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컨설팅하면 떼돈 버는데…공인중개사 뭐하러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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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컨설팅 용역과 중개업무 달라…중개사 자격 꼭 필요"
이종혁 협회장 "판결로 공인중개사들 권익·권리 신장됐으면"
이종혁 협회장 "판결로 공인중개사들 권익·권리 신장됐으면"
공인중개사가 없는 부동산 컨설팅 업체의 중개 행위가 부적절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그동안 컨설팅을 명목으로 고가의 용역비를 받아온 업체들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은 최근 A 부동산 컨설팅 업체가 제기한 용역비 청구 소송에 대해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사실상 중개행위이므로 공인중개사의 중개가 필요하고, 공인중개사가 없는 용역비 청구는 부당하는 것이다.
A업체는 2021년 건물주인 B씨와 부동산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내용에는 A업체가 B씨가 소유한 건물에 프랜차이즈 업체를 입점시켜주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후 A업체는 작년 11월 B씨의 건물에 계약 내용 대로 프랜차이즈 업체를 입점시키고 임대차 계약까지 마무리 지었다.
이 과정에서 B씨의 불만은 많았다. 컨설팅 계약을 맺었지만 시장조사와 사업 진행과 관련한 브리핑 등을 받지 못했다. 프랜차이즈 업체를 입점하는 과정에서도 철거 등을 비롯해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심지어 컨설팅 비용으로 요구한 4000만원도 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건물을 임대해주고 내는 법정 수수료는 1200만원 수준인데 이보다 이보다 3배 더 많은 수준이었다.
이에 B씨는 컨설팅 비용 지불을 거부했고, A업체는 용역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A업체는 계약에 따라 프랜차이즈 입점 컨설팅 용역을 수행했고 임대차 계약까지 진행했기에 B씨에게 받기로 한 4000만원과 이에 대한 지연 이자까지 받아야겠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업체가 제기한 청구를 기각했다. A업체가 '부동산 컨설팅'이라는 것을 진행했지만 컨설팅 행위라고 볼 수 있는 용역은 거의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나마 가장 중요한 행위가 임대차 계약이었지만, 문제는 A업체 내에 부동산 공인중개사 자격을 갖춘 직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재판부는 "A업체는 중개사무소의 개설등록을 한 법인이 아닌 데다 회사 내 공인중개사 자격을 가진 사람도 없다"며 "컨설팅 대금을 지급 받기 위해서는 공인중개사법에 따른 중개행위와 구별되는 업무를 수행해야 하지만 이런 사실이 없다"며 기각 이유를 밝혔다.
이번 사건을 맡은 이성우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는 "그동안 시장에서는 '부동산 컨설팅회사를 차리거나 컨설팅을 하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데, 왜 힘들게 부동산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느냐'는 말들이 있었지만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컨설팅을 명목으로 공인중개사법 법정 수수료를 몇 배 초과하는 금액을 받는 시장의 관행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협회장은 "컨설팅과 중개는 전혀 다른 영역"이라면서 "컨설팅이라는 간판만 달고 버젓이 중개업무를 해온 업체들이 너무 많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우리나라에 있는 공인중개사들의 권익과 권리가 조금이라도 신장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은 최근 A 부동산 컨설팅 업체가 제기한 용역비 청구 소송에 대해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사실상 중개행위이므로 공인중개사의 중개가 필요하고, 공인중개사가 없는 용역비 청구는 부당하는 것이다.
A업체는 2021년 건물주인 B씨와 부동산 컨설팅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내용에는 A업체가 B씨가 소유한 건물에 프랜차이즈 업체를 입점시켜주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후 A업체는 작년 11월 B씨의 건물에 계약 내용 대로 프랜차이즈 업체를 입점시키고 임대차 계약까지 마무리 지었다.
이 과정에서 B씨의 불만은 많았다. 컨설팅 계약을 맺었지만 시장조사와 사업 진행과 관련한 브리핑 등을 받지 못했다. 프랜차이즈 업체를 입점하는 과정에서도 철거 등을 비롯해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심지어 컨설팅 비용으로 요구한 4000만원도 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 건물을 임대해주고 내는 법정 수수료는 1200만원 수준인데 이보다 이보다 3배 더 많은 수준이었다.
이에 B씨는 컨설팅 비용 지불을 거부했고, A업체는 용역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A업체는 계약에 따라 프랜차이즈 입점 컨설팅 용역을 수행했고 임대차 계약까지 진행했기에 B씨에게 받기로 한 4000만원과 이에 대한 지연 이자까지 받아야겠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업체가 제기한 청구를 기각했다. A업체가 '부동산 컨설팅'이라는 것을 진행했지만 컨설팅 행위라고 볼 수 있는 용역은 거의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나마 가장 중요한 행위가 임대차 계약이었지만, 문제는 A업체 내에 부동산 공인중개사 자격을 갖춘 직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재판부는 "A업체는 중개사무소의 개설등록을 한 법인이 아닌 데다 회사 내 공인중개사 자격을 가진 사람도 없다"며 "컨설팅 대금을 지급 받기 위해서는 공인중개사법에 따른 중개행위와 구별되는 업무를 수행해야 하지만 이런 사실이 없다"며 기각 이유를 밝혔다.
이번 사건을 맡은 이성우 법무법인 한별 변호사는 "그동안 시장에서는 '부동산 컨설팅회사를 차리거나 컨설팅을 하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는데, 왜 힘들게 부동산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느냐'는 말들이 있었지만 이번 판결을 계기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컨설팅을 명목으로 공인중개사법 법정 수수료를 몇 배 초과하는 금액을 받는 시장의 관행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혁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협회장은 "컨설팅과 중개는 전혀 다른 영역"이라면서 "컨설팅이라는 간판만 달고 버젓이 중개업무를 해온 업체들이 너무 많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우리나라에 있는 공인중개사들의 권익과 권리가 조금이라도 신장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