각 경영총괄과 경영지원총괄 조직으로 개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8년 만에 수장을 교체했다.

신세계그룹 측은 정 부회장이 연이어 전략회의를 주재한 데 대해 "경영전략실과 신세계그룹의 변화와 혁신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