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코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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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비엠이 삼성SDI에 양극재 44조원어치를 장기 공급한다. 최근 전기자동차 판매 부진으로 ‘배터리 한파’가 불어닥쳤지만 장기적으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에 따라 두 회사가 동맹을 공고히 한 것이란 분석이다.

에코프로비엠은 1일 충북 청주시 본사에서 삼성SDI와 2차전지용 하이니켈계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내년 1월부터 2028년 12월 말까지다. 수주 규모는 43조8700억원에 달한다.

에코프로비엠이 내년에 공급하는 양극재는 포항캠퍼스에서, 2025년부터는 헝가리 공장에서 생산해 삼성SDI 헝가리 공장에 공급한다. 에코프로그룹이 헝가리 데브레첸에 건설 중인 에코프로글로벌 헝가리사업장은 42만9800㎡ 규모다.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에코프로에이피 등 관련 계열사들과 함께 약 3827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4월 착공해 2025년 양산에 들어간다.

이번 계약으로 에코프로그룹은 장기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에코프로그룹은 2011년부터 삼성SDI에 양극재를 납품하며 사세를 키워왔다. 양극재 제조사인 에코프로비엠, 삼성SDI와의 합작사 에코프로이엠 등을 통해 삼성SDI의 글로벌 공장에 NCA 양극재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SDI에서 수주한 양극재만 누적으로 20만t에 달한다. 이번에 삼성SDI가 에코프로비엠과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한 건 현재 불안한 전기차 시장이 장기적으로는 커질 것으로 확신하고 있어서다.

주재환 에코프로비엠 대표는 “이번 장기공급 계약이 두 회사의 협력 관계를 더 굳건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현 삼성SDI 부사장은 “하이니켈 양극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에코프로의 양극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음으로써 삼성SDI의 경쟁력도 제고될 것”이라고 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