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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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비가 비교적 저렴한 반지하 집에서 자취를 시작한 아르바이트생이 일터에서 "냄새 때문에 홀서빙 말고 주방 설거지를 하는 게 낫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부끄럽고, 위축된다"는 사연을 전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20대 여성 A씨가 '냄새난다고 알바하는 데서 지적당했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A씨는 "20살이 되자마자 독립해서 자취하고 있다. 집안 사정이 여러모로 안 좋아서 정말 살아남으려고 나왔다"며 "돈도 없고 인문계 출신이라 기술도 없다 보니 고시원에서 살다가 겨우 모은 돈으로 반지하 방을 얻어 살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여름이 되자 반지하 방의 문제를 알아차렸다고 한다. A씨는 "싼 방을 찾다 보니 방이 산 앞이고 습하다. 지난여름에 너무 습해 집안 여기저기 곰팡이가 너무 많이 피어서 락스로 계속 닦아내도 가구가 다 썩는다"며 "옆 방사는 아저씨가 담배를 자주 피우는지 제 방까지 담배 냄새가 들어와 집안 냄새도 너무 안 좋다"고 썼다.

이어 "디퓨저를 놓아봐도 섞여서 더 안 좋은 냄새가 난다"며 "옷도 한 번 입으면 잠바 빼고는 무조건 싹 다 빠는데 그래도 집 안에서 빨래를 말리니 냄새가 다시 배나 보다"고 설명했다.

결국 A씨는 아르바이트하는 일터 점장에게 "냄새가 너무 심하다. 홀서빙하지 말고 주방에서 설거지하는 게 낫겠다"며 "손님이 불쾌해하신다"는 말을 들었다고. A씨는 "반박도 못 하고 '네' 하고 주방으로 옮겼다. 어쩔 수 없다"고 했다.

A씨는 "부끄럽고 위축되고 자존감이 떨어진다. 가난한 건 별것이 다 불편하다"며 "또래 여자애들은 향기도 좋고 예쁜데 저는 냄새 나고 초라해서 부끄럽다. 옷도 몇 벌 없고 화장도 잘하지 못해서 항상 초라하다"고 푸념했다.

그러면서 "냄새 없애는 법은 살림하는 어른들이 더 잘 아실 것 같아 기혼 관련 게시판에 질문한다. 곰팡내와 담배 냄새를 없애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도와달라"고 적었다.

사연을 접한 한 네티즌은 효과가 좋은 세제를 추천하며 보일러, 제습기 틀기를 제안했다.
그러면서도 "너무 속상해 말라. 지나고 나면 내가 그렇게 힘들었던 때도 있었네 싶은 날이 올 겁니다"라고 댓글을 남겼다.

그 밖에도 계약기간 만료 전 보증금 돌려받는 법, 청년 월세 지원 등 복지 제도, 세탁 시 냄새 없애는 법 등 각자의 생활, 경제적 팁을 전수하며 A씨를 응원했다. 관련 댓글은 3일 만에 500건을 넘었다.

이에 A씨는 자신이 적은 본문에 "세상에 저를 대가 없이 도와줄 사람은 절대 없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잘못 생각했다. 좋은 어른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눈물 난다. 세상을 살아갈 용기가 난다"는 메시지를 추가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