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삶의 '주연'을 갈망한 여인의 외침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arte] 정대건의 소설처럼 영화읽기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 출처 = 네이버 영화](https://img.hankyung.com/photo/202312/01.35239104.1.jpg)
의학을 공부하던 스물아홉 율리에는 자신이 진짜 원하는 걸 찾아 심리학을 공부하겠다며 전과를 한다. 그러나 곧 자신이 사진작가가 되고 싶다는 걸 깨닫고 서점에서 일하며 사진 일을 시작한다. “내 인생은 언제 시작되는 것일까.” 마치 소설의 3인칭처럼 내레이터가 율리에의 속내를 기술하는 이 프롤로그를 보자마자 나는 이 영화와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율리에는 파티에서 만난 연상의 남자 악셀과 사랑에 빠진다. 45세인 악셀은 만화가로서 성공하여 자리를 잡았고, 이제 자신의 또래 친구들처럼 인생에서 안정감과 아기를 원한다. 그러나 율리에는 아직 젊고, 사진작가로서 자아실현의 한 발도 제대로 내딛지 못한 상태이다. 둘은 연인이 되고 동거를 시작하지만, 둘의 인생은 다른 타임라인에 놓여 있다. 아이에 관심이 전혀 없는 율리에에게 임신과 출산, 육아와 같은 이야기는 별세계의 이야기다. 이제 인생의 다음 챕터를 열고 싶은 악셀과 아직 자신의 인생의 챕터를 시작도 못한 기분인 율리에는 갈등을 겪는다.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 출처 = 네이버 영화](https://img.hankyung.com/photo/202312/01.35239188.1.jpg)
영화에서 율리에가 하는 것은 열심히 사랑에 빠지고 연애를 하는 것이다. 새롭게 만난 남자 에이빈드에게 끌리고 악셀에게 이별을 고한다. 연애는 그만큼 자신의 다른 모습을 이끌어내고 변화시킨다. 연애 이야기를 경유한 한 여성의 인생 탐구 이야기를 보며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고 있는 소설 양귀자의 <모순>이 떠올랐다. <모순>의 프롤로그도 비슷하다. 미혼여성 안진진은 어느 날 아침 문득, “이렇게 살아서는 안 돼! 내 인생에 나의 온 생애를 다 걸어야 해.”라고 부르짖는다. 그런 안진진이 맞이한 당면 과제는 다른 성향의 두 남자 사이에서 결혼할 짝을 결정하는 것이다.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삶의 '주연'을 갈망한 여인의 외침](https://img.hankyung.com/photo/202312/01.35239230.1.jpg)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 출처 = 네이버 영화](https://img.hankyung.com/photo/202312/01.35239189.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