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으로 뜨거웠던 11월…주식·채권·금까지 '에브리씽 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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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11월에 3895조원 유입
美 인플레 완화에 Fed 금리 인하 기대
안전·위험 자산 동반 상승
美 인플레 완화에 Fed 금리 인하 기대
안전·위험 자산 동반 상승
뉴욕증시가 11월 증시 랠리를 펼쳤다. 다우지수는 30일(현지시간) 22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S&P500은 사상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뒀다. 주식뿐만이 아니다. 채권과 금, 정크본드와 암호화폐 등 안전과 위험자산이 함께 오르는 ‘에브리씽 랠리’가 펼쳐지는 모양새다. 미국 인플레이션 둔화세를 보여주는 경제 지표가 잇따라 나오면서 미 중앙은행(Fed)이 내년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투자심리를 전방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3대 지수는 11월 증시 랠리를 펼쳤다. S&P500은 지난달 8.9% 오르며 지난해 7월 이후 1년 4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S&P500이 8% 이상 상승한 11월은 1928년부터 지난달을 포함해 단 8번”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달 S&P500에만 3조달러(약 3895조원)가 유입됐다. 30일 종가는 4567.8로, 4.4%만 더 올라도 2021년 사상 최고치(4766.18)를 웃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내년 S&P500이 5000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나스닥은 지난달 10.7% 상승하며 역시 1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다우지수의 지난달 상승률은 8.8%로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였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글로벌 주가지수인 MSCI 올컨트리 월드 지수는 지난달 9% 올랐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서 지수가 급등했던 2020년 11월 이후 3년 만의 최대 상승률이다.
이날 발표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5% 오르며 2021년 4월 이후 2년 반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PCE는 Fed가 가장 중시하는 물가 지표다.
30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은 97.1%로 집계됐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대두되는 시기는 3월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은 46.8%였다. 5월까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48.4%로 집계됐다.
Fed 인사들도 인플레이션 둔화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Fed의 3인자’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현재 금리는 인플레이션 억제와 경기 약화 방지의 균형을 맞춘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에 금리가 매우 좋은 위치”라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긴축 기조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30일 발표된 유로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4%로 2년 4개월만 최저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카슨 그룹의 수석 시장 전략가 라이언 디트릭은 “인플레이션이 더 이상 큰 역풍이 아니라는 것을 (투자자들이) 깨달으면서 뉴욕증시는 역사상 최고의 달 중 하나를 마쳤다”고 평가했다.
금 가격은 최근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30일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약 2041달러선에서 거래됐다. 기존 사상 최고가는 2020년 8월 기록한 온스당 2075달러다.
금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이지만 Fed의 금리 인하 기대로 달러가 약세를 띠면서 반사이익을 봤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이 남아있고, 미 부채가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이 금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시장조사업체들은 금값이 내년 온스당 2400~2500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 국채, 모기지 채권, 회사채 등 미국 채권을 모은 ‘블룸버그 미국 총채권 지수’는 지난달 4.8% 상승하며 이전 6개월간 이어온 하락세를 끊어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1980년대 이후 최고 상승세였다. 대표적인 미국 리츠로 꼽히는 뱅가드 부동산 ETF도 지난달 11.2% 상승했다.
위험자산 선호도도 커졌다. 지난달 비트코인은 지난해 봄 이후 처음으로 3만8000달러를 돌파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1일~29일 미국 정크본드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119억달러가 순유입됐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다. MSCI 신흥시장 지수는 11월 7.6% 상승하며 1월 이후 월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미 증권사 스트레테가스의 크리스 베론은 “최근 투자자들이 11월 증시 랠리가 12월 ‘산타 랠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게 만드는지 묻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통상 11월 증시가 부진하면 12월에 강세장이 펼쳐질 가능성 높지만 그렇지 않으면 역사적으로 큰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1일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연설을 기다리고 있다. 월가에서는 그가 이날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이지 않은 말들을 꺼낼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은행 UBS의 브라이언 로즈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ed의 가이던스에서 통화긴축을 제거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미 증권사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호세 토레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은 Fed가 금리 인하를 시작하려면 인플레이션이 장기적으로 둔화하고 있다는 증거를 봐야 한다고 강조해왔다”며 “만약 그가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입장을 유지하고 내년 초 금리 인하 기대를 꺾으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S&P500 전고점 눈앞
이날 다우존스는 전 거래일보다 520.47포인트(1.47%) 오른 35,950.89에 마감했다. 지난해 1월 13일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의 최고치다. S&P500은 이날 0.38% 올랐고, 나스닥은 0.23% 하락했다.3대 지수는 11월 증시 랠리를 펼쳤다. S&P500은 지난달 8.9% 오르며 지난해 7월 이후 1년 4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S&P500이 8% 이상 상승한 11월은 1928년부터 지난달을 포함해 단 8번”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달 S&P500에만 3조달러(약 3895조원)가 유입됐다. 30일 종가는 4567.8로, 4.4%만 더 올라도 2021년 사상 최고치(4766.18)를 웃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내년 S&P500이 5000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나스닥은 지난달 10.7% 상승하며 역시 1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다우지수의 지난달 상승률은 8.8%로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치였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글로벌 주가지수인 MSCI 올컨트리 월드 지수는 지난달 9% 올랐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서 지수가 급등했던 2020년 11월 이후 3년 만의 최대 상승률이다.
美·유럽 인플레 둔화…힘 받는 금리 인하론
시장의 기대를 끌어올린 건 Fed의 피벗(pivot·통화 정책 전환) 기대다. 미국이 경기 침체를 겪지 않으면서도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다는 경제 지표들이 발표되면서 Fed가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연일 커지고 있다.이날 발표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5% 오르며 2021년 4월 이후 2년 반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PCE는 Fed가 가장 중시하는 물가 지표다.
30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은 97.1%로 집계됐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대두되는 시기는 3월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은 46.8%였다. 5월까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48.4%로 집계됐다.
Fed 인사들도 인플레이션 둔화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Fed의 3인자’인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현재 금리는 인플레이션 억제와 경기 약화 방지의 균형을 맞춘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에 금리가 매우 좋은 위치”라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긴축 기조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30일 발표된 유로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4%로 2년 4개월만 최저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카슨 그룹의 수석 시장 전략가 라이언 디트릭은 “인플레이션이 더 이상 큰 역풍이 아니라는 것을 (투자자들이) 깨달으면서 뉴욕증시는 역사상 최고의 달 중 하나를 마쳤다”고 평가했다.
금 사상 최고치 경신 눈앞
지난달 주식만 강세장을 누린 건 아니다. 비트코인과 정크본드 등 위험자산부터 부동산, 채권, 금 등 안전자산까지 미 금융시장의 전반적인 자산이 상승했다. 팬데믹 확산 초기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주식 부동산 암호화폐 원자재 등 거의 모든 자산 가격이 상승했던 ‘에브리씽 랠리’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금 가격은 최근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30일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약 2041달러선에서 거래됐다. 기존 사상 최고가는 2020년 8월 기록한 온스당 2075달러다.
금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이지만 Fed의 금리 인하 기대로 달러가 약세를 띠면서 반사이익을 봤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이 남아있고, 미 부채가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이 금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 시장조사업체들은 금값이 내년 온스당 2400~2500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 국채, 모기지 채권, 회사채 등 미국 채권을 모은 ‘블룸버그 미국 총채권 지수’는 지난달 4.8% 상승하며 이전 6개월간 이어온 하락세를 끊어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1980년대 이후 최고 상승세였다. 대표적인 미국 리츠로 꼽히는 뱅가드 부동산 ETF도 지난달 11.2% 상승했다.
위험자산 선호도도 커졌다. 지난달 비트코인은 지난해 봄 이후 처음으로 3만8000달러를 돌파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달 1일~29일 미국 정크본드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119억달러가 순유입됐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치다. MSCI 신흥시장 지수는 11월 7.6% 상승하며 1월 이후 월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12월 ‘산타 랠리’ 올까
투자자들의 관심은 11월의 강세장이 이달에도 지속될지에 쏠린다. 통상 연말에 벌어지는 증시 랠리가 올해는 한 달 일찍 와서다.미 증권사 스트레테가스의 크리스 베론은 “최근 투자자들이 11월 증시 랠리가 12월 ‘산타 랠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게 만드는지 묻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통상 11월 증시가 부진하면 12월에 강세장이 펼쳐질 가능성 높지만 그렇지 않으면 역사적으로 큰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1일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연설을 기다리고 있다. 월가에서는 그가 이날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이지 않은 말들을 꺼낼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은행 UBS의 브라이언 로즈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ed의 가이던스에서 통화긴축을 제거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미 증권사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호세 토레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은 Fed가 금리 인하를 시작하려면 인플레이션이 장기적으로 둔화하고 있다는 증거를 봐야 한다고 강조해왔다”며 “만약 그가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입장을 유지하고 내년 초 금리 인하 기대를 꺾으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