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결정 과정에서 주시하는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폭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미 증시가 랠리를 이어가고 내년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나리오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은 30일(현지시간) 지난 10월 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3.0% 올랐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3.1%)에 소폭 못 미쳤다. PCE 가격지수는 7월부터 3개월 연속 3.4%에 머물다 이번에 상승폭이 줄었다. 식품 가격은 2.4% 올랐지만, 에너지 가격이 4.8%나 하락한 영향이 컸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같은 기간 3.5%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2021년 4월(3.2%) 이후 2년 반 만에 최저치다. 월가 전망치와는 부합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5%대를 나타낸 근원 PCE 가격지수는 3월 4.8%, 7월 4.3%, 8월 3.8%, 9월 3.7% 등으로 올 들어 급격하게 둔화해 왔다.

근원 PCE 가격지수는 Fed가 금리 결정 과정에서 물가상승률의 척도로 들여다보는 수치다. 미래 물가상승률을 가장 잘 예측하는 지표라는 판단에서다.

유럽 인플레이션도 눈에 띄게 둔화했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2.4% 올랐는데, 이는 2021년 7월 이후 최저치다. 시장 예상(2.7%) 대비 둔화 속도가 빨랐다는 평가다. EU 회원국 중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5개국의 물가상승률은 이미 유럽중앙은행(ECB)의 목표치인 2%를 밑돌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이 내년부터 통화 완화에 나설 것이란 시장의 기대에 불이 붙게 됐다는 평가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