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주거지 개선 등을 위해 서울시가 추진하는 고도지구 재정비안이 해를 넘기게 됐다. 서울시가 지난 6월 제시한 초안에서 중구 회현동과 종로구 평창동 등의 높이 규제가 추가로 완화될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의회는 지난 29일 정례회에서 고도지구 완화와 관련한 별도 의견 청취를 진행했다. 종로구와 중구 등을 지역구로 둔 시의원을 중심으로 형평성 문제와 주택 노후화 문제, 일부 지역 추가 완화 필요성 등 문제를 제기했다. 중구 다산동과 회현동의 경우 기존 조건부 완화가 아니라 절대기준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북한산과 남산 주변 역시 높이 기준 추가 완화와 구릉지 등에 대한 별도 완화 기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구에 지역구를 둔 박영한 시의원은 “고도지구 내 정비사업 추진 때 기존 높이 초과 건물의 기준 완화, 역사문화특화경관지구 중첩지역 추가 해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도지구는 도시경관 보호 및 과밀 방지를 위해 건축물 높이의 최고 한도를 정하는 도시관리계획이다. 서울시는 주요 산, 주요 시설물 등 경관 보호를 위해 고도지구 8개소(9.23㎢)를 지정·관리 중이다. 지난 6월 시가 발표한 재정비안은 두 곳은 해제하고 북한산 주변, 남산 주변은 선별적으로 완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완화 폭이 너무 작거나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구릉지 등은 대상지에서 제외됐다는 주민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이날 취합된 의견을 토대로 재정비안을 수정한 뒤 도시계획위원회에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당초 연내 고시를 예상했지만, 서울시에서 지역 의견수렴 등에 시간이 걸려 내년 2월께 재정비안이 고시·시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의회와 구청 등에서 제시된 의견을 반영해 경관 보존과 함께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할 개선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