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4 서울색·서울빛 발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4 서울색·서울빛 발표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업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하는 등 회사에서 피해를 끼치는 사람을 비꼬아 '오피스 빌런(office villain)'이라 칭한다. 서울시가 이 오피스 빌런을 퇴치하기 위해 최하위 근무 평가를 받은 대상자를 뽑아 집중 교육에 나선다.

서울시는 올해 4월 도입한 최하위 근무성적 평가인 '가 평정' 제도의 대상자를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해당 인원수와 소속 기관은 비공개다. 직원 40여명이 참여한 '가 평정 기준결정위원회'에서 마련한 원칙과 기준에 따라 가 평정이 부여됐으며, 해당자는 성과급(연봉) 미지급, 호봉 승급 6개월 제한, 전보 등의 조처가 이뤄진다.

가 평정 부여는 지난해부터 운영한 '직원동행 태스크포스(TF)' 간담회에서 문제가 제기돼 마련됐다. 본인의 업무를 동료에게 상습적으로 떠넘기거나, 합당한 업무 협의에 욕설·협박 등 공격적 태도를 보이는 식의 일부 직원 탓에 조직 구성원 다수의 근무 의욕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시는 조직분위기를 저해하는 직원으로부터 다수의 성실한 직원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가 평정기준 결정위원회를 열어 기준과 절차를 마련했다.

시는 부당한 최하 평정이 없도록 보호장치도 마련했다고 전했다. 소속 부서장은 가 평정 대상자에게 면담 및 평정 사전예고를 통해 근무 태도 개선을 요청한다. 개선의 여지가 없거나 또 다른 가 평정 기준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면 위원회를 통해 최하 평정을 매긴다.

당사자가 평정에 이의가 있는 경우, 별도 독립된 기구인 감사위원회에 검증 절차를 거친다. 당사자가 '서울시 가 평정위원회'에 출석해 소명할 기회도 제공한다.

가 평정을 받은 직원에게는 성공적 복귀를 위해 2주간 맞춤형 교육이 제공된다. 가 평정을 받은 당사자의 심리적 충격도 고려해 스트레스 완화를 위한 현장 심리상담실을 설치·운영하고, 필요한 경우 정신과 전문의 상담도 연계한다.

2주간의 역량 강화 교육이 끝나면 평가를 통해 직무 복귀 여부를 결정한다. 교육 결과가 미흡하면 3개월간의 심화 교육이 진행되는데, 최악의 경우에는 직권 면직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시는 강조했다.

정상훈 서울시 행정국장은 "소위 '오피스 빌런'이라 불리는 행위를 퇴치해 조직 전반의 사기를 진작시켜 생산성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시민에게 양질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