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 랍스터의 대표 메뉴인 '얼티밋 엔드리스 쉬림프.' /사진=레드 랍스터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레스 랍스터의 대표 메뉴인 '얼티밋 엔드리스 쉬림프.' /사진=레드 랍스터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미국의 한 유명 음식점이 손님의 '먹성'을 우습게 봤다가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최근 미국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전 세계에 700여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해산물 전문 식당 '레드 랍스터(Red Lobster)'가 20달러(약 2만6000원)에 새우 요리를 무한 리필해 먹을 수 있는 메뉴를 매일 제공했다가 3분기 1100만달러(약 14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식당이 무한 리필 메뉴를 처음 출시한 건 아니다. 새우 무한리필 메뉴인 '얼티밋 엔드리스 쉬림프(Ultimate Endless Shrimp)'는 이미 18년 전부터 이 레스토랑을 찾는 손님들이 가장 좋아하던 메뉴였다.

당초 매주 월요일과 특별 이벤트 날에만 제공하던 메뉴를 본사가 지난 6월부터 매일 제공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꾸면서 손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새우 무한리필 메뉴를 홍보하는 레드 랍스터 SNS 게시물. /사진=레드 랍스터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새우 무한리필 메뉴를 홍보하는 레드 랍스터 SNS 게시물. /사진=레드 랍스터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레드 랍스터는 포스터에 '거부할 수 없는(irresistible)'이라는 문구까지 써가며 적극적인 홍보에 나섰다. 그 결과 매장은 문전성시를 이뤘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선 레드 랍스터에 방문해 자신이 먹은 새우의 양을 자랑하는 게시물들이 쏟아졌다.

많은 손님을 유치해 매출 성장을 꾀하려는 전략이 통한 듯 보였지만, 재무 보고서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타났다. 레드 랍스터의 3분기 영업 손실이 1100만달러(약 142억원)에 이른 것이다. 게다가 이 보고서에선 레드 랍스터가 올해 2000만달러(약 260억원)의 영업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레드 랍스터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해산물 공급업체 타이 유니온 그룹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루도빅 가르니에는 "고객 중 얼티밋 엔드리스 쉬림프 메뉴를 선택한 비율이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높아 재정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결국 레드 랍스터는 회사의 계산 착오를 인정했다. 루도빅 가르니에는 "얼티밋 엔드리스 쉬림프가 우리의 대표 메뉴인 만큼 계속 유지하고 싶다"고 했고, 본사는 새우 무한 리필 메뉴의 가격을 25달러(약 3만2000원)으로 인상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이 회사가 2003년에도 게 무한 리필 메뉴를 출시했다가 수백만달러의 손실을 봤다며, "이들은 사람들이 게를 얼마나 많이 먹는지 과소평가했다"고 보도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