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긴축 기조, 6개월 이상 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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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7연속 동결
"물가 목표치 2% 수렴할 때까지
충분히 장기간 긴축 끌고갈 것"
금리인하 지지한 금통위원 없어
"섣불리 금리 낮춰 경기 부양땐
되레 부동산 가격만 뛸 가능성"
"물가 목표치 2% 수렴할 때까지
충분히 장기간 긴축 끌고갈 것"
금리인하 지지한 금통위원 없어
"섣불리 금리 낮춰 경기 부양땐
되레 부동산 가격만 뛸 가능성"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은은 이날 연 3.5%인 기준금리를 지난 2·4·5·7·8·10월에 이어 7회 연속 동결했다. /사진공동취재단](https://img.hankyung.com/photo/202311/AA.35209202.1.jpg)
이 총재는 이날 정례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통화정책에 관해 이같이 밝혔다. 그동안 긴축 기간을 언급할 때 쓴 ‘상당 기간’ 대신 ‘충분히 장기간’이란 표현을 썼다. 한은의 이날 기준금리 동결은 금통위원 7명 전원의 만장일치였다. 향후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금통위원은 없었다.
○금통위원 6명 중 4명은 ‘인상’ 고려
![이창용 "긴축 기조, 6개월 이상 갈 수도"](https://img.hankyung.com/photo/202311/AA.35209633.1.jpg)
향후 금리 수준에 대해선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연 3.75%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물가 경로가 상향 조정되고, 비용 상승 파급 효과의 지속성, 향후 국제 유가 움직임과 관련한 불확실성 등이 남아 있다는 의견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두 명은 “물가뿐만 아니라 성장과 금융안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서 현재 수준인 연 3.5%로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금통위원은 없었다. 이 총재는 “지난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한 금통위원은 해당 발언을 철회했다”고 말했다. 당시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여파 때문에 경기가 상당히 침체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현재는 그런 우려가 많이 줄어든 상태라는 것이다.
○“금리 낮춰 부양해야 할 상황 아냐”
한은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2.1%로 낮춘 만큼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 총재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어 “2%대 성장률이 낮다고 하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며 “섣불리 경기 부양을 하면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등 중장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장 문제는 구조조정을 통해 해결해야지 재정이나 통화정책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고 강조했다.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시장에 대해서도 ‘이르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 총재는 “미국과 영국 등에서 조만간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중앙은행 총재들을 만나 얘기해 보면 시장이 확실히 앞서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 PF, 질서있는 구조조정”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에 대해서도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금리 부담으로 작은 기관, 건설회사 등에서 문제가 생기면 질서있는 구조조정 등을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금통위는 이번 회의에서 코로나19 때 한시적으로 도입해 이날 종료 예정이던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 19조원 중 9조원을 내년 6월 말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긴축 기조로 타격이 우려되는 소상공인 등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