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이재명 대표가) 1주일에 며칠씩 법원에 가는 상황”이라며 “이 상태로 총선을 치를 수 있을지 걱정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연일 이 대표를 겨냥한 발언 수위를 높여가면서 당내 갈등이 본격화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에 나와 “(민주당에서) 이상한 침묵이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다”며 “당 구성원들이 소수 의견이나 대안을 말할 사안에도 얘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자신의 싱크탱크인 ‘연대와 공생’ 주최 포럼에서도 “(민주당은) 민주주의라는 면역체계가 무너졌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날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에 대해 “굉장히 적대적이고 폭력적”이라며 “폭력적인 문화는 민주당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로는 “그게 좋은 사람도 있다”며 친명(친이재명)계를 문제 삼았다. 이 전 대표는 이어 “당에서 중지를 모으고 결단할 것은 결단해야 한다”며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 대표의 거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가 친명계에 대응하기 위한 구심점으로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일각에서 나오는 ‘신당 창당설’에 대해 “말해야 할 때 말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추후 계파 갈등 추이에 따라 신당 창당을 밝히고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