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철수 미래에셋 센터장 "내년 상반기 美 고용지표 주목…급등하면 경기 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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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릴레이 인터뷰①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
"내년 상반기 미국 고용지표에 주목해야 합니다. 경기가 침체로 갈지, 연착륙을 할지를 결정짓는 변수가 될 겁니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은 내년 한국과 미국의 증시의 핵심 변수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서 센터장은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지만 고용과 경기 침체 없이 이런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며 "실업률이 3%대 후반이나 4%대 초반에 머물면 연착륙하겠지만, 4%대 후반으로 올라가면 침체로 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경기 침체로 이어지면 미국 증시가 조정 받고, 한국 증시도 악영향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서 센터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자산운용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LG투자증권과 KDB대우증권의 리서치센터를 거쳐 KDB대우증권 채권운용본부 운용전략팀장을 맡았다. 미래에셋증권으로 이직한 건 2017년이다. 이 증권사에서 글로벌자산배분본부장을 거쳐 2019년부터 리서치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미국 경기 침체 외에 한국 기업의 실적 둔화 흐름도 국내 증시의 위험(리스크) 요인이라고 서 센터장은 설명했다. 그는 "최근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다"며 "특히 대기업의 수출 실적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서 센터장은 "한국 기업의 재고가 외환위기 당시에 필적할 정도로 많이 쌓여 있어 신규 생산이 억제되고, 재고 밀어내기로 수익성도 나빠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하반기로 가면 재고가 소진되고, 이에 따라 증시도 올라와 내년 코스피지수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서 센터장은 전망했다. 그는 "증시 전체에 온기가 돌고, 특히 반도체주가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반도체의 가격과 판매량이 하반기에는 의미 있는 개선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했다. 선호주와 관련해서는 "올해에는 SK하이닉스의 주가 흐름이 삼성전자보다 좋았지만, 내년에는 메모리 반도체 턴어라운드에 더해 모바일·PC·가전까지 증익 구간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여 삼성전자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서 센터장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이르면 봄, 늦어도 여름께로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서는 "미국이 침체에 빠지지 않는다면 완만한 우하향 흐름을 보이면서 1200원대에서 안착할 전망"이라고 했다. 그는 "과거와 같은 완연한 원화 강세가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 글로벌 리스크 요인이 많아 원화 수요가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흥국 증시 중에서는 인도를 추천했다. 서 센터장은 "인도 젊은층의 소비 욕구가 빠르게 증가하며 거대한 내수시장이 막강한 힘을 발휘할 것"이라며 "인도 경제는 향후 10년 이상 계속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인도 증시에 대한 금융 투자 레버리지도 점점 커지고, 글로벌 공급망 개편에 따른 프렌드쇼어링(동맹국과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과 니어쇼어링(인접국과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의 혜택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서 센터장은 내년 투자 방법으로 '바벨 전략'(안정적 자산과 고위험 자산을 동시에 편입하는 전략)을 추천했다. 그는 "금리가 우하향할 전망이기 때문에 채권을 담되,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상황을 유심히 보고 침체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성장주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경기와 상관 없이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산업인 인공지능(AI)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은 내년 한국과 미국의 증시의 핵심 변수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서 센터장은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지만 고용과 경기 침체 없이 이런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며 "실업률이 3%대 후반이나 4%대 초반에 머물면 연착륙하겠지만, 4%대 후반으로 올라가면 침체로 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경기 침체로 이어지면 미국 증시가 조정 받고, 한국 증시도 악영향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서 센터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자산운용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LG투자증권과 KDB대우증권의 리서치센터를 거쳐 KDB대우증권 채권운용본부 운용전략팀장을 맡았다. 미래에셋증권으로 이직한 건 2017년이다. 이 증권사에서 글로벌자산배분본부장을 거쳐 2019년부터 리서치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다.
미국 경기 침체 외에 한국 기업의 실적 둔화 흐름도 국내 증시의 위험(리스크) 요인이라고 서 센터장은 설명했다. 그는 "최근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다"며 "특히 대기업의 수출 실적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서 센터장은 "한국 기업의 재고가 외환위기 당시에 필적할 정도로 많이 쌓여 있어 신규 생산이 억제되고, 재고 밀어내기로 수익성도 나빠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하반기로 가면 재고가 소진되고, 이에 따라 증시도 올라와 내년 코스피지수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서 센터장은 전망했다. 그는 "증시 전체에 온기가 돌고, 특히 반도체주가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반도체의 가격과 판매량이 하반기에는 의미 있는 개선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했다. 선호주와 관련해서는 "올해에는 SK하이닉스의 주가 흐름이 삼성전자보다 좋았지만, 내년에는 메모리 반도체 턴어라운드에 더해 모바일·PC·가전까지 증익 구간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여 삼성전자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서 센터장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이르면 봄, 늦어도 여름께로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서는 "미국이 침체에 빠지지 않는다면 완만한 우하향 흐름을 보이면서 1200원대에서 안착할 전망"이라고 했다. 그는 "과거와 같은 완연한 원화 강세가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 글로벌 리스크 요인이 많아 원화 수요가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흥국 증시 중에서는 인도를 추천했다. 서 센터장은 "인도 젊은층의 소비 욕구가 빠르게 증가하며 거대한 내수시장이 막강한 힘을 발휘할 것"이라며 "인도 경제는 향후 10년 이상 계속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인도 증시에 대한 금융 투자 레버리지도 점점 커지고, 글로벌 공급망 개편에 따른 프렌드쇼어링(동맹국과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과 니어쇼어링(인접국과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의 혜택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서 센터장은 내년 투자 방법으로 '바벨 전략'(안정적 자산과 고위험 자산을 동시에 편입하는 전략)을 추천했다. 그는 "금리가 우하향할 전망이기 때문에 채권을 담되,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상황을 유심히 보고 침체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성장주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며 "경기와 상관 없이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산업인 인공지능(AI)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