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피드백을 통해 성장한다
자녀를 키우며 부모로서 가장 뿌듯한 일은 아이가 본인의 잘못된 행동을 스스로 반성하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볼 때다.

어느 날 둘째 아이가 혼자 놀던 공간이 지저분한 것을 봤다. 아이가 정리정돈 습관을 키울 수 있게 해야겠다 싶어 ‘스스로 정리하는 습관 프로그램’을 만들어 아이에게 설명해줬다. 프로그램은 아이가 정해진 놀이 시간까지 재미나게 놀 수 있게 알람 시간을 맞춰 놓는 게 핵심이다. 편하게 놀다가도 알람이 울리면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는 규칙을 정한 것이다. 이후 아이와 함께 정리한 공간을 둘러보며 잘된 부분과 조금 더 노력해야 하는 부분 등을 함께 이야기하며 아이 스스로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연습했다. 마치 놀이처럼 정리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이다.

2주 정도 지났을까. 아이는 스스로 갖고 놀던 장난감과 책 등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아이가 스스로 정리하는 습관은 하루로 끝나지 않았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적인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필자는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잘못된 습관을 고쳐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피드백’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달았다. 학창 시절 담임 선생님이 시험이 끝난 뒤면 항상 하신 말씀 중에 “반드시 틀린 문제를 복습해라”는 말을 누구나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필자는 당시 오답 노트를 만들어 왜 틀렸는지 확인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기록했다. 오답 노트를 통해 오답률을 줄일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기록 없는 피드백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배웠다.

전쟁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피드백이라고 한다. 이를 AAR(after action review)이라고 하는데, 미국의 특수부대 네이비실은 매일 작전에 대한 다양한 상황 훈련을 진행하고, 훈련이 끝난 뒤 AAR 피드백 미팅을 반드시 한다. 모든 팀원이 모여 훈련 중에 있었던 서로의 행동을 복기하며, 생각을 공유한다. 이때 중요한 원칙은 피드백에서는 나쁜 것을 좋게 꾸미지 않고, 숨기지 않으며 사실만 말하고 공유한다는 점이다.

필자는 한 달에 한 번씩 지난 한 달을 돌아보는 피드백 시간을 갖는다. “한 달 동안 내가 잘한 것은 무엇인가? 고쳐야 하는 부분, 사용한 시간 등은 무엇이었는가?”를 스스로 질문하며, 개선해야 할 부분을 찾는다.

필자는 피드백을 활용하면 개인이 성장의 길을 빠르게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올 한 해 달력도 이제 한 장밖에 남지 않았다. 누구나 12월이 되면 한 해 있었던 일을 정리하고, 내년을 위한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올해는 내년의 새로운 다짐과 계획을 세우기 전에 나에 대한 피드백을 먼저 해볼 것을 추천한다. 오롯이 나에 대한 피드백을 통해 2024년에는 한 단계 성장한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