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휴직 급증하는데…육아휴직 이유 승진 배제가 남녀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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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HO Insight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남녀고용평등법) 제26조는 다음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차별적 처우 등을 받은 경우, 차별적 처우 등을 받은 날부터 6개월 이내에 노동위원회에 시정 신청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모집과 채용(제7조), 임금(제8조), 임금 외의 금품(제9조), 교육·배치 및 승진(제10조), 정년·퇴직 및 해고(제11조)에서 남녀 차별을 당한 경우
②직장 내 성희롱 발생사실이 확인되고 피해근로자가 요청하였거나, 고객 등에 의한 성희롱을 당한 근로자가 그로 인한 고충 해소를 요청하였음에도, 근무장소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③성희롱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이 불리한 처우를 당한 경우, 또는 고객 등에 의한 성희롱 피해를 주장하거나 고객 등으로부터의 성적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것을 이유로 불이익한 조치를 당한 경우
남녀고용평등법의 위와 같은 규정은 2021년 5월 18일 신설되어 2022년 5월 19일부터 시행됐다. 시행 이후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사업주의 조치 관련 시정명령은 있었지만, 위 ⓛ의 경우에 해당하는 고용상 성차별에 대한 시정명령은 1년 이상이 경과하도록 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중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년 9월 4일 육아휴직을 이유로 승진에서 차별한 사업주에 대해 남녀 차별을 인정하고 시정명령 판정을 내려 화제가 되고 있다.
사안은 다음과 같다. A사 취업규칙은 회사가 육아휴직자에 대하여 휴직 기간만큼 기본급 인상율을 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회사 승진규정은 휴직 중에 있는 자를 승진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회사는 회사 승진규정 등을 이유로 육아휴직 후 복직한 근로자를 승진 대상자에서 제외시켰고, 근로자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차별시정을 신청하였다.
이에 대해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육아휴직이라는 요인을 성별 중립적인 기준으로 보고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녀의 승진기간을 비교하여 성차별이 아니라고 판정했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회사의 근로자 중 여성이 남성에 비하여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비율이 현저히 높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여성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므로, 이는 남녀고용평등법에서 금지하는 남녀를 차별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면서 사업주에게 △승진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은 차별이므로 승진 기회를 주고 △승진 대상으로 평가된다면 차별을 받은 기간 동안 임금 차액을 지급하고 △차별적 내용의 취업규칙과 승진규정을 개선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육아휴직자를 포함하여 휴직자 전체에 대한 처우로서 그 동안 문제되지 않았던 것, 예를 들어 휴직자에 대하여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은 것도, 육아휴직자의 여성 비율이 남성 비율보다 현저히 높다면 남녀 차별이 되는 것인지 회사 인사 담당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그런데 육아휴직자에 대한 승진 제한을 남녀 차별로 인정한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수긍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첫째, 육아휴직은 남성 근로자도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이다(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1항). 실제로 남성의 육아참여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면서 남성 근로자의 육아휴직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은 2019년 21.2%, 2020년 24.5%, 2021년 26.3%, 2022년 28.9%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의 논리대로라면, 만약 위 회사에서 남성 육아휴직자의 비율이 증가할 경우 실질적으로 여성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상황도 없어지고, 그렇다면 남녀 차별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는 남성 근로자의 육아휴직 신청 여부에 따라 회사의 차별적 처우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 즉, 회사의 행위가 아니라 남성 근로자의 행위에 따라 회사의 차별적 처우 여부가 좌우된다는 것이어서 수긍하기 어렵다.
둘째, 육아휴직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정이 있다는 점이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2항은 육아휴직 기간을 1년 이내로 규정하고 있고, 제3항은 “사업주는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되며, 육아휴직 기간에는 그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4항은 “사업주는 육아휴직을 마친 후에는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 또한 제2항의 육아휴직 기간은 근속기간에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육아휴직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가 있었다면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3항 위반으로 처리하면 된다. 노동위원회에 시정 신청을 할 수 있는 차별적 처우 등에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참고로, 고용노동부는 “육아휴직기간을 근속기간으로 인정하지 않아 성과평가 대상에서 누락시킨다면 이는 법 위반으로 관할 고용노동지청에 진정을 제기하여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다”고 회시한 바 있다(여성고용정책과-3075, 2015. 10. 14. 회시).
셋째, 남녀 차별에 기한 500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 조항(남녀고용평등법 제37조 제4항 제3호)과 육아휴직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에 기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 조항(남녀고용평등법 제37조 제2항 제3호)이 모두 존재한다는 점이다.
고용노동부는 “승진 및 승급 제한 규정을 두면서 거기에 휴직자도 포함시키고 있어 단지 육아휴직 중이라는 이유로 승진 대상에서 육아휴직자를 배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면,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3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회시한 바 있고(여성고용정책과-977, 2012. 3. 21. 회시), 국가인권위원회는 성과평가시 육아휴직기간을 비근무기간 또는 비근무경력으로 보아 육아휴직기간을 감점요소에 포함한 행위는 육아휴직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에 해당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국가인권위원회 2019. 7. 24.자 19진정0370600 결정, 국가인권위원회 2019. 6. 5.자 19진정0378800 결정). 따라서 위 사안과 같은 경우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3항 위반도 인정될 수 있는데, 이와 별도로 남녀 차별에 기한 형사처벌 조항까지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백종현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모집과 채용(제7조), 임금(제8조), 임금 외의 금품(제9조), 교육·배치 및 승진(제10조), 정년·퇴직 및 해고(제11조)에서 남녀 차별을 당한 경우
②직장 내 성희롱 발생사실이 확인되고 피해근로자가 요청하였거나, 고객 등에 의한 성희롱을 당한 근로자가 그로 인한 고충 해소를 요청하였음에도, 근무장소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
③성희롱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이 불리한 처우를 당한 경우, 또는 고객 등에 의한 성희롱 피해를 주장하거나 고객 등으로부터의 성적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것을 이유로 불이익한 조치를 당한 경우
남녀고용평등법의 위와 같은 규정은 2021년 5월 18일 신설되어 2022년 5월 19일부터 시행됐다. 시행 이후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사업주의 조치 관련 시정명령은 있었지만, 위 ⓛ의 경우에 해당하는 고용상 성차별에 대한 시정명령은 1년 이상이 경과하도록 나오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중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년 9월 4일 육아휴직을 이유로 승진에서 차별한 사업주에 대해 남녀 차별을 인정하고 시정명령 판정을 내려 화제가 되고 있다.
사안은 다음과 같다. A사 취업규칙은 회사가 육아휴직자에 대하여 휴직 기간만큼 기본급 인상율을 조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회사 승진규정은 휴직 중에 있는 자를 승진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회사는 회사 승진규정 등을 이유로 육아휴직 후 복직한 근로자를 승진 대상자에서 제외시켰고, 근로자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차별시정을 신청하였다.
이에 대해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육아휴직이라는 요인을 성별 중립적인 기준으로 보고 육아휴직을 사용한 남녀의 승진기간을 비교하여 성차별이 아니라고 판정했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회사의 근로자 중 여성이 남성에 비하여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비율이 현저히 높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여성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므로, 이는 남녀고용평등법에서 금지하는 남녀를 차별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면서 사업주에게 △승진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은 차별이므로 승진 기회를 주고 △승진 대상으로 평가된다면 차별을 받은 기간 동안 임금 차액을 지급하고 △차별적 내용의 취업규칙과 승진규정을 개선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육아휴직자를 포함하여 휴직자 전체에 대한 처우로서 그 동안 문제되지 않았던 것, 예를 들어 휴직자에 대하여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은 것도, 육아휴직자의 여성 비율이 남성 비율보다 현저히 높다면 남녀 차별이 되는 것인지 회사 인사 담당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그런데 육아휴직자에 대한 승진 제한을 남녀 차별로 인정한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수긍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첫째, 육아휴직은 남성 근로자도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이다(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1항). 실제로 남성의 육아참여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면서 남성 근로자의 육아휴직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남성 육아휴직자 비율은 2019년 21.2%, 2020년 24.5%, 2021년 26.3%, 2022년 28.9%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의 논리대로라면, 만약 위 회사에서 남성 육아휴직자의 비율이 증가할 경우 실질적으로 여성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상황도 없어지고, 그렇다면 남녀 차별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는 남성 근로자의 육아휴직 신청 여부에 따라 회사의 차별적 처우 여부가 결정된다는 것 즉, 회사의 행위가 아니라 남성 근로자의 행위에 따라 회사의 차별적 처우 여부가 좌우된다는 것이어서 수긍하기 어렵다.
둘째, 육아휴직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정이 있다는 점이다.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2항은 육아휴직 기간을 1년 이내로 규정하고 있고, 제3항은 “사업주는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되며, 육아휴직 기간에는 그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4항은 “사업주는 육아휴직을 마친 후에는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 또한 제2항의 육아휴직 기간은 근속기간에 포함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육아휴직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가 있었다면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3항 위반으로 처리하면 된다. 노동위원회에 시정 신청을 할 수 있는 차별적 처우 등에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참고로, 고용노동부는 “육아휴직기간을 근속기간으로 인정하지 않아 성과평가 대상에서 누락시킨다면 이는 법 위반으로 관할 고용노동지청에 진정을 제기하여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다”고 회시한 바 있다(여성고용정책과-3075, 2015. 10. 14. 회시).
셋째, 남녀 차별에 기한 500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 조항(남녀고용평등법 제37조 제4항 제3호)과 육아휴직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에 기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 조항(남녀고용평등법 제37조 제2항 제3호)이 모두 존재한다는 점이다.
고용노동부는 “승진 및 승급 제한 규정을 두면서 거기에 휴직자도 포함시키고 있어 단지 육아휴직 중이라는 이유로 승진 대상에서 육아휴직자를 배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면,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3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회시한 바 있고(여성고용정책과-977, 2012. 3. 21. 회시), 국가인권위원회는 성과평가시 육아휴직기간을 비근무기간 또는 비근무경력으로 보아 육아휴직기간을 감점요소에 포함한 행위는 육아휴직자에 대한 불리한 처우에 해당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국가인권위원회 2019. 7. 24.자 19진정0370600 결정, 국가인권위원회 2019. 6. 5.자 19진정0378800 결정). 따라서 위 사안과 같은 경우 남녀고용평등법 제19조 제3항 위반도 인정될 수 있는데, 이와 별도로 남녀 차별에 기한 형사처벌 조항까지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백종현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