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마다 찾아오는 ‘단골 클래식’…베토벤 '합창 교향곡'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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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메시지 담은 덕분에 전세계의 '연말 단골 레퍼토리'
서울시향, 베토벤과 현대음악…신동훈 신작 아시아 초연
KBS교향악단, 슈트라우스 함께 연주…'합창' 유사성 이뤄
한경아르떼필, 27일 이승원, 박소영과 한무대에
정명훈, 원 코리아 이끌어…베토벤 합창 교향곡만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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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교향악단, 슈트라우스 함께 연주…'합창' 유사성 이뤄
한경아르떼필, 27일 이승원, 박소영과 한무대에
정명훈, 원 코리아 이끌어…베토벤 합창 교향곡만 연주
“오 친구들이여, 이런 소리가 아니오! 좀 더 즐겁고 환희에 찬 노래를 부릅시다!”
귀가 들리지 않는 막막한 현실 속에서도 끝까지 인류에 대한 사랑과 평화를 외쳤던 베토벤이 그의 마지막 교향곡 ‘합창’에 직접 써넣은 문구다. 베토벤 교향곡 9번 4악장 ‘환희의 송가’에선 이 노랫말을 시작으로 웅장하면서도 압도적인 에너지의 합창이 울려 퍼진다. 프리드리히 실러의 시에서 빌려온 가사엔 베토벤의 이상이 온전히 녹아있다.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되노라. 수백만의 사람들이여, 서로 끌어안아라! 전 세계의 입맞춤을 받으라!” 국적과 인종, 나이, 성별 등 경계를 뛰어넘어 모두 하나 되자는 메시지다.
형제애와 평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단 이유로 베토벤 교향곡 9번은 매년 연말만 되면 세계 곳곳에서 연주된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1989년 성탄절 전설의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이 동베를린에서 지휘한 작품 또한 이 교향곡이었다. 미국·소련·영국·프랑스·독일 등 다양한 국적의 단원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이끈 번스타인이 ‘환희의 송가’를 ‘자유의 송가’로 바꿔 부르게 한 일화는 유명하다.
올해 한국에서도 수많은 오케스트라가 ‘합창 교향곡’을 들려준다. 전 악장 연주 시간이 80분 내외인 교향곡인 만큼 10분가량의 짧은 작품을 앞에 배치하거나, 간결하게 교향곡 연주에만 집중해 평소보다 이른 시간 공연을 마치는 식이다. 서울시향은 현대음악과 베토벤 합창 교향곡을 한자리에서 들을 수 있는 독특한 구성의 공연을 선보인다. 오는 21~22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무대에선 서울시향과 LA 필하모닉, 밤베르크 심포니가 공동 위촉한 신동훈의 ‘그의 유령 같은 고독 위에서’가 아시아 초연된다.
신동훈은 2021년 아시아 출신 최초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산하 카라얀아카데미 재단이 수여하는 클라우디오 아바도 작곡상을 받은 작곡가다. 합창 교향곡이 순수 관현악곡에 처음 합창을 도입한 음악적 혁신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이 작품과 현대음악을 함께 연주하는 시도는 의미상 어울린다. 내년부터 서울시향의 음악감독을 맡는 네덜란드 출신 명장 얍 판 츠베덴이 지휘봉을 잡고, 소프라노 서선영·메조소프라노 양송미·테너 김우경·베이스바리톤 박주성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총출동한다.
서울시향과 더불어 국내 양대 악단으로 꼽히는 KBS교향악단도 합창 교향곡을 무대에 올린다. KBS교향악단은 2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23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국내에선 좀처럼 듣기 어려운 슈트라우스 ‘방랑자의 폭풍의 노래’를 베토벤 합창 교향곡과 함께 들려준다.
‘합창’이란 공통 분모를 통해 베토벤 교향곡 9번과 조화를 이루도록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지난해부터 KBS교향악단 음악감독을 맡은 핀란드 출신 지휘자 피에타리 잉키넨이 포디엄에 오르고, 소프라노 홍혜승·메조소프라노 김정미·테너 박승주·바리톤 최기돈 등 실력파 성악가들이 악단과 호흡을 맞춘다. 한국이 낳은 거장 정명훈의 ‘합창’이 생각난다면 올해 마지막 날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 공연을 찾으면 된다. 정명훈은 서울시향 음악감독 재임 시절 합창 교향곡을 연말 단골 레퍼토리로 만든 장본인이다. 이번에 정명훈이 이끄는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는 남북한 교류를 목적으로 2017년 창단된 악단으로 국내 오케스트라 전·현직 단원들과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연주자들로 구성됐다. 소프라노 황수미·메조소프라노 김선정·테너 강요셉·바리톤 강형규와 국립합창단, 안양시립합창단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정명훈과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는 합창 교향곡만 연주할 예정이다.
나흘 앞선 27일에도 베토벤 합창 교향곡을 들을 수 있다.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한경아르떼 더클래식 2023’ 열 번째 공연에서다. 미국 신시내티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부지휘자 이승원이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을 이끌고, 소프라노 박소영·메조소프라노 양송미·테너 정호윤·베이스 전승현이 합을 맞춘다. 노이오페라코러스가 합창을 맡는다. 이외에도 수원시향(7일·수원SK아트리움), 심포니 송(14일·롯데콘서트홀), 부천필하모닉(27일·부천아트센터) 등이 베토벤 교향곡 9번을 들려준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
귀가 들리지 않는 막막한 현실 속에서도 끝까지 인류에 대한 사랑과 평화를 외쳤던 베토벤이 그의 마지막 교향곡 ‘합창’에 직접 써넣은 문구다. 베토벤 교향곡 9번 4악장 ‘환희의 송가’에선 이 노랫말을 시작으로 웅장하면서도 압도적인 에너지의 합창이 울려 퍼진다. 프리드리히 실러의 시에서 빌려온 가사엔 베토벤의 이상이 온전히 녹아있다.
“모든 인간은 형제가 되노라. 수백만의 사람들이여, 서로 끌어안아라! 전 세계의 입맞춤을 받으라!” 국적과 인종, 나이, 성별 등 경계를 뛰어넘어 모두 하나 되자는 메시지다.
형제애와 평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담고 있단 이유로 베토벤 교향곡 9번은 매년 연말만 되면 세계 곳곳에서 연주된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1989년 성탄절 전설의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이 동베를린에서 지휘한 작품 또한 이 교향곡이었다. 미국·소련·영국·프랑스·독일 등 다양한 국적의 단원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를 이끈 번스타인이 ‘환희의 송가’를 ‘자유의 송가’로 바꿔 부르게 한 일화는 유명하다.
올해 한국에서도 수많은 오케스트라가 ‘합창 교향곡’을 들려준다. 전 악장 연주 시간이 80분 내외인 교향곡인 만큼 10분가량의 짧은 작품을 앞에 배치하거나, 간결하게 교향곡 연주에만 집중해 평소보다 이른 시간 공연을 마치는 식이다. 서울시향은 현대음악과 베토벤 합창 교향곡을 한자리에서 들을 수 있는 독특한 구성의 공연을 선보인다. 오는 21~22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무대에선 서울시향과 LA 필하모닉, 밤베르크 심포니가 공동 위촉한 신동훈의 ‘그의 유령 같은 고독 위에서’가 아시아 초연된다.
신동훈은 2021년 아시아 출신 최초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산하 카라얀아카데미 재단이 수여하는 클라우디오 아바도 작곡상을 받은 작곡가다. 합창 교향곡이 순수 관현악곡에 처음 합창을 도입한 음악적 혁신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이 작품과 현대음악을 함께 연주하는 시도는 의미상 어울린다. 내년부터 서울시향의 음악감독을 맡는 네덜란드 출신 명장 얍 판 츠베덴이 지휘봉을 잡고, 소프라노 서선영·메조소프라노 양송미·테너 김우경·베이스바리톤 박주성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총출동한다.
서울시향과 더불어 국내 양대 악단으로 꼽히는 KBS교향악단도 합창 교향곡을 무대에 올린다. KBS교향악단은 2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23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국내에선 좀처럼 듣기 어려운 슈트라우스 ‘방랑자의 폭풍의 노래’를 베토벤 합창 교향곡과 함께 들려준다.
‘합창’이란 공통 분모를 통해 베토벤 교향곡 9번과 조화를 이루도록 프로그램을 설계했다. 지난해부터 KBS교향악단 음악감독을 맡은 핀란드 출신 지휘자 피에타리 잉키넨이 포디엄에 오르고, 소프라노 홍혜승·메조소프라노 김정미·테너 박승주·바리톤 최기돈 등 실력파 성악가들이 악단과 호흡을 맞춘다. 한국이 낳은 거장 정명훈의 ‘합창’이 생각난다면 올해 마지막 날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 공연을 찾으면 된다. 정명훈은 서울시향 음악감독 재임 시절 합창 교향곡을 연말 단골 레퍼토리로 만든 장본인이다. 이번에 정명훈이 이끄는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는 남북한 교류를 목적으로 2017년 창단된 악단으로 국내 오케스트라 전·현직 단원들과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연주자들로 구성됐다. 소프라노 황수미·메조소프라노 김선정·테너 강요셉·바리톤 강형규와 국립합창단, 안양시립합창단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정명훈과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는 합창 교향곡만 연주할 예정이다.
나흘 앞선 27일에도 베토벤 합창 교향곡을 들을 수 있다.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한경아르떼 더클래식 2023’ 열 번째 공연에서다. 미국 신시내티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부지휘자 이승원이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을 이끌고, 소프라노 박소영·메조소프라노 양송미·테너 정호윤·베이스 전승현이 합을 맞춘다. 노이오페라코러스가 합창을 맡는다. 이외에도 수원시향(7일·수원SK아트리움), 심포니 송(14일·롯데콘서트홀), 부천필하모닉(27일·부천아트센터) 등이 베토벤 교향곡 9번을 들려준다.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