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산타 지쳤다"?…13일 FOMC 대예측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2월 4일 월요일>

◆미국 주식 : 다우 -0.11%, S&P500 -0.54%, 나스닥 -0.84%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259%(+3.5bp), 2년물 4.637%(+7.0bp)

4일(미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중요한 이벤트나 경제 데이터 발표 없이 조용한 가운데 최근 한 달과는 다른 흐름을 보였습니다. 금리는 오르고 주가는 하락했습니다. 2020년 이후 최고가를 치닫던 금은 갑자기 하락세로 반전하더니 2% 넘게 떨어졌습니다. 뭔가 추세가 바뀐 것일까요?

뉴욕 채권시장에서 국채 수익률은 아침부터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습니다. 아침부터 슬금슬금 오르더니 아침 10시 공장 주문이 발표된 뒤 더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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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주문은 10월에 3.6% 감소했는데, 월가 예상 -3.5%보다 더 나빴습니다. 이는 연말로 향하는 미국 경제의 둔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내구재 주문은 5.4% 감소했는데, 대부분은 민간 항공기 주문이 줄어든 탓입니다. 운송 부문을 제외한 내구재 주문은 지난달과 거의 같았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이 데이터가 나온 뒤 4분기 GDP 증가율 전망치를 1.5%로 더 떨어뜨렸습니다. 통상 경제 지표가 나쁘게 나오면 금리는 떨어집니다. 하지만 오늘 채권시장은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공장 주문이 나온 뒤 금리를 더 올랐습니다. 결국, 오후 5시께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3.5bp 오른 4.259%, 2년물은 7bp 상승한 4.637%에 거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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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 워치 시장에서는 여전히 미 중앙은행(Fed)이 내년 3월부터 금리를 내려서 내년 중 125b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래서 지난주 기준금리를 좇는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40bp나 급락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주 금요일에 나올 11월 고용보고서는 이런 베팅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월가는 11월 신규고용을 20만 개 수준으로 추정합니다. 10월 15만 개보다 더 늘어난 것이죠. 미국 자동차노조(UAW) 파업 종결, 할리우드 파업 종결 등이 일자리 증가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봅니다. 웰스파고는 조사 주간이 뒤로 밀리면서 연말 쇼핑 시즌에 대비한 고용 등이 더 많이 반영됐을 것이라며 23만 개까지 신규고용이 늘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내일 아침 노동부가 발표하는 10월 고용이직보고서(JOLTS)를 보면 노동시장 둔화 속도를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월가는 채용공고가 9월 955만 개에서 940만 개로 줄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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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의 릭 리더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에 출연해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의 6개월 치를 연율로 환산하면 2.4%에 불과하다. 인플레이션 둔화는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시장에 내년 1월부터 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베팅이 있는데, 그건 좀 터무니없는 것 같다. 그렇게 되려면 경제가 절벽에서 떨어지고 경기 침체에 빠져야 하는데 나는 우리가 심각한 불황에 빠질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그래서 오늘 특히 수익률 곡선 앞쪽(단기물)에서 나타난 채권 가격 하락(금리 상승)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년 5월, 6월에 Fed가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본다. 그들은 실질 금리를 낮추기 위해 25bp 인하와 같은 조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카데미 증권의 피터 치르 전략가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괜찮은) 경제 데이터를 고려하면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4.2%대로 떨어진 것, 실질 수익률이 2% 수준까지 하락한 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시장이 좀 앞서간 것 같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질 금리를 대변하는 10년물 인플레이션 연동 국채(TIPS) 수익률은 10월 말 2.5%에서 오늘 아침 2.086%까지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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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오르다 보니 아시아 시장에서 온스당 2152달러로 2020년 8월 이후 최고치까지 올랐던 금 가격은 미국 아침 시간에 하락세로 전환하더니 2% 이상 떨어졌습니다. 금 현물 가격은 장중 최고치에서 115달러 하락했습니다. 장중 고점에서 저점까지 하루 하락 폭이 금 거래 역사상 6번째로 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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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은 둔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뉴욕 연방은행이 발표한 기저 인플레이션은 9월 2.9%에서 10월 2.6%로 낮아졌습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되기 이전인 2021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것입니다. 유가 내림세도 지속하고 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4% 하락해 73.04달러에 장을 마쳤습니다. 3거래일 연속 내림세입니다. 오늘 사우디 압둘 아지즈 빈살만 에너지 장관이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자발적 감산은 필요하다면 내년 1분기 이후에도 절대적으로 계속될 수 있다"라고 했고, 데이비드 터크 미국 에너지부 차관은 "낮은 유가를 이용해 전략 비축유를 최대한 많이 채우고 있다"라고 밝혔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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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하락세로 출발한 뒤 크게 반등하지 못했습니다. 다우 -0.11%, S&P500 -0.54% 내렸고 나스닥 -0.84% 떨어졌습니다. 금리 상승은 기술주, 특히 그동안 큰 폭으로 상승해온 메가테크 주식을 끌어내렸습니다.

반도체 주식은 크게 내렸습니다. 지나 레이몬도 상무부 장관은 주말 사이 한 포럼에서 엔비디아를 비난하면서 "(중국에 팔기 위해) AI를 가능하게 하는 식으로 칩을 재설계하면 바로 다음 날 이를 규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수출 규제를 피하고자 칩 성능을 다운그레이드해서 파는 것을 못하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는 "국가 안보를 보호하는 것은 (기업의) 단기 이익보다 더 중요하다. 국가 안보 목표가 칩에 AI 특수 소스를 넣지 않는 것이라면 산업계는 그렇게 해야 한다"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엔비디아(-2.68%)뿐 아니라 인텔(-3.18%), AMD(-2.32%) 등도 모두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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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가 지난달 약 1억 8,500만 달러의 주식을 매각했다는 뉴스에 메타(-1.48%) 주식도 내렸습니다. 저커버그가 주식을 판 것은 2021년 11월 이후 처음입니다. 올해 주가가 170% 급등하자 주식 매도를 재개한 것이죠.

우버는 2.2% 급등했습니다. S&P 글로벌이 지난 금요일 저녁에 18일부터 S&P500 지수를 개편하는데 우버가 새로 포함된다고 발표한 덕분입니다. 이렇게 되면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들은 우버를 편입해야 합니다.
골드만 "산타 지쳤다"?…13일 FOMC 대예측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대형 기술주가 부진한 사이 소형주는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러셀2000 지수는 오늘도 1.04% 상승했습니다. 트라이베이레이트 리서치에 따르면 소형주 움직임은 10년물 금리와 역상관 관계를 갖습니다. 최근 10년물 수익률 하락이 소형주 랠리를 촉발했다는 것이죠. 애덤 파커 대표는 "수익률이 낮다는 것은 대차대조표가 열악한 소기업이 자본 비용과 이자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소형주는 또 12월, 1월에 강한 상승세를 보이는 계절성이 있습니다.

메릴은 "지난 2년간 Fed의 공격적 긴축 정책은 소형주에 긴 그림자를 드리웠다. 소형주는 일반적으로 대형주보다 재정적 유연성이 낮고 레버리지가 높아 고금리에 더 민감하다. 전국자영업 연맹(NFIB)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단기 대출금리는 2007년 이후 처음 9%를 넘었다. 현재로서는 이런 역풍으로 인해 소형주에 대해 중립을 유지하고 있지만, 경기 사이클이 바뀌었다는 것이 더 명확해지면(금리 하락) 소형주 주가가 올라갈 수 있어 주목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오늘 주가 하락에 대해서 월가에서는 단기 급등세에 따른 차익 시현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발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기본적으로 최근 상승세 중 일부를 소화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올해 남은 기간에 대해 여전히 낙관적이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멀리, 너무 빨리 왔을지도 모른다. 이익 중 일부를 실현해서 확보한 뒤 어떤 다른 기회가 생길 수 있는지 살펴보겠다'라고 말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너무 많이 단기에 올라서 산타 랠리가 추가로 이어지는 게 쉽지 않다는 주장들도 나옵니다.

골드만삭스에서 자금흐름을 담당하는 스콧 럽너 매니징 디렉터는 오늘 보고서에서 "추가 상승을 위한 연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그동안 산타 랠리가 있을 것이라고 지속해서 밝혀왔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단기에 강한 랠리가 있었지만 조금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던 사람입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Fed의 금리 인하가 또 다른 엄청난 랠리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약간 실망할 수도 있다. 12월 뉴욕 금융시장에 단기적으로 금리와 주가 모두에서 변동성을 겪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골드만 "산타 지쳤다"?…13일 FOMC 대예측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2월은 통상 전반 월에는 보합세를 보였지만, 15일부터 후반 월에는 급등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UBS는 단기적으로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산타 랠리는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UBS는 "시장에 대한 가장 큰 단기 위험은 단순히 한 달 간 경이적인 상승 이후 통합을 위한 휴식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좋은 소식이 가격에 반영되어 있고, 투자자들이 임박한 하방 위험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있으므로 시장은 오히려 작은 실망에도 취약할 수 있다. 여전히 거시적 여건은 당분간 상대적으로 양호해서 Fed가 관망 자세를 유지할 수 있지만 필요하다면 금리 인하로 선회할 준비도 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긍정적 시장 모멘텀이 지속할 수 있다. Fed가 금리를 인하하고 성장 둔화의 어두운 면이 나타날 때까지 지수는 박스권에 있을 수 있지만, 박스권의 범위(주식은 더 높고, 달러와 금리는 더 낮음)는 달라질 수 있다. 왜냐하면, 꼬리 위험이 사라졌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잠시 쉬어가는 지금의 분위기는 12월 12~13일 열리는 FOMC를 통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금리 동결은 기정사실이지만, Fed는 점도표와 성명서 등을 통해 금리 인상은 끝났고 내년에는 인하할 수도 있다는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러미 시걸 와튼스쿨 교수는 "지금 주요 위험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계속 집착하는 Fed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둔화한다면 Fed가 유연성을 발휘할 것이라는 징후가 늘고 있다. 파월 의장이 유연하고 금리 인하로 움직일 것을 보여준다면 주식 시장은 내년 1~2분기 저성장을 견딜 수 있을 것이며 2024년 좋은 한 해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12월 점도표 발표가 중요하다. 불과 3개월 전인 9월 회의에서 FOMC 위원 대다수는 12월까지 금리가 한 번 더 인상될 것이라고 믿었다. 이제 그것은 테이블에서 사라졌다. 나는 이번에도 점도표가 얼마나 매파적인지 논쟁이 뜨거워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월가는 FOMC를 어떻게 예상할까요. 웰스파고의 예상을 전합니다.

① FOMC가 13일 회의에서 금리를 현 수준(5.25-5.50%)에서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 만약 현실화한다면, 세 번째 연속 동결은 FOMC가 단지 느린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아니라 아마도 기준금리가 이번 주기의 정점에 도달했음을 의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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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인플레이션은 아직 2%까지 완전히 되돌아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회의 후 통화정책 성명을 통해 추가 긴축 가능성을 계속 열어놓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래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작다는 점을 시사할 수 있고, 그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적절할 수 있는 추가 정책의 범위를 결정하는 데 있어"라는 현재 문구를 조정해 약간 더 비둘기파적인 전망을 전달할 수 있다.

③ 좀 더 온화한 인플레이션 전망은 12월 13일 회의에서 발표할 경제전망(SEP)을 통해 지난 9월과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점(점도표)으로 나타날 것으로 믿는다. 2024년 말 기준금리 중앙값은 9월 SEP의 5.125%보다 낮은 4.875%로 예상한다. 2025년 이후의 중앙값 점은 그리 바뀌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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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더 나은 인플레이션 전망은 경제전망(SEP)의 핵심이다. 2023년 말 근원 PCE 물가에 대한 중간값 전망은 6월 3.9%에서 9월 3.7%로 떨어졌다. 이번에는 3.5%로 하향 조정이 예상된다. 2024년 전망치는 0.1%포인트 정도 하락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아닐 것으로 본다. 최근 인플레이션 진전에도 불구하고 FOMC가 지나치게 낙관적인 2024년 인플레이션 전망을 알리고 싶어 할지는 의심스럽다. 2023년 실질 GDP 성장 전망은 또 한 차례 상향 조정될 것이다. 실업률 전망치는 조금 오를 수 있지만, 장기 전망인 4.0%에 근접하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⑤ 우리는 FOMC가 현재의 월 950억 달러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 속도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