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메모리 반도체 구원투수 역할을 했던 고대역폭메모리 HBM 시장이 내년 올해보다 3배 이상 커집니다.

AI 수요 증가를 겨냥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D램 기업들이 모두 경쟁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기 때문인데요.

생성형 AI 서비스가 스마트폰 등으로 확대되면서 HBM에 이은 새로운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의 등장도 예고되고 있습니다.

산업부 정재홍 기자 나왔습니다. 정 기자. 내년 HBM 효과가 본격화 된다고 봐야지요.

<기자> 네. 생성형 AI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이에 따른 HBM 수요도 증가할 전망입니다.

고대역폭 메모리 HBM은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쌓아 연결해 성능을 대폭 끌어올린 고성능 D램입니다.

올해 시장 규모가 40억 달러 수준이었는데, 내년에는 120억 달러 수준으로 3배 정도 증가합니다.

현재 주력 제품은 4세대 HBM3입니다. 엔비디아의 GPU H100에 해당 제품들이 현재 적용되고 있는데 SK하이닉스의 HBM이 주력입니다.

엔비디아는 성능을 90% 가량 끌어올린 H200을 내년 2분기 출시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재 해당 제품에 적용할 5세대 HBM3E 시제품을 엔비디아에 보내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HBM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랍니다. 5세대 제품까지 검증이 끝나면 HBM 수익은 더 커질 전망입니다.

<앵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매출 비중이 내년에는 두 자릿수까지 오른다고요.

<기자> 올해 상반기까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주요 메모리 반도체 D램·낸드플래시가 적자였습니다.

그런데 엔비디아 HBM 공급 탄력을 받은 덕에 SK하이닉스는 3분기 D램 부문에서 흑자전환했습니다.

D램내 HBM 매출비중이 12%까지 두 자릿수대로 오르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겁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D램 내 HBM 매출 비중이 올해 12%에서 내년 14%까지 오를 전망입니다.

HBM에선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도 거센 추격을 하고 있습니다.

브로드컴에 이어 엔비디아 AMD까지 점차 고객사를 확대하는 중으로, 삼성전자 HBM의 D램 매출 비중은 올해 3분기 7%대에서 내년 연간 11%까지 오를 것으로 관측됩니다.

내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연간 D램 매출은 각각 41조 원, 35조 원 수준으로 예상됩니다. 매출 비중대로라면 HBM에서만 10조 원 가까운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됩니다.

<앵커> 생성형 AI 서버 수요에 더해 내년부터는 온디바이스 AI 제품들도 등장한다고요. 메모리 수요가 더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요인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온디바이스 AI 영향으로 내년부터 당장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있는 건 아니지만 장기적인 방향에선 맞습니다.

온디바이스 AI는 클라우드 등 서버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에서 AI 서비스를 실현하는 걸 말합니다. 당장 내년 1월 조기 출격하는 삼성전자 갤럭시S24 시리즈에 해당 기능이 들어가고, 애플도 차기작 아이폰16에서 관련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져보면 지금 스마트폰들도 일부 AI 알고리즘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사진 찍으면 알아서 더 선명하게 바꿔주는 알고리즘들이 적용돼 있죠.

지금은 LPDDR5 같은 모바일용 D램들이 연산 성능을 지원하는데, 앞으로 기기 자체 AI 기능이 향상될수록 더 성능이 좋은 메모리가 필요해집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저지연 와이드 D램(LLW)'라고 해서 전력효율을 70% 개선한 제품을 내년 출시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비단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PC나 가전, 확장현실(XR) 헤드셋 등에도 AI 기능 적용이 예정돼 있습니다.

온디바이스 AI 제품이 확산되고 성능이 높아질수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정재홍기자 jhjeong@wowtv.co.kr
내년이 AI 본게임…HBM 10조 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