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프라이데이는 미국을 넘어 세계적 쇼핑 축제로 자리잡았다.  로이터연합뉴스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국을 넘어 세계적 쇼핑 축제로 자리잡았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연중 최대 쇼핑 대목인 블랙 프라이데이가 지난달 24일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작년보다 더 많은 사람이 쇼핑을 즐긴 가운데 오프라인 매장보다는 온라인 쇼핑몰의 매출 증대가 두드러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마스터카드 스펜딩펄스 등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에 미국의 소매 매출은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온라인 매출은 8.5% 불어난 반면 오프라인 매출은 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날만큼은 모든 상점이 흑자?

블랙 프라이데이는 추수감사절(매년 11월 네 번째 목요일) 다음 날 열리는 대대적 할인 행사를 말한다. 평소 적자(red)를 보던 상점도 이날만큼은 흑자(black)를 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해마다 블랙 프라이데이가 되면 미국의 유명 소매점은 최대 80~90% 싸게 나온 물건을 먼저 잡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곤 했다.

바로 그 다음 돌아오는 월요일은 ‘사이버 먼데이’라고 부른다. 추수감사절 연휴의 쇼핑객을 잡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들이 할인 대열에 합류하는 시기다. 어도비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미국 내 사이버 먼데이 매출은 전년 대비 5.4% 늘어난 120억 달러(약 15조6000억 원)로, 미국 e커머스 역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됐다. 스티브 사도베 마스터카드 수석 고문은 “코로나19 기간 디지털 매출이 급증했다가 사람들이 상점을 다시 방문하면서 평균 수준으로 돌아갔다”라며 “다시 디지털 분야의 매출이 늘고 있고, 이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블랙 프라이데이와 사이버 먼데이를 신호탄으로 개막하는 연말 쇼핑 시즌은 미국 유통업체 1년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미국인의 소비심리를 파악할 수 있는 잣대이기도 해 증시 투자자들도 관심을 기울인다.

‘모방의 천재’ 중국은 블랙 프라이데이를 베낀 쇼핑 행사도 만들었다. 중국 최대 인터넷쇼핑몰 알리바바 주도로 11월 11일에 열리는 광군제다. 광군제는 1이 네 번 겹친다고 해서 일명 ‘솔로의 날’로 통한다. 알리바바가 2009년 독신자를 위한 세일을 시작한 것이 해마다 판이 커졌다. 한국에서도 주요 유통업체가 대거 참여하는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열리는 등 11월은 세계 곳곳에 ‘할인 축제’가 이어지는 추세다.

“e커머스 매출 증가, 美 내수 긍정 신호”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임현우 한국경제신문 기자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의 온라인 매출 증가가 소매업계에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고 전했다. 당초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고조되면서 세일 매출 증가세가 기대에 못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았는데, 뚜껑을 열어보니 비교적 ‘선방’했다는 점에서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저축이 줄고 고금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올 연말 휴가철 매출은 미국 소비 회복의 전조가 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