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나오는 '조각투자 1호 그림'…청약 흥행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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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3곳 증권신고서 제출
쿠사마 야요이·앤디 워홀 작품
금감원 승인때 청약 절차 돌입
10만원으로 미술품 소장 가능
주식처럼 쉽게 사고 팔수 없지만
"내년 거래 시장 생기면 활성화"
쿠사마 야요이·앤디 워홀 작품
금감원 승인때 청약 절차 돌입
10만원으로 미술품 소장 가능
주식처럼 쉽게 사고 팔수 없지만
"내년 거래 시장 생기면 활성화"
▶마켓인사이트 12월 4일 오후 4시 45분
미술품 중개 플랫폼에서 암암리에 이뤄졌던 조각투자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다. 미술품 조각투자업체 세 곳이 기업공개(IPO)를 할 때와 비슷하게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하고 이달 정식으로 공모 절차에 나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내년엔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토큰증권(ST) 거래 시장도 개설될 예정이다. 미술품 지분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게 되면서 미술품 투자가 활성화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열매컴퍼니, 투게더아트, 서울옥션블루 등 미술품 조각투자업체 세 곳은 지난달 하순부터 이달 초순 금융감독원에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나란히 제출했다. 금융당국의 정정 요청을 받지 않는다면 오는 18일부터 순차적으로 청약이 시작된다. 업계에선 연내 최초의 승인 사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각투자는 소액으로 실물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다. 2020년 이후 미술품, 음악저작권, 부동산, 한우 등으로 확산했지만 투자자 보호 장치가 미흡하다는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조각투자를 금융투자상품의 종류인 증권으로 인정하고 합법적인 사업 근거를 마련했다.
이번에 제출된 증권신고서는 금융당국의 이런 조치 이후 첫 승인 대상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조각투자 1호 공모’ 타이틀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면서 증권신고서 제출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조각투자업체들은 공모 흥행을 위해 국내에서 인지도 높은 아티스트의 작품을 기초자산으로 선정했다. 열매컴퍼니와 투게더아트는 일본 아티스트인 쿠사마 야요이의 캔버스화 ‘호박’을 기초자산으로 정했다.
투게더아트는 2002년 작품으로 11억8200만원을, 열매컴퍼니는 2001년 작품으로 12억3200만원을 공모한다. 두 작품은 제작 연도와 캔버스 사이즈, 구도가 비슷하다. 쿠사마는 ‘수학 1타 강사’ 현우진 씨가 2021년 120억원 규모의 작품을 사들이면서 국내에 널리 알려진 예술가다.
케이옥션 관계자는 “쿠사마의 작품은 국내 미술 시장에서 최근 5년간 약 1026억원의 판매 총액을 기록했고 평균 낙찰률이 76%로 높아 자산 가치를 측정하기 수월한 편”이라며 “환금성과 투자 가치 측면에서 조각투자 대상으로 선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옥션블루는 모회사인 서울옥션에서 매입한 앤디 워홀의 ‘달러 사인’을 기초자산으로 선정했다. 공모금액은 7억원이다.
미술품 조각투자에 참여하려면 각사 홈페이지에서 투자 성향을 분석한 뒤 청약금을 납입하면 된다.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갖추고 있어야 청약이 가능하다. 주당 가액은 10만원으로 동일하다.
NH투자증권, KB증권, 케이뱅크 등 조각투자업체와 업무협약을 맺은 금융회사의 가상 계좌를 통해 증거금을 받는다. 청약 수수료는 없으며 증거금으로 투자금의 100%를 납입해야 한다. 청약금액이 공모금액을 초과하면 투자금에 비례해 지분을 나눠주는 방식 등으로 배정한다.
투자자는 미술품 처분 때 매각 금액에서 성과보수와 세금 등을 제한 후 손익을 받는다. 2021년 8월 열매컴퍼니가 운영하는 플랫폼 ‘아트앤가이드’가 5억2000만원에 공동구매한 쿠사마의 호박은 그해 말 6억6000만원에 팔리면서 4개월 만에 약 27%의 수익을 올렸다.
문제는 작품이 팔리지 않으면 투자금이 묶인다는 데 있다. 아직은 장내 거래 시장이 없어 주식처럼 자유롭게 투자계약증권을 사고팔 수 없기 때문이다. 공모주와 달리 할인율이 적용되지 않고 미술품의 가치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문제점도 있어 청약이 흥행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게더아트의 모회사인 케이옥션은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6590원에 마감했다. 서울옥션블루의 모회사인 서울옥션도 12.46% 급등한 1만5790원에 마감했다. 미술품 거래 활성화 기대가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미술품 중개 플랫폼에서 암암리에 이뤄졌던 조각투자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다. 미술품 조각투자업체 세 곳이 기업공개(IPO)를 할 때와 비슷하게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하고 이달 정식으로 공모 절차에 나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내년엔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토큰증권(ST) 거래 시장도 개설될 예정이다. 미술품 지분을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게 되면서 미술품 투자가 활성화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10만원으로 앤디 워홀 작품에 투자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열매컴퍼니, 투게더아트, 서울옥션블루 등 미술품 조각투자업체 세 곳은 지난달 하순부터 이달 초순 금융감독원에 ‘투자계약증권 증권신고서’를 나란히 제출했다. 금융당국의 정정 요청을 받지 않는다면 오는 18일부터 순차적으로 청약이 시작된다. 업계에선 연내 최초의 승인 사례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각투자는 소액으로 실물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다. 2020년 이후 미술품, 음악저작권, 부동산, 한우 등으로 확산했지만 투자자 보호 장치가 미흡하다는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조각투자를 금융투자상품의 종류인 증권으로 인정하고 합법적인 사업 근거를 마련했다.
이번에 제출된 증권신고서는 금융당국의 이런 조치 이후 첫 승인 대상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조각투자 1호 공모’ 타이틀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면서 증권신고서 제출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조각투자업체들은 공모 흥행을 위해 국내에서 인지도 높은 아티스트의 작품을 기초자산으로 선정했다. 열매컴퍼니와 투게더아트는 일본 아티스트인 쿠사마 야요이의 캔버스화 ‘호박’을 기초자산으로 정했다.
투게더아트는 2002년 작품으로 11억8200만원을, 열매컴퍼니는 2001년 작품으로 12억3200만원을 공모한다. 두 작품은 제작 연도와 캔버스 사이즈, 구도가 비슷하다. 쿠사마는 ‘수학 1타 강사’ 현우진 씨가 2021년 120억원 규모의 작품을 사들이면서 국내에 널리 알려진 예술가다.
케이옥션 관계자는 “쿠사마의 작품은 국내 미술 시장에서 최근 5년간 약 1026억원의 판매 총액을 기록했고 평균 낙찰률이 76%로 높아 자산 가치를 측정하기 수월한 편”이라며 “환금성과 투자 가치 측면에서 조각투자 대상으로 선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옥션블루는 모회사인 서울옥션에서 매입한 앤디 워홀의 ‘달러 사인’을 기초자산으로 선정했다. 공모금액은 7억원이다.
처분 때까지 투자금 묶여 주의
미술품 조각투자에 참여하려면 각사 홈페이지에서 투자 성향을 분석한 뒤 청약금을 납입하면 된다.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갖추고 있어야 청약이 가능하다. 주당 가액은 10만원으로 동일하다.
NH투자증권, KB증권, 케이뱅크 등 조각투자업체와 업무협약을 맺은 금융회사의 가상 계좌를 통해 증거금을 받는다. 청약 수수료는 없으며 증거금으로 투자금의 100%를 납입해야 한다. 청약금액이 공모금액을 초과하면 투자금에 비례해 지분을 나눠주는 방식 등으로 배정한다.
투자자는 미술품 처분 때 매각 금액에서 성과보수와 세금 등을 제한 후 손익을 받는다. 2021년 8월 열매컴퍼니가 운영하는 플랫폼 ‘아트앤가이드’가 5억2000만원에 공동구매한 쿠사마의 호박은 그해 말 6억6000만원에 팔리면서 4개월 만에 약 27%의 수익을 올렸다.
문제는 작품이 팔리지 않으면 투자금이 묶인다는 데 있다. 아직은 장내 거래 시장이 없어 주식처럼 자유롭게 투자계약증권을 사고팔 수 없기 때문이다. 공모주와 달리 할인율이 적용되지 않고 미술품의 가치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문제점도 있어 청약이 흥행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게더아트의 모회사인 케이옥션은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6590원에 마감했다. 서울옥션블루의 모회사인 서울옥션도 12.46% 급등한 1만5790원에 마감했다. 미술품 거래 활성화 기대가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