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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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가격 1% 넘게 하락
12월 들어서도 약세 지속


국제유가는 산유국들의 자발적 감산에 대한 회의론이 지속되는 가운데 사흘 연속 하락했다.

4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03달러(1.4%) 하락해 73.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보다 85센트(1.08%) 하락한 배럴당 78.03달러에 거래됐다.

유가는 지난달 30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WTI와 브렌트유는 지난주에만 2%가량 떨어졌다. 월간 기준으로 봐도 지난 10월과 11월 두 달 연속 하락한 데 이어 12월 들어서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리포우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드류 리포우 사장은 "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회의 이후 시장이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며 "OPEC+의 감산 계획이 그다지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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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는 지난달 30일 OPEC+가 내년 1분기까지 원유 생산량을 하루 약 90만 배럴 추가 감산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발표된 후에도 하락세다. 추가 감산 규모가 예상보다 작고, 강제력이 없는 ‘자발적 감산’이라는 점에서 실제로 이행될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오안다의 크레이그 얼람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OPEC+합의는 아무래도 설득력이 없다"며 "시장이 내년에 더 큰 경기침체를 예상하는 상황에서 이번 발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세계 경기 둔화로 원유 수요가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는 커지고 있다. S&P 글로벌이 집계한 미국 11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9.4로, 전달(50)과 예상치(49.6)를 모두 밑돌았다. 중국의 11월 제조업 PMI도 두 달 연속 50 아래로 내려가면서 경기 수축 국면이 이어졌다.
오일프라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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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C마켓츠의 마이클 휴슨 수석 애널리스트는 "유가가 하락하고 있는 배경에는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와 OPEC+ 합의에 대한 회의론, 미국의 석유 생산량 증대 등이 있다"며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계속 신기록을 경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가 실효성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오자 제재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1일 러시아산 원유의 수송을 도운 3개 기업과 유조선 3척에 대한 추가 제재를 가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