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안에 수수께끼가 잔뜩...에르메스가 찜한 작가가 서울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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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 히다카 개인전
12월 23일까지 한남동 갤러리바톤
12월 23일까지 한남동 갤러리바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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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벽에 빼곡히 들어찬 문양에는 이슬람 문화가 녹아 있다. 모든 인물이 입은 옷에는 피카소의 디자인이 들어 있다. 하이라이트는 그림 속 시계다. 시계가 가리키는 시간은 8시 24분. 이 그림 뿐만 아니라 전시에 나온 그림 속 모든 시계는 같은 시간을 표시한다. 20시 24분, 즉 새해 ‘2024’를 의미한다.

그는 이슬람에서부터 불교, 민간 신앙까지 여러 문화를 한 그림 안에 섞는다. 이번 전시에서도 거북이, 두루미 같은 동양적 소재를 작품에 녹였다. 일본과 영국 혼혈인 히다카의 출신 배경이 영향을 미쳤다. 그는 “성장 과정에서 동양의 문화를 자주 접했다”며 “그림에 동양의 상징을 섞는 것은 나의 출생 배경을 녹이는 것과 같다”고 했다.

이 그림에도 르네상스부터 17세기, 고대까지 시대에 구애받지 않고 그에게 영감을 준 존재들이 여럿 들어있다. 한 그림 안에 다양한 문화의 흔적이 보이는 이유다. 특히 바닥 물 속에는 거북이를 그려 넣어 인간의 깊은 심연과 내면을 표현했다. 반대로 천장에는 두루미 문양을 새겨 새로운 세상으로 날아간다는 의미를 넣었다. 가운데에 인간을 배치해 심연과 새 세상 속 인간세계를 표현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