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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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성 칠장사에서 난 화재로 자승 스님이 승려 숙소인 요사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포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던 중 갑작스러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일각에선 ‘타살설’도 제기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현장 CC(폐쇄회로)TV 확인 결과 화재 당시 요사채에는 자승 스님 외 다른 출입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CCTV와 칠장사 관계자 진술, 휴대전화 위칫값, 유족 진술 등으로 토대로 요사채에서 발견된 법구는 자승 스님이 열반한 것으로 잠정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앞서 지난 29일 저녁 6시 50분께 칠장사의 요사채에서 화재가 발생해 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이 입적했다.

자승 스님의 승용차에서는 유서로 추정되는 2페이지 분량의 메모가 발견됐다. 메모에는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이니 검시할 필요 없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불교조계종도 칠장사에서 입적한 자승 스님이 스스로 선택으로 분신했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조계종 관계자는 “자승 스님이 종단 안정과 전법도생을 발원하면서 소신공양 자화장으로 모든 종도들에 경각심을 남기셨다”고 밝혔다. 소신공양(燒身供養)은 불교에서 자기 몸을 불태워 부처 앞에 바치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자승 스님의 입적 후 일각에선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할 이유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승스님이 최근까지 강한 포교 의지를 내비쳐서다. 앞서 자승스님은 사망 이틀 전인 지난 27일 불교계 언론사와의 간담회에서 “앞으로 내가 주관하는 순례는 없을 것 같다”며 “나는 대학생 전법에 10년 동안 모든 열정을 쏟아부을 생각”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당국은 스스로 선택에 의한 입적 가능성에 방점을 두지만 방화나 방화에 의한 살해의 가능성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경찰은 자승 스님 시신 부검 결과와 현장에 남겨진 메모 2장 필적 감정 결과 등을 받아본 뒤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