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계열사의 각종 콘텐츠를 모은 ‘스타필드 빌리지’를 앞으로 10년 내 30개로 늘린다고 밝혔다. 인천 서구 청라에 구상 중인 쇼핑몰, 야구장, 호텔을 결합한 ‘스테이 콤플렉스’(복합 숙박 공간)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이하 프라퍼티)를 필두로 쇼핑과 부동산 개발을 연계해 신세계만의 경쟁력을 최대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공간 콘텐츠 사업 이끄는 프라퍼티

신세계 "스타필드 빌리지 10년간 30곳 만든다"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장이자 프라퍼티 대표인 임영록 사장(사진)은 지난 1일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이 같은 내용의 ‘향후 10년 비전’을 발표했다. 임 사장은 축사를 통해 “전방위적인 라이프 스타일 체인저로서 한 단계 도약할 때”라며 스타필드를 중심으로 한 리테일(소매 유통) 사업에서 주거, 오피스, 복합 개발 등으로 사업 분야를 대폭 넓히겠다고 밝혔다.

프라퍼티는 신세계그룹의 자산 개발 전문 계열사다. 전국의 목 좋은 부지를 찾아내 이마트, 백화점, 쇼핑몰을 개발하고 있다. 2013년 이마트와 신세계가 공동 출자해 설립했고 현재 이마트의 100% 자회사다. 핵심 보유 자산은 스타필드 4개 점(경기 하남·고양·안성, 서울 코엑스몰)이다. 경기 수원에 다음달 5호점을 열 예정이다. 신세계동서울PFV, 신세계화성의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신세계 "스타필드 빌리지 10년간 30곳 만든다"
프라퍼티가 구상하는 미래 먹거리는 ‘도보로 갈 수 있는 도심형 쇼핑 공간’이다. 주거지와 사무실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쇼핑,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프라퍼티 관계자는 “경기 파주시와 서울 가양동 등 두 곳에 스타필드 빌리지를 건설 중”이라며 “이를 2033년까지 30개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프라인 장점 극대화”

이 같은 계획에 따라 동서울터미널은 쇼핑과 오피스를 결합한 서울 강북권 최대 복합 랜드마크로 개발한다는 것이 임 사장이 내놓은 청사진이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1.5배에 달하는 화성국제테마파크는 단순 테마파크를 넘어 쇼핑과 휴양 등이 결합한 ‘종합 휴양 도시’로 탈바꿈한다.

신세계그룹은 프라퍼티 주도로 신세계그룹의 다양한 콘텐츠를 결합한 시니어 주거 단지 개발에도 도전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서울 용산 등 도심지역에 연면적 3만㎡ 이상인 프라임 빌딩을 개발해 그룹이 운영하는 프라임 오피스 건물의 연면적 총계를 130만㎡ 규모까지 늘리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임 사장은 그룹 내 자산 개발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유통업계에선 그룹 컨트롤타워의 수장을 겸직하고 있는 임 사장이 신세계프라퍼티의 향후 10년간 방향성을 유통과 부동산을 결합한 ‘공간 콘텐츠 사업’으로 잡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강희석 전 이마트 대표가 G마켓과 SSG닷컴을 통해 구축한 e커머스 강화에 더해 쿠팡, 네이버 등 e커머스 업체들이 갖출 수 없는 오프라인의 장점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선 프라퍼티 가치를 극대화함으로써 향후 상장을 위한 포석을 두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이마트의 100% 자회사인 만큼 지분 일부를 매각할 수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은 아직 상장하지 않은 양질의 계열사를 여럿 보유하고 있다”며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를 위해서라도 신세계프라퍼티의 기업 가치를 최대한 키우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