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남부서 민간인 안전지대로 몰며 점진적 공격 예상"
남부에 하마스 지도부 은신…피란민 등 220만명 달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일시 휴전이 끝나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궤멸을 위한 장기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4일 양측의 일시 휴전 개시 당시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와 그 주변에 배치돼있던 이스라엘군(IDF)의 기갑사단과 보병사단 대부분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병사들은 짧은 휴가를 마치고 복귀하는 등 IDF는 휴전 종료 이후 공격을 재개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당초 나흘에서 엿새로 늘어난 양측의 휴전은 30일 오전 7시(한국시간 오후 2시) 종료 예정이었지만 하루 추가로 연장됐다.

"이스라엘, 휴전 끝나면 장기전…표적 한개씩 타격할 듯"
IDF는 휴전이 끝나면 하마스가 가자지구 북부지역에서 하마스의 거점과 터널을 더 많이 타격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지역은 가자지구 북부지역의 4분의 3 정도로, 많은 하마스 전투원이 여전히 활동하며 격렬한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고 IDF는 평가했다.

가자시티 주민들은 거의 모두 가자지구 남부로 대피해 IDF는 민간인 피해를 의식하지 않고 압도적인 화력의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할 수 있게 됐다.

IDF는 가자지구 북부지역 작전을 마치면 남부로 진격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자지구 남부에는 하마스의 가자지구 지도자로 지난달 7일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공격을 주도한 야히야 신와르 등 하마스 지도부가 숨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와르는 가자지구 남부 최대 도시인 칸유니스 출신이다.

하마스가 붙잡고 있는 대부분의 인질이 칸유니스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가자지구 남부 거주민이 약 150만명의 피란민을 포함해 220만명에 달해 IDF의 공격 시 가자지구 북부에서보다 더 큰 참사가 우려된다.

IDF의 가자지구 북부 공격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1만5천여명보다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고, 인질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이를 의식한 듯 이스라엘 고위 장교들은 가자지구 남부지역 전투는 북부지역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해왔다.

"이스라엘, 휴전 끝나면 장기전…표적 한개씩 타격할 듯"
이스라엘 장교들은 IDF가 이스라엘 여러 도시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을 뿌리뽑기 위해 2002년 서안지구에서 벌인 '방패 방어 작전'을 비교 대상으로 삼고 있다.

당시 작전은 팔레스타인 여러 도시에서 한 달 보름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진행됐다.

하마스가 과거보다 더 많은 전투원과 더 강력한 무기를 보유한 점을 고려할 때 IDF의 가자지구 남부지역 작전 규모는 2002년 작전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IDF가 가자지구 북부에서처럼 한 번에 점령하려는 시도 대신에 장기화할 수 있는 작전을 준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타임스는 IDF가 한 번에 1~2개의 목표물을 공격하면서 민간인들을 '안전지대'로 몰아넣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했다.

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전략이지만 적어도 현재로서는 이스라엘이 전쟁을 포기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더타임스는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