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생 8명' 폐교 위기 학교…입학경쟁률 3 대 1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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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참좋은 학교' 14곳 선정
경남 장목예중 "K팝 집중하자"
실용음악 교육으로 기적 일궈
지역맞춤 교과·대학과 연계 등
학생수 늘리는 시골학교 잇따라
경남 장목예중 "K팝 집중하자"
실용음악 교육으로 기적 일궈
지역맞춤 교과·대학과 연계 등
학생수 늘리는 시골학교 잇따라
학령인구 급감으로 시골 학교가 잇달아 폐교 위기를 겪는 가운데 오히려 학생 수가 늘어난 농어촌 학교들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 교육의 질을 높인 점이 학생 수 증가의 핵심 요인으로 분석됐다.
교육부는 ‘농어촌 참 좋은 학교 공모전’에 14개 학교가 선정됐다고 4일 밝혔다. 이 공모전은 농어촌 소규모 학교가 지역 특색을 반영한 교육 과정을 운영하거나 지속 가능한 학교를 구현한 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선정된 학교들은 올해 학생 수가 작년 대비 증가하거나 안정적으로 유지된 곳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심사 과정에서 지역 내 단순 인구 유입으로 학생 수가 증가한 사례는 배제했다”며 “교육의 힘으로 학생을 유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학생 수 증가폭이 가장 두드러진 학교는 경남 거제시 장목면의 장목예중이다. 전교생 수가 작년 43명에서 올해 63명으로 1년 사이 46.5% 늘었다.
장목면은 출산율 급감과 인구 유출에 시달리던 지역으로, 학교는 2021년만 해도 입학생이 8명에 불과해 폐교 직전까지 갔다. 그러다 작년 학교장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K팝 수요에 대응한 집중 교육을 하자’는 뜻을 모아 호주와의 화상 교류를 통해 실용음악을 교육하고, 지역 사회 축제 공연에 학생들을 세워 무대 경험을 쌓게 했다. 이에 힘입어 올 신입생 경쟁률이 3 대 1을 기록했다.
교육의 질을 대폭 높인 곳도 있다. 경남 남해군 창선면의 창선고는 전교생이 올해 163명으로 1년 사이 23명 늘었다. 이 학교가 가장 중시하는 건 질 높은 배움이다. 온라인·오프라인 명사 초청 강연회를 열고, 대학과 연계한 학교 연합 공동 교육과정을 개설해 지역적 한계를 극복했다.
이외에도 경북 의성군 비안초(25명→36명), 경북 청송군 파천초(33명→41명), 경남 거제시 숭덕초(58명→64명), 경기 양주시 상수초(81명→88명), 충북 괴산군 문광초(57명→63명) 등이 교육 혁신을 통해 학생이 유입된 사례로 꼽혔다. 통합을 통해 전교생 3명에서 6명으로 늘어난 전북 부안군 위도중은 학교 바로 앞 펼쳐지는 바다 등 자연 환경을 활용한 생태전환교육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경희 중앙농어촌교육지원센터 연구교수는 “선정된 학교들의 공통점은 지역사회와 함께 ‘학교가 살아야 지역이 산다’는 생각으로 장소 대여, 자원 제공, 강사 지원 등의 전폭적 지지를 해줬다는 것”이라며 “농어촌을 약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지역이 지닌 특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개성 있고 질 높은 교육을 하려는 노력이 지속해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교육부는 ‘농어촌 참 좋은 학교 공모전’에 14개 학교가 선정됐다고 4일 밝혔다. 이 공모전은 농어촌 소규모 학교가 지역 특색을 반영한 교육 과정을 운영하거나 지속 가능한 학교를 구현한 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선정된 학교들은 올해 학생 수가 작년 대비 증가하거나 안정적으로 유지된 곳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심사 과정에서 지역 내 단순 인구 유입으로 학생 수가 증가한 사례는 배제했다”며 “교육의 힘으로 학생을 유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학생 수 증가폭이 가장 두드러진 학교는 경남 거제시 장목면의 장목예중이다. 전교생 수가 작년 43명에서 올해 63명으로 1년 사이 46.5% 늘었다.
장목면은 출산율 급감과 인구 유출에 시달리던 지역으로, 학교는 2021년만 해도 입학생이 8명에 불과해 폐교 직전까지 갔다. 그러다 작년 학교장을 중심으로 ‘늘어나는 K팝 수요에 대응한 집중 교육을 하자’는 뜻을 모아 호주와의 화상 교류를 통해 실용음악을 교육하고, 지역 사회 축제 공연에 학생들을 세워 무대 경험을 쌓게 했다. 이에 힘입어 올 신입생 경쟁률이 3 대 1을 기록했다.
교육의 질을 대폭 높인 곳도 있다. 경남 남해군 창선면의 창선고는 전교생이 올해 163명으로 1년 사이 23명 늘었다. 이 학교가 가장 중시하는 건 질 높은 배움이다. 온라인·오프라인 명사 초청 강연회를 열고, 대학과 연계한 학교 연합 공동 교육과정을 개설해 지역적 한계를 극복했다.
이외에도 경북 의성군 비안초(25명→36명), 경북 청송군 파천초(33명→41명), 경남 거제시 숭덕초(58명→64명), 경기 양주시 상수초(81명→88명), 충북 괴산군 문광초(57명→63명) 등이 교육 혁신을 통해 학생이 유입된 사례로 꼽혔다. 통합을 통해 전교생 3명에서 6명으로 늘어난 전북 부안군 위도중은 학교 바로 앞 펼쳐지는 바다 등 자연 환경을 활용한 생태전환교육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경희 중앙농어촌교육지원센터 연구교수는 “선정된 학교들의 공통점은 지역사회와 함께 ‘학교가 살아야 지역이 산다’는 생각으로 장소 대여, 자원 제공, 강사 지원 등의 전폭적 지지를 해줬다는 것”이라며 “농어촌을 약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지역이 지닌 특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개성 있고 질 높은 교육을 하려는 노력이 지속해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