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용주 대표 "FM글로벌, 고객사 손실예방 초점…韓기업 효과적으로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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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용주 FM글로벌 한국지점 대표
산업현장에 FM스탠더드
1900여 엔지니어 사업장 파견
리스크 분석해 예방 방안 제공
회복탄력성 크레딧 제도 도입
보험료 할인 등 고객에 수익 환원
한국 보험사와 협업 본격 진행
산업현장에 FM스탠더드
1900여 엔지니어 사업장 파견
리스크 분석해 예방 방안 제공
회복탄력성 크레딧 제도 도입
보험료 할인 등 고객에 수익 환원
한국 보험사와 협업 본격 진행
재물 손실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글로벌 재물보험사 FM글로벌이 한국 시장에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법인을 세우고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았다. 이어 지난 2월 개소식을 열고 영업을 시작했다.
FM글로벌이 한국에 진출한 건 1998년. 이후 법인설립 전까지는 재난 예방 컨설팅 업무를 주로 수행했다. 한국의 보험사가 싱가포르의 FM글로벌에 재보험을 들 때 다리 역할을 했다. 법인 설립을 계기로 한국 기업들을 직접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심용주 FM글로벌 한국지점 대표(사진)는 2004년 이 회사에 입사했다. 2012년까지 한국과 싱가포르에서 엔지니어로 활동했다. 이후 관리자로서 고객 관리, 언더라이팅(심사)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다. 지난해 한국법인 설립에 맞춰 대표로 선임됐다. 심 대표를 만나 FM글로벌의 비전과 성장 전략을 들어봤다.
▷FM글로벌이 한국에 진출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FM글로벌이 볼 때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시장입니다. 이 지역 다른 시장은 한두 개 업종이 두드러지지만 한국은 반도체, 배터리, 화학, 발전, 바이오, 방산 등 주요 산업군이 모여 있는 역동적 시장입니다. 한국의 제조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됩니다. 산업 규모가 커지면 리스크도 커집니다. FM글로벌은 200년간 축적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국의 제조 기업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FM글로벌이 제시하는 ‘회복탄력성’은 무엇인가요.
“회복탄력성이란 기업이 자연재해나 화재 등 다양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도 중단 없이 사업을 운영하는 역량을 말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미국 남부에서 허리케인이 자주 발생합니다. 같은 지역에 두 공장이 있는데 하나는 FM글로벌의 고객이고 다른 하나는 아니었습니다. 고객사는 저희의 조언에 따라 지붕과 벽체를 보강했습니다. 다른 공장은 그러지 않았죠. 허리케인이 휩쓸고 지나갔을 때 저희 고객사는 피해도 적었고 일찍 재가동할 수 있었습니다. FM글로벌은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런 컨설팅을 합니다.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회복탄력성을 운영의 필수적 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공급망 위기나 사이버 테러 같은 새로운 리스크에 맞설 때도 적용되는 개념이죠. 회복탄력성은 글로벌 기업의 공급망 설정과 확장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요소입니다.”
▷FM글로벌의 엔지니어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나요.
“일반적으로 보험사들은 통계로 재물보험을 다룹니다. FM글로벌은 엔지니어를 산업 현장에 파견해 리스크를 분석합니다. 비슷한 구조의 현장에서도 차이점을 파악합니다. FM글로벌은 1900명 이상의 재물손실 예방 엔지니어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매년 전 세계 고객사의 사업장에 방문해 운영 전반의 리스크를 평가하고 효과적인 손실 예방 방안을 제공합니다. 스프링클러를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저희 엔지니어들은 설비 공간의 규모와 배관의 굵기나 크기, 얼만큼 소화용수를 쓸 수 있는지 등 다양한 변수를 파악합니다. 엔지니어들은 평균 30년 동안 100여개의 서로 다른 사업장에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이런 데이터는 공장이나 각종 건축물을 지을 때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인 FM스탠더드라는 결과물로 이어집니다. 어떤 공장을 짓는다면 건축 자재는 어떤 걸 써야 하고 소방 설비는 어떤 방식으로 설치하는지 등을 매뉴얼화한 게 FM스탠더드입니다. 미국 소방당국 기준보다 더 엄격합니다. 한국 기업들도 이미 FM스탠더드를 많이 활용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기업 안전 담당자들에게는 상당히 인지도가 있는 회사가 FM글로벌입니다.”
▷또다른 차별점을 소개해 주신다면.
“FM글로벌은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드리는 것도 특징입니다. 고객사에게 수익을 환원하는 멤버십 크레딧과 회복탄력성 크레딧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회복탄력성 크레딧은 저희의 조언에 따라 리스크 경감에 투자한 고객사에게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제도입니다. 고객사의 손실 예방 활동을 통한 성과는 동시에 FM글로벌의 성과가 되기도 합니다. 다수의 고객이 20년 넘게 장기 계약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철학을 같이하는 고객들에게 납입한 보험료와 계약 유지 기간에 맞춰 재계약시 보험료를 차감하는 게 멤버십 크레딧입니다. 2001년부터 누적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 이상을 지급했습니다.”
▷기후변화 리스크 대응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FM글로벌은 지난 5월 보험업계 최초로 기후 변화 영향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현장에서 엔지니어들이 취득한 데이터를 최신 기후 모델에 접목한 보고서입니다. 이 보고서를 기반으로 고객사들이 2050년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기후 리스크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높이고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투자해야 하는 항목의 우선순위를 선정해 고객사가 각자의 고객과 파트너, 그리고 지역 사회를 기후 변화로부터 보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폭우, 강풍, 혹서, 가뭄과 해수면 상승과 같은 기후 리스크에 가장 큰 피해를 받을 수 있는 사업장을 식별할 수 있는 데이터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 진출 이후 활동은.
“저희의 목표는 오래 함께 할 파트너를 찾는 겁니다. 단기간에 수십 수백 건 계약을 따내는 게 아니죠. 리스크를 관리하겠다는 철학이 있는 회사, 명확한 비전이 있는 회사를 고객사로 찾고 있습니다. 새로 고객이 된 회사 사업장에서 사고가 많이 나면 기존 고객사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습니다. 기존 고객사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죠. 현재 다수의 한국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했습니다. 앞으로도 FM글로벌이 제공하는 가치를 알아보는 고객과 함께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을 겁니다. 한국 보험사들과의 협업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고요. 더 나아가 한국 산업계 전반에 회복탄력성 강화, 리스크 매니지먼트, 리스크 엔지니어링을 중시하는 산업 문화를 조성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다른 글로벌 시장과 비슷한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한국 시장에서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FM글로벌이 한국에 진출한 건 1998년. 이후 법인설립 전까지는 재난 예방 컨설팅 업무를 주로 수행했다. 한국의 보험사가 싱가포르의 FM글로벌에 재보험을 들 때 다리 역할을 했다. 법인 설립을 계기로 한국 기업들을 직접 공략하고 나선 것이다.
심용주 FM글로벌 한국지점 대표(사진)는 2004년 이 회사에 입사했다. 2012년까지 한국과 싱가포르에서 엔지니어로 활동했다. 이후 관리자로서 고객 관리, 언더라이팅(심사)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다. 지난해 한국법인 설립에 맞춰 대표로 선임됐다. 심 대표를 만나 FM글로벌의 비전과 성장 전략을 들어봤다.
▷FM글로벌이 한국에 진출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FM글로벌이 볼 때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시장입니다. 이 지역 다른 시장은 한두 개 업종이 두드러지지만 한국은 반도체, 배터리, 화학, 발전, 바이오, 방산 등 주요 산업군이 모여 있는 역동적 시장입니다. 한국의 제조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됩니다. 산업 규모가 커지면 리스크도 커집니다. FM글로벌은 200년간 축적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국의 제조 기업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FM글로벌이 제시하는 ‘회복탄력성’은 무엇인가요.
“회복탄력성이란 기업이 자연재해나 화재 등 다양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도 중단 없이 사업을 운영하는 역량을 말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미국 남부에서 허리케인이 자주 발생합니다. 같은 지역에 두 공장이 있는데 하나는 FM글로벌의 고객이고 다른 하나는 아니었습니다. 고객사는 저희의 조언에 따라 지붕과 벽체를 보강했습니다. 다른 공장은 그러지 않았죠. 허리케인이 휩쓸고 지나갔을 때 저희 고객사는 피해도 적었고 일찍 재가동할 수 있었습니다. FM글로벌은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런 컨설팅을 합니다. 점점 더 많은 기업들이 회복탄력성을 운영의 필수적 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공급망 위기나 사이버 테러 같은 새로운 리스크에 맞설 때도 적용되는 개념이죠. 회복탄력성은 글로벌 기업의 공급망 설정과 확장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요소입니다.”
▷FM글로벌의 엔지니어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나요.
“일반적으로 보험사들은 통계로 재물보험을 다룹니다. FM글로벌은 엔지니어를 산업 현장에 파견해 리스크를 분석합니다. 비슷한 구조의 현장에서도 차이점을 파악합니다. FM글로벌은 1900명 이상의 재물손실 예방 엔지니어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매년 전 세계 고객사의 사업장에 방문해 운영 전반의 리스크를 평가하고 효과적인 손실 예방 방안을 제공합니다. 스프링클러를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저희 엔지니어들은 설비 공간의 규모와 배관의 굵기나 크기, 얼만큼 소화용수를 쓸 수 있는지 등 다양한 변수를 파악합니다. 엔지니어들은 평균 30년 동안 100여개의 서로 다른 사업장에서 경험을 쌓았습니다. 이런 데이터는 공장이나 각종 건축물을 지을 때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인 FM스탠더드라는 결과물로 이어집니다. 어떤 공장을 짓는다면 건축 자재는 어떤 걸 써야 하고 소방 설비는 어떤 방식으로 설치하는지 등을 매뉴얼화한 게 FM스탠더드입니다. 미국 소방당국 기준보다 더 엄격합니다. 한국 기업들도 이미 FM스탠더드를 많이 활용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기업 안전 담당자들에게는 상당히 인지도가 있는 회사가 FM글로벌입니다.”
▷또다른 차별점을 소개해 주신다면.
“FM글로벌은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드리는 것도 특징입니다. 고객사에게 수익을 환원하는 멤버십 크레딧과 회복탄력성 크레딧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회복탄력성 크레딧은 저희의 조언에 따라 리스크 경감에 투자한 고객사에게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제도입니다. 고객사의 손실 예방 활동을 통한 성과는 동시에 FM글로벌의 성과가 되기도 합니다. 다수의 고객이 20년 넘게 장기 계약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철학을 같이하는 고객들에게 납입한 보험료와 계약 유지 기간에 맞춰 재계약시 보험료를 차감하는 게 멤버십 크레딧입니다. 2001년부터 누적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 이상을 지급했습니다.”
▷기후변화 리스크 대응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FM글로벌은 지난 5월 보험업계 최초로 기후 변화 영향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현장에서 엔지니어들이 취득한 데이터를 최신 기후 모델에 접목한 보고서입니다. 이 보고서를 기반으로 고객사들이 2050년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기후 리스크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높이고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투자해야 하는 항목의 우선순위를 선정해 고객사가 각자의 고객과 파트너, 그리고 지역 사회를 기후 변화로부터 보호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폭우, 강풍, 혹서, 가뭄과 해수면 상승과 같은 기후 리스크에 가장 큰 피해를 받을 수 있는 사업장을 식별할 수 있는 데이터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 진출 이후 활동은.
“저희의 목표는 오래 함께 할 파트너를 찾는 겁니다. 단기간에 수십 수백 건 계약을 따내는 게 아니죠. 리스크를 관리하겠다는 철학이 있는 회사, 명확한 비전이 있는 회사를 고객사로 찾고 있습니다. 새로 고객이 된 회사 사업장에서 사고가 많이 나면 기존 고객사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습니다. 기존 고객사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죠. 현재 다수의 한국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했습니다. 앞으로도 FM글로벌이 제공하는 가치를 알아보는 고객과 함께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을 겁니다. 한국 보험사들과의 협업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고요. 더 나아가 한국 산업계 전반에 회복탄력성 강화, 리스크 매니지먼트, 리스크 엔지니어링을 중시하는 산업 문화를 조성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장기적으로는 다른 글로벌 시장과 비슷한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한국 시장에서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